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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아작 삼총사’ 참외 울외 노각 ‘맛’ 살리는 요리법

[김민경 ‘맛’ 이야기] 저마다의 풍미로 무장한 여름 밥상의 감초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아작아작 삼총사’ 참외 울외 노각 ‘맛’ 살리는 요리법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 중 하나인 참외는 다양한 식재료와 잘 어울려 쓰임이 많다. [gettyimage]

여름을 대표하는 과일 중 하나인 참외는 다양한 식재료와 잘 어울려 쓰임이 많다. [gettyimage]

우리에게 흔하디흔한 참외는 사실 귀하디귀한 작물이다. 짧고 오동통한 타원형의 노란 몸통 위에 흰 줄무늬의 홈이 가볍게 팬 모양의 과일은 오로지 한국에서만 자라기 때문이다. 참외는 박목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오이, 수박, 멜론, 호박, 수세미, 여주, 울외 등과 친척 간이다. 영어 이름은 ‘오리엔탈 멜론(Oriental Melon)’으로도 불리지만 ‘코리안 멜론(Korean Melon)’이 더 적합하다. 참외와 멜론이 닮긴 했지만 참외는 얇은 껍질을 뚫고 온 몸으로 단내를 풍기며, 아삭하게 씹는 맛이 살아 있고, 씨도 억세지 않아 무난히 먹을 수 있다. 과육에서는 진한 단맛이 나는 가운데 풋풋한 채소의 풍미를 또렷이 가지고 있다. 과일 진열대에 놓여 있지만 여러 가지 끼니용 요리에 채소처럼 활용할 수 있는 활용도 높은 재료다.

참외는 여느 아삭한 과일이 그렇듯 훌륭한 샐러드 재료가 된다. 오일과 식초로 만든 드레싱, 마요네즈와 머스터드 등이 들어간 묵직한 드레싱, 콤콤한 피시 소스에 고수나 라임을 넣어 맛을 낸 드레싱과 모두 잘 어울린다. 당연히 고춧가루를 넣어 만드는 한식 양념과도 잘 맞는다. 게다가 간을 먹어도 물이 흥건하게 나오지 않아 간단히 무쳐 먹기에 제격이다. 소금에 살짝 절여 짭짤하게 밑간도 맞추고, 과육의 수분을 빼두면 쓸모도 늘어난다. 이 꼬들꼬들 맛좋은 것을 온갖 여름 국수에 얹어 먹고 싶다면 절일 때 설탕을 조금 넣어 단맛을 더한다. 매운 비빔국수, 간장 비빔국수, 열무국수, 김치국수, 물냉면, 시원한 묵사발 등 찬 국수와는 어지간해서는 맛이 어울리며 산뜻하게 씹는 맛을 보태줘 좋다.

볶음요리 재료로도 안성맞춤 ‘참외’

참외는 불에 익혀도 맛있다. 오이나물 만들 듯 얇게 썰어 절여서 볶아 반찬을 해도 되고, 굵게 썰어 볶아도 맛있다. 간을 맞춘다면 소금, 간장, 굴소스 등과 두루 잘 어울리며 고추기름을 살짝 떨궈도 좋다. 참외만 볶아 먹기 심심하면 기름기 적은 살코기, 새우, 달걀, 연어 등을 익혀 곁들여 먹는 방법도 있다.

참외가 가진 채소의 면모를 살려 피클도 만들어 본다. 이때 오이와 섞으면 한결 산뜻하게 즐길 수 있다. 피클링 스파이스를 활용해 주스를 만들어 부어도 맛있다. 소금, 식초, 통후추 정도만 섞어 한소끔 끓여 절여도 된다. 이때 설탕을 약간 넣으면 사실 더 맛있다. 피클이 되니 장아찌는 당연하다. 피클처럼 잘라서 만들기도 하지만 참외장아찌는 껍질째 통째로 많이 만든다. 반 갈라 씨를 파낸 자리에 설탕을 넣어 푹 절였다가 물에 헹궈 완전히 말린다. 여기에 간장과 식초로 만든 장물을 부어 절여 만든다. 참외에서 수분이 많이 나와 장물이 묽어지면 끓여 다시 붓기를 두어 번 정도 하면 맛도 깊어지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오독오독 짭짤한 참외장아찌는 맛도 좋지만 달착지근하게 남는 향이 일품이다.

장아찌 만들기 좋은 ‘울외’

울외는 단맛이 없고, 속살이 무른 편이어서 장아찌로 만들기 좋다. [뉴시스]

울외는 단맛이 없고, 속살이 무른 편이어서 장아찌로 만들기 좋다. [뉴시스]

울외장아찌. [뉴스1]

울외장아찌. [뉴스1]

장아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울외다. 생생한 울외를 본 사람은 드물지만 울외장아찌는 백화점에서 재래시장까지 다양한 반찬 가게에서 종종 만날 수 있다. 울외는 언뜻 초록색 참외인 개구리참외인가 싶지만 실제로 보면 참외보다 훨씬 크다. 게다가 초록의 울외는 익을수록 색이 허옇게 된다. 단맛이 없고, 향은 오이와 비슷하며, 속살이 무른 편이고, 날 것으로는 먹지 않는다. 재배되는 울외의 상당량이 장아찌로 만들어진다. 속을 파내 소금에 절여 헹구고, 꾸득꾸득 햇살에 널어 말린 다음 설탕 넣은 술지게미에 박아 짧게는 1주일 길면 3개월 정도 숙성한 다음 꺼내 먹는다. 숙성하면서 점점 갈색으로 변하며 강렬했던 술내는 부드러워지며 달고 은은하게 변한다. 잘 숙성된 울외를 물에 가볍게 헹궈 물기를 최대한 없앤 다음 얄팍하게 썬다. 아작아작 씹을 때마다 짜고 단맛이 배어나오며 특유의 익은 내까지 힘을 더해 쭉쭉 입맛을 돋운다. 그대로 썰어 먹어도 맛있고 들기름이나 참기름, 깨소금 등을 넣어 주무르거나 고춧가루를 조금 넣어도 된다. 이렇게 무치기만 해도 완전히 다른 감칠맛을 즐길 수 있다. 울외장아찌는 김밥 속, 주먹밥 재료, 국수 고명, 냉국과 무침 재료 등으로 두루 사용할 수 있다.



입맛 살리는 늙은 토종 오이 ‘노각’

절인 노각은 매끈하게 헹군 후 물기를 뺀 뒤 요리에 사용해야 한다. [gettyimage]

절인 노각은 매끈하게 헹군 후 물기를 뺀 뒤 요리에 사용해야 한다. [gettyimage]

노각은 늙은 오이다. 정확히 말하면 늙은 토종 오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흔히 노각이라고 부르는 늙은 오이는 지금 우리가 주로 사 먹는 잘 빠진 오이가 늙은 게 아니다. 노각은 짧고 통통한 토종 오이가 늙은 걸 가리킨다. 토종 오이를 수확하지 않고 30일 이상 덩굴에 달아 두어 그대로 늙힌다. 그러면 누렇고 거친 껍질에 갈라지듯 그물모양이 나타나며 퉁퉁하고 길어져 오이보다 족히 2~3배는 큰 노각이 된다. 신선함과는 영 거리가 먼 생김새와 달리 속은 촉촉하게 물기를 가득 머금고 있으며, 아삭하되 연하고, 개운하고 신선한 내를 물씬 풍긴다. 늙다보니 씨가 억세고 굵어져 속과 씨는 먹지 않고 파낸다. 씨를 파낸 자리에 소금을 넣고 절여 수분은 좀 빼고 과육의 맛과 향은 응축시킨다. 잘 절인 노각은 매끈하게 헹궈 물기를 없앤 다음 요리에 쓴다. 좋아하는 양념에 무치고, 볶아 그대로 먹기도 하고 고명이나 요리 재료로 두루 쓴다.



신동아 2022년 7월호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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