
3월18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포스코 그룹 신임 임원 교육장에서 이구택 회장(오른쪽)이 특강을 하고 있다.
기업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임원이 되면 ‘대우’부터 달라진다. ‘나홀로’ 독립공간인 사무실이 제공되고, 법인카드 사용한도가 대폭 높아진다. 업무를 보조하는 비서가 배정되고, 헬스클럽 회원권이나 골프장 회원권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차량 유지비가 대폭 상승하거나 임무에 따라서는 운전기사가 배치된다. 자기계발을 위한 회사 지원도 크게 늘어, 국내외 경영대학원의 최고경영자과정(AMP)에서 공부할 기회도 생긴다. 줄잡아 10여 가지의 대우가 달라지는 것이다.
직원들이 임원을 바라보는 눈길도 ‘존경 모드’로 바뀐다. 여직원이나 친지들이 주례를 서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임직원이 모이는 행사장에서는 단하에 서 있는 직원들과 달리 단상에 앉는다. 학교 동창회에서는 동창회 이사 감투를 씌우고, 종친회에서도 축하인사 겸해서 이사 자리에 앉히겠다는 연락이 온다. 사회적 지위가 그만큼 올라가는 것이다.
이처럼 대기업 임원이 되면 외형적인 변화가 눈에 띄게 많아진다. 그렇지만 기업 조직의 전체 위계질서에서 보자면 신임 임원은 아직 ‘주니어 경영진’일 뿐이다. 최고경영자(CEO)의 눈에 비친 신임 임원은 여전히 배워야 할 것 많은 풋내기에 불과하다. 패기는 넘치지만 노련함은 모자란다. CEO는 새내기 임원들이 ‘초심’을 유지하도록 하는 게 중요함을 잘 안다. 기업마다 신임 임원들을 위한 교육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은 고급 리더야말로 회사의 핵심 인적자산이란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CEO를 양성하는 임원 교육은 어떤 식으로 이뤄질까. 각 기업은 대체로 교육 내용을 대외비로 하고 있다. 회사의 기밀 사항이 유출될 수 있고, 경쟁기업에 교육 노하우가 노출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새로 임원이 된 간부들에 대한 ‘2008 신임 임원 교육’을 3월17일부터 20일까지 3박4일 합숙 프로그램으로 실시했다. 4월1일 창립 40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올해 신임 임원 교육에 더욱 공을 들였다. 포스코는 회사 기밀 사항을 제외한 교육 내용을 ‘신동아’에 공개했다.
참가 대상자는 포스코 임원 10명과 포스코건설, 포스코특수강, 포스테이타 등 14개 출자회사 임원 32명 등 모두 42명이었다. 장소는 서울 광진구 광장동 소재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 아차산 기슭에 자리 잡은 워커힐호텔은 서울 도심에서 떨어져 있고 멀리 한강이 보여 경관이 빼어나다. 고급 교육장으로서는 최적지로 꼽힌다. 널찍한 교육장 내부에 큼직한 테이블 6개가 놓였다. 둥근 테이블마다 의자 7개가 놓여 42명이 앉았다. 교육장에서의 ‘드레스 코드’는 편안한 재킷에 노타이 차림.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검정, 짙은 회색, 감색 재킷 차림이었다. 왼쪽 가슴엔 명찰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