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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매 성공하려면 현장에서 주민들 얘기부터 들어라”

‘경매 고수’ 정민우의 책상에서 물건 찾는 비법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부동산 경매 성공하려면 현장에서 주민들 얘기부터 들어라”

  • ● 낙찰률 높이고 위험 피하려면 손품·발품 열심히 팔아야
    ● 임장 전 네이버 지도로 주변 분위기 파악하기
    ● 가장 정확한 건 현지 주민 정보
    ● “최저가에서 얼마 더 쓸까” 식 접근이 패찰 불러




정민우 바른자산관리 대표는 “온라인으로 경매 물건에 관한 정보를 최대한 모은 뒤 현장에 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중식 기자]

정민우 바른자산관리 대표는 “온라인으로 경매 물건에 관한 정보를 최대한 모은 뒤 현장에 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홍중식 기자]

“월급쟁이가 돈 버는 방법은 경매밖에 없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종종 오가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경매는 소액의 종잣돈으로 투자가 가능하다. 게다가 확실한 수익을 안고 갈 수 있고 레버리지 활용이 용이해 모아놓은 돈이 많지 않은 직장인에게는 이만한 투자 전략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회사에 매인 상태에서 시간을 쪼개 물건을 알아보고 주말에 짬을 내 현장을 조사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입찰 한 번 하려면 연차휴가를 내야 하고, 그나마도 낙찰에 실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경매 투자법을 알아보고자 정민우 바른자산관리 대표에게 도움을 청했다.

정 대표도 한때 월급쟁이였다. 그는 고단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근로소득의 한계를 일찍 알아채며 경매시장에 눈뜨기 시작했다. 전세금 1500만 원을 종잣돈으로 굴려 30대에 전세금의 400배가 넘는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 누구나 진입할 수는 있지만 버티기 힘든 경매 시장에 꾸준히 도전한 결과다. 이후 전업투자자에 머물지 않고 200여 건에 이르는 낙찰 경험과 노하우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각오로 최근 6년간 4000여 명의 수강생에게 노하우를 전수했다. 현재는 자산관리회사인 바른자산관리 대표로 활동하며 온·오프라인에서 경매 지식과 실전 경험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정 대표에게 바쁜 직장인이 좋은 물건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손품과 발품만 열심히 팔아도 돈을 더 버는 방법이 뭔지, 낙찰률을 높이는 입찰가 산정 노하우는 무엇인지 물었다.



온라인 지도로 주변 환경부터 단지 정보까지 파악

요즘 경매시장에 관심을 갖는 직장인이 많다. 경매는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

“경매는 상품 가격을 법원이 미리 정하지 않고 입찰자들이 희망하는 가격을 적어내면 그중 최고가를 적은 입찰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집행관은 지정된 매각기일과 매각 장소에서 입찰을 통해 최고가 매수신고인과 차순위 매수신고인을 정한다. 입찰자가 입찰에 참여하려면 기일입찰표를 작성해야 한다. 여기에 사건번호, 입찰자의 이름과 주소, 물건번호, 입찰 가격 등을 기재한다. 입찰 가격은 최저가 이상을 기재해야 한다. 보증금을 넣은 입찰보증금 봉투는 입찰표와 함께 집행관에게 제출한다. 개찰이 시작되면 최고가 매수신고인과 차순위 매수신고인이 결정된다. 입찰자가 없는 사건은 법원별로 최저 매각 가격을 20~30% 낮춰 다음 회차에 재입찰을 진행한다. 매각허가결정이 확정되면 법원은 매각대금의 지급기한을 정해 매수인에게 매각대금의 납부를 명한다. 매수인은 지정된 지급기한 안에는 언제든지 매각대금을 납부할 수 있다. 매수인이 잔금을 납부하면 부동산의 소유권을 갖게 된다.”

직장인처럼 시간 제약이 따르는 투자자도 경매를 할 수 있나.

“물론이다. 간단한 손품으로도 경매에 도전할 수 있다. 손품으로 정보를 알아내기 어려운 건 발품을 팔아 현장을 살펴봐야 한다.”

손품을 효율적으로 팔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세 단계로 설명하겠다. 먼저 온라인 지도로 주변 환경을 조사해야 한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랐다면 네이버 부동산 등 지도 사이트에 해당 물건의 주소를 입력한다. ‘세부 메뉴 확인’을 누르면 인터넷 지도 및 거리뷰, 지적편집도, 항공사진 등을 볼 수 있다. 인터넷 지도를 통해 주변 환경과 편의시설을 살펴본다. 마우스로 지도의 축척을 조절해 선택한 지역 주변의 아파트 매매가를 확인하고 도로와 지하철 현황, 학교와 병원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다. 그다음 단계에선 해당 물건의 단지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지도를 확대해 해당 아파트를 클릭하고 상세한 단지 정보를 확인하라는 얘기다. 가구수, 준공연월, 가구당 주차 대수까지 다 나온다. 시세와 실거래가도 확인할 수 있고 동호수별 공시 가격, 학군 정보, 단지 내 면적별 정보까지 자세히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파트 단지 정보에 ‘1-15F-2’라고 적혀 있다고 치자. 여기서 15F는 최고층이 15층이라는 뜻이다. 1은 15F 기준 왼쪽이 1호 라인이란 뜻이고, 오른쪽은 2호 라인이란 뜻이다. 차도 옆에 1호 라인이 있으면 2호 라인이 소음이 덜할 것으로 보이고 동향임을 확인할 수 있다.”

조사 내용, 느낌, 주민 설명 기록하기

투자자가 손품을 팔 땐 ‘온라인 지도 활용하기’와 해당 물건의 ‘단지 정보 파악하기’ 외에 또 어떤 단계가 필요한가.

“핵심 시설과의 거리를 측정해 ‘입지 파악하기’다. 네이버 지도 화면에서 오른쪽에 있는 메뉴 중 ‘거리’를 클릭하면 정확한 거리와 도보 및 자전거를 이용했을 때의 소요 시간이 표시된다. 로드뷰와 항공뷰를 통해 주변을 살펴보면 그 지역에 직접 가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대략 느껴볼 수 있다. 참고로 카카오맵 로드뷰는 네이버 거리뷰가 가지 않는 곳까지 구석구석 살펴보기에 좋다.”

투자자가 손품으로 사전 조사를 마친 뒤엔 어떤 단계를 거쳐야 하나.

“현장을 제대로 조사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중개소도 한두 군데 정도는 미리 방문 예약을 해둔다. 움직이는 참에 최대한 많은 경매 물건을 조사하려고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있는데 초보일수록 좋지 않은 방법이다. 단 한 군데를 조사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고, 다시는 이곳에 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지도와 확인이 필요한 정보 등을 미리 출력해 현장에 가면 더 효율적으로 임장할 수 있다.”

투자자가 현장에서 물건 정보를 취합할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은 뭔가.

“먼저 조사 내용과 느낌, 현지 부동산중개사나 주민과의 대화에서 얻은 중요한 정보와 설명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볼펜으로 흘려 써놓으면 몇 군데만 다녀와도 자료와 기억이 섞일 수 있고 놓치는 것도 생긴다. 그러니 사진 등 이미지, 음성녹음, 필기 등을 적절히 활용해 몇 달 후 다시 꺼내 봐도 그때의 느낌과 사실관계를 기억해 낼 수 있도록 꼼꼼히 기록한다. 현장 조사의 목적은 점유자가 누구인지, 명도(집 비우기)의 난이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체납 관리비가 있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부동산중개소를 방문해 급매가, 평균가, 최고가, 전세가, 월세가 등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중개소마다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기에 말이 통한다는 이유로 한곳에 오래 머물며 전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위험하다.”

낙찰률 높이는 입찰가 산정 노하우 ‘모의 입찰’

경매 물건은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 많이 나온다. [Gettyimage]

경매 물건은 경기가 좋지 않은 시기에 많이 나온다. [Gettyimage]

정 대표는 “아파트 주민들을 만나거나 커뮤니티를 활용하면 해당 물건의 정보를 추가로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거주하는 사람만 아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층간소음이나 단열 등의 문제는 없는지, 관리가 잘되는 단지인지, 입주민 연령대와 수준은 어떤지 등 세밀한 정보를 현장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저가에서 얼마나 높게 써야 낙찰이 가능한가.

“나도 주위에서 이처럼 질문하는 수강생이나 지인을 종종 본다. 그런데 이런 식의 접근은 패찰을 부를 뿐이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이 물건을 낙찰받아 얼마의 수익을 얻고 싶은지를 고민해야 한다. 부동산을 취득할 때는 낙찰가 외에도 취득세, 등기 비용, 명도 비용, 이자 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들어간다. 총 예상 비용은 입찰 전에 계산해 보는 대략적인 수치일 뿐이다. 정확한 금액은 낙찰 이후 잔금일이 돼야 알 수 있다. 비용과 수익률을 미리 계산하는 이유는 현재 내가 가진 종잣돈과 실투자금의 차이를 알아야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낙찰 경험이 없는 초보 투자자는 기대수익률을 어느 선으로 정해야 하나.

“최소한이 좋다. 두세 달치 월급 정도를 권한다. 나는 10년 전 이렇게 시작했고, 입찰을 하면 패찰보다 낙찰 횟수가 훨씬 많았다. 처음엔 눈높이를 낮추고 경험치를 쌓는 데 집중하는 게 좋다. 그러다 보면 시야가 넓어지고 수익도 자연스레 커진다.”

초보 투자자는 입찰가를 산정하기 어렵다. 입찰가 산정 역량을 기를 방법이 있나.

“모의 입찰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모의 입찰은 입찰할 경매 사건을 정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사건을 정하면 손품과 발품까지 동원해 물건 정보를 얻고 현장을 조사한다. 들이는 시간이 많을수록 입찰가를 합리적으로 산정할 수 있다. 그다음은 입찰하기다. 마음속으로 ‘나는 3억5000만 원에 입찰할 거야’ 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반드시 종이에 입찰가를 적어야 한다. 실제 입찰할 때처럼 기입입찰표를 정성스레 작성하면 더 효과적이다. 실제로 입찰보증금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입찰가를 대충 써내면 모의 입찰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 타이머를 5분 정도로 맞추고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후 낙찰 결과와 내가 작성한 입찰가를 비교하면서 이런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낙찰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낙찰된 후에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

“대출을 알아보는 동시에 사건을 열람하는 것이 좋다. 낙찰일로부터 매각허가확정일까지 2주의 기간이 주어진다. 매각 절차에 흠결이 있거나 이해관계인의 항고 등 어떤 하자가 있다면 매각이 취소될 수도 있기에 이 기간엔 낙찰자가 잔금을 내지 못한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선 안 된다. 해당 경매계로 가서 재판 기록을 열람해 점유자를 파악하고 명도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런 다음 최대한 서둘러 점유자와 접촉을 시도한다. 경매를 오래 할 거라면 잔금을 내기 전까지 여러 변수가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잔금을 서둘러 낼지 천천히 낼지 판단한다.”

권리분석 핵심은 말소기준권리 찾기

경매로 나온 부동산은 중개소를 통해 일반적인 매매 거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채권, 채무 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위험한 물건을 피하려면 무엇에 주의해야 하나.

“낙찰자에게 소멸과 인수는 매우 중요한데, 이를 판단하는 기준이 바로 말소기준권리다. 이것이 경매 권리분석의 핵심이다. 근저당, 가압류, 담보가등기, 경매개시결정 등기, 배당요구를 한 전세권 등 5개 단어를 찾으면 된다. 보통은 근저당과 가압류가 80% 이상을 차지한다. 소유자가 살고 있다면 권리분석은 거기서 끝이다. 만약 임차인이 살고 있다면 ‘대항력이 있다’ 또는 ‘없다’고 구분한다. 대항력이 없다면 안전한 물건이고 대항력이 있다면 보증금을 전액 받는 경우,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로 나뉜다. 전자는 안전한 사건이고 후자는 임차인이 받지 못하는 보증금을 낙찰자가 인수한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러고 나면 매각물건명세서와 현황조사서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매각물건명세서 비고란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어떤 인수 조건이 기재돼 있고 입찰자가 처리할 수 없다면 입찰하지 않으면 된다. 그래도 어렵다면 인수 표시가 돼 있는 물건에는 입찰하지 않으면 된다. 초보자라면 모든 권리가 소멸된 경매 사건만 입찰해도 무방하다.”



신동아 2022년 7월호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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