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 날뛰는 황소도 고삐를 잡으면 순순히 끌려오듯, 매사에 핵심을 장악하는 게 중요하다. 기공 역시 핵심 원리를 이해하면 어디서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천하를 통틀어 볼 때 오직 기 하나뿐(通天下一氣耳)’이라는 장자(莊子)의 말처럼 우주는 기(氣: 우주에너지)로 가득차 있으며, 인간도 기로 이뤄진 존재다. 특히 우리의 마음은 가장 차원 높은 기로 이뤄져 있는, 기를 주재하는 주인(主人)이다. 기공 격언에서는 ‘마음이 가는 곳에 기도 따라간다(心到氣到)’고 했다.
기공은 본질적으로 기(氣)를 다루는 기법이자 운동이다. 그리고 기를 조절하는 중요한 방법은 의념(상상)과 호흡, 동작 등이다. 이를 깊이 이해한다면 어떤 일을 하든 훌륭한 기공이 될 수 있다. 특히 의념은 가장 중요한 운기법(運氣法)이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마음을 쓰는가에 따라 이에 상응한 우주에너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상력, 집중력, 마음의 평화, 깊은 믿음, 지극한 정성은 기를 운용하는 첩경이다.
동작(특히 원운동)도 기를 모으고 운용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기의 운동은 기본적으로 회전하는 원(圓)운동이다. 자연계에는 서로 유사한 것끼리 공진(共振)하며 에너지 이동이 나타난다는 상사공진(相似共振)의 원리가 작용한다. 따라서 원운동을 하면 미시세계(微視世界)의 기와 공진하면서 에너지가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된다.
●모든 일은 일종의 기공
길을 쓸고 있는 한 늙은 청소부에게 “지금 일이 힘들지 않은가?” 하고 누군가 물었더니 그는 고개를 저으며 “나는 지금 지구라는 별을 쓸고 있는 중이오”라고 답했다는 일화가 있다. 그는 분명 일을 하면서 큰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었을 게다.
모든 일은 기와 통한다. 우리가 어떻게(특히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는가에 따라 기의 작용과 심신의 반응엔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 지금 하는 일이 고통스럽고 보람을 전혀 못 느끼는 일이라면, 일을 할수록 에너지 소모가 심해져서 건강을 악화시키고 생명력도 감소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그 일에 보람을 느끼고 심취한다면, 일을 할 때마다 에너지를 받아 건강해지고 생명력도 고양된다. 이 과정에는 확실히 에너지의 증폭과 피드백이 나타난다.
이런 사실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자신의 일이나 제품에서 보다 특유한 맛이 나게 하고, 제작(창조)의 고통을 에너지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일은 심신 건강을 유지하는 훌륭한 수단이자 수행법이 되는 것이다.
●일과의 합일이 필요
우리가 일에 심취해 있을 때 심신은 저절로 기공상태(깊은 명상상태)에 들어가며, 자신도 모르게 기공을 하게 된다(이를 자연기공이라 한다). 그러면 많은 기를 흡입하게 되어 오랫동안 일을 해도 피로를 모른다. 우리가 피로를 느끼는 것은 일과의 합일이 안 될 때다. 기의 조화가 없으므로 에너지장(場)이 만들어지지 않아 기력이 부족하고 쉬 피로한 것이다.
하루 일을 시작하기 전 잠시 눈을 감고 일과의 합일감을 느껴보자. 일의 기가 몸에 충만해짐을 느끼면 스스로 기공상태에 진입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일을 하면 쉽게 일에 몰두할 수 있고 손과 머리는 저절로 움직이는 것처럼 자유롭게 돌아가며 신식(信息: 情報, 氣)이 담긴 작품이 만들어진다. 그리하여 연필 한 자루, 국수 한 그릇에도 혼이 담긴 작품이 나오는 것이다.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