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한국어의 뿌리인 알타이어를 공부하다 몽골을 만났다. 성균관대 박사과정 때 조선시대 통역기관 사역원(司譯院)에서 1790년 발간한 조선판 몽골어 교과서 ‘몽학3서(蒙學三書)’를 연구했다.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은 1990년 3월 한국과 몽골이 수교하자 그를 몽골에 보냈다. 현지에서 2년간 현대 몽골어를 익히며 몽골인들에게 한국어를 강의했고, 1992년 말 귀국해 이듬해 단국대 천안캠퍼스에 개설된 몽골학과 교수가 됐다.
“당시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주둔한 러시아군이 철수하고, 몽골에 일찍 진출한 일본은 약속한 만큼 투자를 하지 않은 탓에 몽골 경제가 좋지 않았어요. 중국에 대한 반감이 큰 몽골은 새로 수교한 한국을 유력한 파트너로 여겨 폭발적인 한국 붐이 일었죠.”
2010년 한국외대가 몽골어과를 개설하기 전까지 단국대 몽골학과는 국내 유일한 몽골학 교육기관이었다. 이 교수의 제자들은 외교부, 국가정보원,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경찰청 등으로 진출해 몽골인들을 상대했다. 단국대는 매년 대학병원 의사와 의대생, 치대생을 몽골로 봉사활동을 보냈다. 덕분에 이 교수가 몽골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높아졌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때 한국 팀과 대전한 몽골 팀이 불리한 판정을 받고, 몽골 선수가 메달을 받을 때 몽골 국기를 거꾸로 게양한 것이 보도돼 울란바토르의 한국인들이 외출을 자제해야 했어요. 몽골은 한국에 적극 다가섰지만 우리는 그만큼 무심했던 거죠. 몽골과 한국의 경제적 유대가 더욱 끈끈해져서 동반 성장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