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선고
쌍방울 대북송금 판결도 정치 생명 좌우할 ‘트리거’
“‘일반인’ 위증교사 재판이었다면 100% 법정구속”
김혜경 벌금 150만 원 선고, 李 사법처리 ‘신호탄’이었나
선거법 위반 1심 판결 확정 땐 피선거권 박탈
대장동‧백현동 및 성남FC 1심 선고 결과도 주목
11월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해윤 기자]
만약 선거법 1심 판결이 차기 대선 전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피선거권이 박탈 돼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 선고될 경우 5년간 피선거권을 박탈해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 선고 이후 이 대표는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며 “항소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①김혜경, 공직선거법 1심 벌금 150만 원 선고
이 대표에 대한 선거법 1심 선고 하루 전인 14일에는 이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 씨에 대한 선거법 1심 판결이 있었다. 김 씨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대선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모두 6명에게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기부행위)로 올 2월 14일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김혜경)이 유력 정치인들을 돈으로 매수하려 한 범행으로 금액과 상관없이 죄질이 중하다”며 김 씨에게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는데, 이 사건을 담당해 온 수원지법 형사13부는 14일 김 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김혜경)이 배우자 이재명이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이재명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신모 씨와 모임을 하면서 식사비를 결제하는 등 기부행위를 했고, 당시 공무원인 배 씨를 통해 기부행위가 이뤄졌다”며 “이런 범행 경위와 수단, 그 방법에 비춰보면 선거의 공정성, 투명성을 해할 위험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결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배모 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②이재명, 공직선거법 1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이 대표는 15일 1심 판결이 나온 공직선거법 재판 외에도 위증교사,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수수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제3자 뇌물죄 등으로 기소돼 모두 4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15일 공직선거법 1심 판결이 나온데 이어 25일에는 위증교사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법조계에서는 위증죄와 위증교사죄의 경우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할 재판에 나쁜 영향을 준다’며 재판부가 가장 엄격하게 단죄하는 범죄 혐의로 통한다.
설주완 변호사는 “여러 법조인과 얘기해 봐도 이재명 대표가 기소된 위증교사 혐의의 경우 유죄 선고를 면하기 어려울 거라는 게 중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재명’ 이름 대신 ‘홍길동’ 위증교사 재판이었다면 이미 법정구속 됐을 만큼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는 법조인들이 많다”고 했다.
③11월 25일 위증교사 1심 판결 예정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실시된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유창훈 부장판사는 이 대표가 받고 있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때문에 25일 재판부가 어떤 판결을 내릴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만약 1심에서 금고 이상의 실형이 선고되고 차기 대선 전에 그대로 확정될 경우에도 이 대표는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된다.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사법처리’로 현실화할 경우 정치인 이재명, 차기주자 이재명의 정치적 미래가 암울해 질 수 있는 것이다.④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수수 의혹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선거법과 위증교사 뿐이 아니다. 두 건의 재판이 더 진행 중이다. 2022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불거진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을 비롯해, 백현동 개발비리, 여기에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구단주였던 성남FC 불법 후원금 수수 사건 등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대장동‧백현동‧성남FC 후원금 재판은 관련 증인만 수백 명에 이르러 연내 1심 판결은 물론 차기 대선 전까지 선고가 가능할 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욱이 핵심 증인이라 할 수 있는 대장동 개발 최대 수혜자 김만배 씨가 입을 다물고 있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백현동 개발비리 의혹의 경우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1심 판결이 나와 이 대표와의 연관성이 입증될 경우 1심 선고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장동과 백현동 사건이 하나의 사건으로 병합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1심 선고가 언제 가능할 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욱이 성남FC 불법 후원금 사건의 경우 관련 증인이 많아 이들 증인에 대한 증언을 모두 청취하고 판결하려면 1심 선거 기일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⑤쌍방울 대북송금 대납 사건
수원지검은 6월 12일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외국환거래법 및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른바 쌍방울 대북송금 대납 사건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9년 1월부터 4월까지 북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비 명목으로 500만 달러를,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경기지사 방북 의전비용 명목으로 300만 달러를 쌍방울로 하여금 북한에 대납하게 한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더욱이 이 대표가 경기지사이던 2018년 11월경,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북한이 요구한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이 대북제재로 가능하지 않음에도 그 이행을 약속하고, 김성태 전 회장에게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에 대한 경기도의 지원과 보증을 약속하며 2019년 1월부터 5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이 지사 측이 2019년 5월경 북한 측에 경기지사 방북 초청을 요청했다가 방북 의전비용을 추가로 요구받자 다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에게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300만 달러를 북한에 대납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일찌감치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이화영 전 부지사는 6월 7일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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