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호

[시마당] 선(線)의 미학

-homo aestheticus-*

  • 김추인

    입력2024-11-12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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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과 땅의 접지에 지평선이 누워 있다

    있어도 없고 없어도 있는
    선의 비의(秘意)
    찔레의 5월은 벌떼 붕붕대는 평원
    지평선의 시간은 정지에 가깝다

    아무도 그은 적 없는 선
    누구도 의심한 적 없는 선
    없으면서 있는 존재의 이름을
    누가 맨 처음 발설했을까

    몽상과 현실 사이,
    영상 이미지를 구현하던
    타르콥스키**의
    정지화면에서 나, 오래 서성였으니

    멀리서 있지만 가까이서 없는 역설의 시각
    없는 존재의 있음
    북해도 설원 아득히 누워 있던 한 금, 지평선

    *호모 에스테티쿠스: 미학적 인간
    **러시아 예술영화 감독


    [Gettyimage]

    [Gettyimage]

    김추인
    ● 1986년 현대시학 등단
    ● 2016년 한국의예술상 수상
    ● 2021년 한국서정시문학상 수상
    ● 시집 ‘모든 하루는 낯설다’ ‘해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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