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 교수는 고풍스러운 한옥에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 상수동,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그의 집을 찾았다. 1층은 차고와 현관이,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서면 넓은 거실과 한국식 정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집은 소통과 나눔의 공간’임을 강조하는 신 교수는 소통과 나눔을 위해서는 이야깃거리가 있어야 했고 그 도구를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거실 벽면에는 찻잔과 사발, 달항아리와 도자기와 고가구들이 있었고 은은한 차 냄새가 배어 나왔다.
차를 마시며 거실 베란다와 연결된 정원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해설자가 되어 그라운드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정물화처럼 보이지만 그는 정원을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와 그 아래 놓인 석물마다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그들과 소통하는 느낌을 갖는다고 말했다.
그가 우리 옛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 때부터다. 당시 일본 게이오 대학에 다니던 친구를 만나 한 일본인 집을 방문했고 그곳에서 우리의 석탑 석등을 발견하고 전율을 느낀 것. 그 충격으로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고미술과 역사 공부를 통해 우리 것에 대한 안목을 넓혀나갔다.
그는 “저의 DNA는 공격적이지만 한국문화와 다도(茶道)를 통해 느림과 명상을 익혔고 완급 조절이 가능해졌다”며 지금도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을 방문하면 꼭 박물관, 미술관을 찾는다고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문화는 일맥상통,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본 순간, 건강하고 주인의 애정이 듬뿍 담겨 있음을 느꼈단다. 머뭇거림 없이 바로 집주인과 연락, 계약서를 작성했다며 집이야기를 들려주는 그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요즈음은 한옥을 눈여겨 살펴보고 있다는 그는 고풍스러운 한옥에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들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