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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한국 경제, 잘 굴러갈까?

  • 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심상찮은 한국 경제, 잘 굴러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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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한국 경제, 잘 굴러갈까?

위기의 한국 경제를 진단하고 처방한 ‘한국경제의 도전’.

한국 경제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슬슬 나오기 시작한다.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이명박(MB) 후보에게 표를 던진 유권자들은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니 벌써 짜증을 낸다. 물가는 치솟고 주가는 떨어지는데다 일자리는 보이지 않으니…. 어디 그게 MB 혼자만의 탓이랴.

국민이 툴툴거리는 것은 MB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후보 시절에 ‘성공한 최고경영자(CEO)’임을 워낙 강조해서인지 MB가 집권하면 금세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믿은 유권자가 적잖았다. 아무리 다급할 때 외치는 선거공약이라지만 ‘747’(연평균 7% 경제성장,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10년 내 선진 7개국 진입)은 “너무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경제 전문가라면 이 공약이 무리임을 뻔히 알 것이기 때문이다.

기자는 올해 초 발매된 ‘주간동아’ 619호에서 ‘7% 경제성장률, 아니면 말고 공약?’이란 제목의 기사를 쓴 바 있다. 이명박 정부가 정식 출범하기 전이라 ‘독하게’ 비판하기가 곤란한 때였다. 그 후 이명박 정부는 출범하면서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7% 성장 방안을 찾기가 어려워지자 “집권 첫해부터 7% 성장한다고 공약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슬쩍 발뺌했다. 군색한 모습이다. 첫해부터 어렵다면 내년 이후엔 가능하다는 것인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없다. 집권 5년의 연평균 성장률이 7%가 되려면 어떤 해엔 8~9%가 되어야 하지 않나. 이런 고성장이 어디 가당키나 한가.

2008년 들어 경상수지가 석 달째 적자를 보이니 상황이 심상찮다. 한국 경제 지표 곳곳에 적신호가 들어오는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더욱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광풍’이 아직 가라앉지 않고 있으니 한국 경제는 어깨를 펴기 어려운 판국이다.

경제위기 경고 서적 줄지어



심상찮은 한국 경제, 잘 굴러갈까?

국제수지가 악화되고 있는 한국 경제 실상을 파헤친 ‘위기의 한국경제’.

이런 때에 ‘한국경제의 도전’(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 휴먼&북스)이 나왔으니 우선 반갑다. 이 책에서 혹시 한국 경제에 대한 청신호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겨서다. 부제로는 ‘위기의 한국경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이 붙었다.

이 책을 주목하는 것은 대표 저자인 ‘김광수경제연구소’의 김광수 소장이 내공 깊은 경제정책 전문가라는 점 때문이다. 김 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 경제 전체를 보는 눈을 키워왔다. 그는 컨설팅, 저술활동 등을 통해 ‘김광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쌓았다. 그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게서 경제를 예견하는 능력을 인정받았다. 정부 용역을 받아 정책개발에 참여했고 ‘현실과 이론의 한국경제’라는 두툼한 보고서를 출판하기도 했다.

그는 대중적 지명도가 높은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제관료, 금융계,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 경제전문가 그룹에서는 유명인사다. 그는 핵심 연구원 4~5명과 함께 연구소를 운영한다. 그는 ‘재야 고수’ 대접을 받는 인물이다.

책을 펼쳐 드니 청신호보다는 적신호가 주로 보인다. “앞으로 1~2년 내에 한국 경제가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등이 번쩍거린다. 그 징후는 은행의 심각한 자금부족과 금리급등에서 나타난다고 한다. 한국 경제 전체에 투기성 자금이 여전히 과잉상태인데, 이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거꾸로 자금부족이라는 기현상이 빚어진다는 것.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부풀어 오른 ‘풍선’에서 바람을 빼야 한다. 그 방안의 하나로 은행은 투기적 다주택 소유자에게 빌려준 대출을 적극적으로 회수해 투기성 자금을 줄여야 한다. 투기자금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을 오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그런 버블은 반드시 붕괴하게 마련이다.

이 책은 미국의 금융시장, 일본의 사회보장 개혁 등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선진국 경제에 한국이 큰 영향을 받으므로 외국 상황을 잘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이 책은 일반 단행본과는 달리 편집 작업을 매킨토시로 하지 않아 겉보기로는 조금 조잡하다. 저자는 이에 대해 “매킨토시 편집의 경우 호환성이 부족해 통계자료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면 따끈따끈한 음식을 상에 차릴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약간의 미적인 고려를 포기하면서 이런 편집 시스템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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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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