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주시 오포읍 능평리 언덕에 위치한 백씨의 전원주택은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큼직했다. 설계부터 인테리어까지 직접 관여할 정도로 그의 정성이 들어간 집이다.
그가 자신의 보금자리를 지은 것은 이 집이 두 번째다. 아담하고 예뻤던 첫 번째 집을 헐고 다시 지을 때는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을 머릿속에 그렸다고 한다.
지하 1층은 문화공간. 영화도 보고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술잔도 기울이는 곳이다. 흥이 나면 노래도 한 곡 청해 부를 수 있도록 기기들을 설치해놓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라며 어렵게 공개했다.
1층은 거실과 식당 위주로, 2층은 아들의 결혼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아들 며느리와 함께 지내고 싶은 마음에 넓게 지었는데 그건 부모의 욕심인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파트는 천장이 낮고 답답해 한곳에서 5년 이상 살지를 못했답니다.”
오랫동안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도 내 집이란 느낌보다 항상 떠나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12년 전 이곳에 터를 잡았다.
기온도 평지보다 1~2℃ 낮고 상쾌한 공기 덕분에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것 같다며 시원하게 웃었다. 집 뒷산이 바람막이가 돼주고 시야는 탁 트여 멀리까지 막힘이 없었다.
“어때요. 속이 확 뚫리고 편안해지지 않아요.”
그가 생각하는 집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지금 집도 편리하고 좋지만 너무 커서 나이 들면 관리하기가 점점 힘들 거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시 집을 짓는다면 화려하면서 현대식 장비를 다 갖춘 아담한 집을 짓고 싶다”는 백씨는 태어난 지 달포 남짓 된 강아지를 쓰다듬으며 저 숲 너머가 분당이라면서 먼 곳을 가리켰다.
백일섭씨는 설계에서부터 인테리어까지 직접 관여하며 정성을 들여 지금의 집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