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출신으로 반평생을 보일러공과 운전수로 일해온 오우암씨는 1950년대 후반의 공터, 기차역, 정비창고 풍경을 ‘초현실주의의 기이한 원근법 속의 연극무대’(평론가 이선영씨) 느낌으로 화폭에 되살렸다.
서울 신사동 아트포럼뉴게이트의 염혜정(56) 대표는 주로 부산에서 활동해온 오우암씨에게 개인전 무대를 제공했다. 여러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오씨의 작품은 6월8일부터는 서울 대학로 더뉴게이트이스트로 옮겨 전시되고 있다.
염 대표는 독특하고 실험적인 미술작가에게 발표무대를 제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7년 동안 그의 손을 거쳐 이러한 성격의 전시회가 90회 정도 열렸다. 2009년 12월엔 동양화 부문 여성작가 5명의 펜타그램(pentagram·다섯 꼭짓점이 있는 별 모양)전을 열었다. 푸른색 한 색조만 고집하며 붓 대신 손으로 캔버스와 직접 부딪치며 작품을 제작하는 김춘수씨도 초대를 받았다. 염 대표는 지난해엔 ‘젊은 작가 발굴 2009’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2007년부터 신인작가들의 작품을 해외 아트페어에 소개하는 활동도 활발히 벌여왔다고 한다. 미술계에선 “신진 작가에게 기회를 주는 일로 미술 발전에 공헌하는 측면이 크다”고 평가한다.
신진 작가들의 작품이 섬세하고 감성적이며 현실에 근거하면서도 시(詩)적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라는 염 대표는 “작가의 명성보다는 작품 자체의 내용에 주목한다. 갤러리가 능력 있는 작가들을 밀어줘야 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경기여고,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염 대표는 사물의 윤곽선보다는 색채만으로 세상을 표현한 모네의 ‘수련’에 감동을 받아 미국 코넬대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수학했다. 199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해 ‘바람이 켜는 노래’ 등 여러 편의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