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호

인천 소이작도에서 도도하게 살아보기

배낚시 체험부터 별자리투어까지

  • reporterImage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23-11-24 09: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배 타고 1시간 반, 해적 살던 섬

    • 갓 잡은 우럭 광어로 푸짐한 상차림

    • 다채로운 걷기 코스, 어디든 포토 존

    인천 옹진군에 있는 소이작도는 국내 유일의 해적마을이다. 갯티길과 낚시 명소로 유명하다. [인천관광공사]

    인천 옹진군에 있는 소이작도는 국내 유일의 해적마을이다. 갯티길과 낚시 명소로 유명하다. [인천관광공사]

    1박 2일 여행하기 좋은 곳으로 인천 옹진군이 뜨고 있다. 옹진군에는 익히 알려진 연평도와 백령도뿐 아니라 신시모도, 자월도, 장봉도, 덕적도, 소야도, 대청도, 대이작도, 소이작도 등 여러 섬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아름다운 바다로 둘러싸인 곳에서 먹고 잠자며 주민과 함께 섬의 매력을 느껴보는 체험관광 상품 ‘옹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가 인기다. 2021년 첫 운영을 시작했다. 올해는 10월 중순까지 1400여 명이 이용했다. 관광객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5점을 넘을 만큼 높다.

    ‘옹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는 13개 섬을 대상으로 하며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두고 있다. 천체망원경으로 은하수를 본다. 전문가가 설명해 준다. ‘별자리투어’다. 섬 주민 가이드와 함께하는 ‘마을투어’와 ‘다듬이질체험’, 마을 이장과 함께 싱싱한 회를 즐기는 ‘배낚시’. 맑은 바다를 들여다볼 수 있는 ‘투명카약과 패들보트’, 섬 풍경을 즐기는 ‘자전거체험’ 등도 있다. 소문대로 가성비가 높은지 알아보고자 10월 20일 웅진군의 여러 섬 가운데 소이작도를 찾았다.

    광어와 우럭을 회 쳐 먹는 재미

    바다에서 낚은 물고기를 들고 흐뭇해하고 있다(왼쪽). 낚시한 생선으로 차린 밥상.

    바다에서 낚은 물고기를 들고 흐뭇해하고 있다(왼쪽). 낚시한 생선으로 차린 밥상.

    벽돌 대신 빈병을 이어붙여 지은 집.

    벽돌 대신 빈병을 이어붙여 지은 집.

    소이작도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로 1시간 20분 거리에 있다. 한국 유일의 해적마을. 곳곳에 해적이 살던 흔적이 남아 있다. 해안에는 걷기 좋은 트레킹 코스 5개가 갯티길이라는 이름으로 조성돼 있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는 조개가 널려 있다. 운 좋으면 갯벌 밑에 숨은 낙지도 찾을 수 있다. 허탕을 쳐도 낙담할 필요 없다. 맨발로 갯벌을 걷는 것만으로도 발바닥이 건강한 자극을 받아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어떤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도 그림엽서가 될 만큼 아름다운 풍광도 놓쳐선 안 될 볼거리로 꼽힌다.

    섬에 도착한 첫날의 하이라이트는 바다낚시. 펜션 주인장이 직접 항해하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광어와 우럭, 볼락, 감성돔을 가느다란 낚싯대로 잡아 올렸다. 그물을 던져 가오리와 비슷하게 생긴 간재미도 잡았다. 팔딱거리던 생선들은 그날 저녁 군침 도는 회로 변신해 식탁에 올랐다. 일부는 튀김과 찜, 찌개 재료로 쓰였다. 펜션 주인장이 직접 잡은 낙지로 꿈틀거리는 낙지회와 연포탕을 서비스로 내왔다. 어디 그뿐인가. 음식 솜씨가 유별나게 좋은 안주인은 꽃게장과 고구마튀김으로 푸짐한 인심을 증명해 보였다. 몸무게가 늘어나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랑곳할 겨를이 없었다. 행복을 부르는 맛에 취해 젓가락을 내려놓기가 힘들었다.

    이튿날 일정 백미는 점심으로 먹은 ‘꽃게라면’과 섬 주민의 안내를 받으며 둘러본 마을투어다. 꽃게라면에는 꽃게가 잔뜩 들어 있어 ‘라면사리꽃게찌개’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릴 법했다. 가이드를 담당한 섬 주민에 따르면 소이작도에는 40가구, 100명이 산다. 학교, 병원 등 생활편의시설이 부족해 아이 키우기가 버거운 젊은이는 이곳을 떠났다. 어린아이를 만나기 힘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인구 소멸은 소이작도만이 아닌 옹진군 전체의 문제다. ‘웅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를 운영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옹진군이 당면한 인구 소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백현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옹진섬 도도하게 살아보기’를 체험한 관광객이 섬의 매력을 알게 되면 ‘관계인구’로서 주민들의 소득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 인구 소멸 해결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관계인구란 체류 기간에 관계없이 지역 상품을 구매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지속적 지역 소비자가 돼 인구 소멸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손가락바위가 들어주는 소원

    소원 하나를 들어준다는 손가락바위. [인천관광공사]

    소원 하나를 들어준다는 손가락바위. [인천관광공사]

    소이작도를 떠나기 전 사진 속에서 궁금증을 자아내던 손가락바위를 실물로 만났다. 자연이 만든 조각상처럼 정교하게 검지를 내민 것 같은 형상의 바위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한다. 이 바위 앞에서 비는 소원 한 가지를 들어준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일단 빌었다. 소원이 이뤄지리란 희망 때문일까. 돌아서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김지영 기자

    김지영 기자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현대모비스, 체계적 사내코칭 시스템으로 직원과 함께 성장

    “‘아파트의 부활’ 전혀 상상 못 한 일… 로제에 감사하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