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아나운서는 지난해 4월 일본의 공중파를 탄 ‘겨울연가’를 비롯해 ‘아름다운 날들’ ‘올인’ ‘대장금’ 등 NHK에 방영된 드라마를 번역했다. 이전까지 일본에 소개된 한국 작품들은 대부분 일본인이 번역했기에, 장 아나운서의 활약은 의미가 남다르다.
“제가 한국인이다 보니 일본 번역가들보다 한국어와 한국문화의 미묘한 특성을 잘 살려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특히 ‘대장금’을 번역하면서 조선시대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소개하려 많이 공부했어요.”
‘겨울연가’ 번역을 제의받고 오랜만에 한국 드라마를 보게 됐다는 그는, 일본의 역사왜곡으로 한일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다 해도 일본인의 감성을 뒤흔든 한류 열풍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으리라고 전망한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순애보적인 사랑이 담긴 스토리에 화면을 멈추고 다시 보게 되더군요. 따뜻한 가족관계와 인간미도 일본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인인 듯합니다.”
이화여대 시청각교육과를 졸업하고 1980년대 초 일본으로 건너간 장 아나운서는 현재 NHK 국제방송국 뉴스와 ‘라디오 일본 포커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도쿄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