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호

서효석 칼럼

과장된 미세먼지 공포 해답은 ‘청폐(淸肺)’

  • 서효석 | 편강한의원 대표원장 www.wwdoctor.com

    입력2016-06-20 16: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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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균·바이러스가 더 위험
    • 답답한 정부 대책…근본을 놓치고 있다
    작금의 ‘미세먼지 사태’를 보면서 2010년작 중국 드라마 ‘삼국(三國)’이 떠올랐다. ‘삼국지’를 극화한 대하드라마는 여러 편 나왔지만, 2010년판 ‘삼국’은 등장인물에 대한 재해석이 독특해 그 인기가 대단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위(魏)나라 조정을 장악한 사마의의 기다림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한 뒷부분이다.

    사마의는 제갈공명을 꺾었지만 그의 권력이 강해질 것을 염려한 위나라 황제의 견제를 받아 어려운 처지에 몰린다. 사마의도 실제로 야심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끝까지 자신의 야심을 숨기고 기회를 노리다가 마침내 거사를 감행해 위나라 조정을 장악한다. 자신이 병든 체하면서 감시하는 사람들을 속인 뒤 아들로 하여금 병력을 이끌고 쿠데타를 일으키게 한 것이다. 훗날 사마의의 손자 사마염은 위 왕조를 찬탈해 진(晉)을 세우고 삼국을 통일한다.

    필자가 미세먼지 사태에 ‘삼국’을 떠올린 것은 마지막회(95회)에서 사마의가 죽는 장면 때문이다. 백발이 성성한 사마의가 마당에서 손자(훗날 진나라 황제)의 노랫소리를 듣는다. ‘정원의 느릅나무 위에 매미가 앉아 맑은 이슬을 마시려 하는데, 뒤에서 사마귀가 노려보는 것을 모르는구나…’라는 가사가 반복된다. 사마의는 이 노래를 들으면서 숨을 거둔다.



    매미, 사마귀, 참새

    이 노랫말은 ‘장자(莊子)’에 나오는 ‘당랑재후(螳螂在後)’ 고사를 드라마 작가가 인용한 것이다. 매미가 이슬을 마시려 집중하는 동안 뒤에서 사마귀가 매미를 잡아먹으려 집중하고, 또한 사마귀가 매미를 잡아먹으려 집중하는 동안 그 뒤에서 참새가 사마귀를 잡아먹으려 노려보고 있음을 알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뜻한다. 사마의와 위나라 조정을 재미있게 비유한 것이다.



    정부가 대기오염의 원인을 고등어, 삼겹살, 경유차 탓으로 돌리는 것을 보고 답답해하다 당랑재후 고사가 생각났다. 어찌하여 미세먼지가 서민의 오랜 먹을거리를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 때문이라는 황당한 발상에 이른 것일까. 그 근저에는 최근 언론의 과장된 보도와 맞물려 급격하게 조성된, 미세먼지에 대한 과대 공포가 똬리를 틀고 있다.

    사람들이 대기오염 정보에 부쩍 민감해진 것은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가 몸속으로 들어오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폐포까지 침투해 호흡기 질환, 심혈관 질환, 암 등을 유발해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지나친 걱정 탓이다. 이 때문에 경유차의 서울 진입을 제한한다는 등의 대책을 내놓은 것을 보고 실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눈앞의 매미만 쳐다보느라 정작 등 뒤에 도사린 참새는 못 보는 격이다.

    오래전부터 인류의 치명적인 적은 미세먼지가 아니라 세균과 바이러스였다. 미세먼지보다 더 작을 뿐 아니라 자손만대 증식해 독소를 내뿜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문명의 탄생과 더불어 온갖 전염병을 일으키며 창궐해 인류 역사를 좌지우지해왔다.

    언론에서는 작을수록 위험하다며 입자 크기가 지름 10㎛ 이하이면 미세먼지, 2.5㎛ 이하이면 초미세먼지라 해서 날마다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보도한다. ‘나쁨’이나 ‘매우 나쁨’이 나오면 너나없이 마스크를 쓰거나 외출을 자제한다며 야단법석이다. 그러나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그보다 훨씬  작은 세균, 바이러스와도 늘 맞서 싸우며 이겨온 내력이 있다.


    ‘몸속의 의사’

    세균의 크기는 보통 0.2~2㎛로 미세먼지보다 훨씬 작고, 바이러스는 세균의 100분의 1~1000분의 1 크기로 초미세먼지보다도 훨씬 작다. 머리카락 굵기가 100㎛라면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의 10분의 1, 초미세먼지는 40분의 1인 데 비해 세균은 꽤 큰 편인 탄저균도 그 100분 1밖에 안 된다. 그래서 세균은 1000배 이상 확대할 수 있는 현미경으로 봐야만 모양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작은 바이러스는 일반 광학현미경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하기에 물체를 수십만 배 확대해서 볼 수 있는 전자현미경이 발명된 후에야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에 대한 걱정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에 비하면 과장된 측면이 있다. 미세먼지든 초미세먼지든 먼지 자체의 독소는 있을지언정 증식해서 내뿜는 독소는 없다. 그러나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한 마리가 순식간에 1만 마리로 증식되고, 이들이 독소를 내뿜어 이중의 피해를 준다.

    어떻게 하면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보다 작은 세균, 그보다 훨씬 작고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공포로부터 우리 몸을 온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그 본질적인 예방과 치료의 비방이 바로 ‘청폐(淸肺, 폐 청소)’에 있다. 누구나 생명력이 왕성할 때는 병이 범접할 수 없다. 그러다 생명력이 약해지면 전방위에서 병이 찾아오는데, 이때 가장 먼저 찾아오는 것이 감기다. 200가지 이상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감기는 만병의 근원으로, 어떠한 약으로도 막을 수 없다. 오직 ‘내 몸속 의사’인 면역력이 정상화해야만 예방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면역력을 높일 것인가. 다행히 조물주는 사람의 몸 속 곳곳에 충분한 방어 시스템을 마련해뒀다. 우리 몸속 혈관에는 흰 피와 붉은 피가 흐르는데, 붉은 피는 적혈구, 흰 피는 백혈구라 한다. 혈액이 온몸을 돌아 생명의 전당인 폐에 도달하면 폐는 적혈구에 산소를 실어주고 탄산가스는 받아 내린다. 이때 노폐물과 독소 물질로 가득한 폐를 청폐 요법으로 깨끗하게 청소해 물을 대주고 열을 꺼줘야 한다.

    그러면 적혈구는 폐에서 산소를 받아 혈관을 통해 전신 조직에 원활하게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는 활발하게 버리게 되며, 백혈구 또한 혈액과 조직에서 이물질을 잡아먹거나 항체를 형성함으로써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에 저항해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 식별 능력이 탁월해진다.

    야생동물은 부단한 운동으로 끊임없이 폐를 단련하기에 폐 기능 향상을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현대인은 바쁜 직장생활, 스트레스, 게으른 생활습관, 운동 부족 등으로 폐 기능이 갈수록 떨어진다. 살다가 ‘열 받으면’ 체내에 열이 발생하고, 열은 몸 위쪽으로 올라오면서 대부분 피부를 통해 발산되지만, 미량의 잔열은 폐포(肺胞)에 촘촘하게 쌓인다.

    따라서 등산이나 유산소운동 등을 꾸준히 해야 폐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다. 폐에 맑은 공기를 가득 채워주고 스트레스는 되도록 빨리 털어내야 한다. 이렇게 해서 폐 기능이 좋아지면 편도를 비롯한 면역기관이 건강해져 튼튼한 임파구를 배출하고, 외부에서 들어온 초미세먼지나 유해 세균,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는 힘이 커진다.

    임파구는 백혈구의 25%를 차지한다. 청폐 요법을 실천하면 두 달쯤 뒤부터 편도에서 총명을 되찾은 임파구들이 샘물처럼 분출돼 백혈구의 식별 능력이 정상화하고, 초미세먼지는 물론 감기, 폐렴구균,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어떠한 바이러스가 침입해도 물리칠 수 있다.



    人命은 在肺

    필자가 청폐 요법으로 43년간 15만5000여 명의 난치병 환자를 고치면서 절감한 사실은 ‘인명(人命)은 재폐(在肺)’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숨이 끊어져 죽는다. 무병장수하려면 숨길을 깨끗하게 닦는 청폐가 우선이다. 내 몸속 의사의 눈을 밝게 만드는 청폐가 이뤄지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호랑이’도 물리치는데, ‘고양이’처럼 앙증맞은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겠는가.

    거듭 강조하건대, 문제는 폐다. 면역력의 요체인 폐 기능 강화에 힘쓰면 어떠한 환경 변화에도 두려움 없이 미세먼지의 과대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오늘부터는 애꿎은 삼겹살, 고등어구이 탓하지 말고 마음껏 먹자. 정부는 신중하지 못한 대책을 급조해 국민 마음에 상처 주지 말고 청폐에 힘쓰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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