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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오세훈의 청국장찌개

육법전서 같은 고루한 곰팡내 속 건강비결

변호사 오세훈의 청국장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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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0여 년 전 고구려 선조들이 콩을 삶아 말 안장 밑에 넣고 말의 체온으로 발효시켜 먹은 게 청국장의 기원이다. 오늘날로 치면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이었던 셈. 그런데 요즘 들어 청국장이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전국을 휩쓸고 있다. 청국장가루, 청국장환 등으로 ‘진화’하면서.
변호사 오세훈의 청국장찌개
청국장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유익균과 이로 인해 생성된 영양소로 가득하다. 암 예방효과에 변비나 설사 증상 개선과 다이어트 효과 그리고 성인병 예방효과까지 있으니, 청국장 열풍이 불어닥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난 2004년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 16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치고 정치권을 떠난 오세훈(吳世勳·44) 변호사도 얼마 전부터 이 열풍에 편승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청국장·요구르트 제조기를 구입해 조리에 나선 것.

오 변호사는 매우 가정적이다. 그에게는 고교 2학년 때 과외수업을 받다가 만난 부인 송현옥(44)씨와 두 딸이 있다. 오 변호사는 자신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만큼의 사랑을 아이들에게 베풀기 위해 노력한다.

그의 부친은 오 변호사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철저한 가정 우선주의자였다. 유명 건설업체에 근무하던 아버지는 퇴근시간 ‘땡’하면 어김없이 귀가했다.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저녁식사는 반드시 집에서 한다’는 원칙을 깨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아무리 어려워도 주말이면 영화를 보러가든, 야외에 나가든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

“어렸을 때 집안 형편이 어려웠어요. 아버지께서 다니시던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월급도 제때 나오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 덕분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시절을 보냈고, 지금의 제가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싶어요.”



오 변호사가 법조인의 길을 걷게 된 데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법대를 졸업한 아버지에겐 사법고시를 패스하지 못한 한(恨)이 있었다. 그 꿈을 아들을 통해 이뤄보고 싶은 바람이 자연스레 오 변호사를 법조인으로 이끈 것.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오 변호사도 주말은 되도록 가족과 함께 보내려고 애쓴다. 꽃게 철이면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러 꽃게를 사다가 찜통에 끓여 가족과 함께 먹기도 하고, 주말 저녁이면 집 베란다에서 딸들과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눈다. 스스럼 없이 흉금을 털어놓는 딸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오 변호사가 청국장·요구르트 제조기로 만든 요구르트도 가족에게 제법 인기가 있다. 오 변호사는 그러나 아직 청국장을 만들지는 못했다. 몇 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청국장 제조기에 무조건 콩을 넣는다고 청국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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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사진: 김용해 부국장 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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