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朴贊浩·33)의 메이저리그 선수생활 11년을 되돌아보면 복원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슬럼프를 겪으면서도 6월5일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동양인으로는 두 번째로 메이저리그 100승을 올렸다. 상복이 많아 ‘박상’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슬럼프는 주기적으로 찾아왔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2년 동안 2류 선수로 뛰어야 했다. 이에 실망하지 않고 어려운 시절을 견뎌낸 그는 1996년 시카고 커브스와의 경기에서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다. 승승장구하던 그는 2001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923억원을 받기로 하고 입단계약을 맺는다.
그러나 입단 직후부터 잦은 부상, 실력 부진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언론도, 팬들도 박찬호를 잊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는 꾸준히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고 마침내 지난 6월5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한 경기에서 100승을 거머쥐었다.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고, 내려온 뒤엔 다시 묵묵하게 실력을 다진 결과였다. 100승 고지에 오르던 날, 200승은 언제쯤 이룰 것 같냐는 질문에 박찬호는 “지금 내게 가장 큰 목표는 다음 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쩍 성숙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