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창시절 공부 잘하는 선머슴
- “평생 나쁜 짓 하면 안 되는 팔자”
- 서울대 언론학부 교양교재 공동 집필
- “‘싸인’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다”
- 일 없을 땐 집에서 시체놀이
- “결혼해서 잘 살 자신 아직 없다”
‘싸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을 배경으로 다양한 범죄 수사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밀도 있게 담아냈다. 연기파 배우 전광렬과 박신양의 신경전도 볼만했다. 무엇보다 배우 김아중(29)의 연기 변신이 돋보였다.
김아중은 이 작품에서 국과수의 신참 법의학자 고다경을 열연했다. 그녀의 전작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저돌적이고 털털한 모습으로. 시청자는 그런 그녀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녀의 신통한 연기를 빗댄 ‘촉다경’‘미친 존재감’ 같은 애칭도 생겨났다. 김아중 하면 먼저 떠오르는 작품도 ‘미녀는 괴로워’가 아니라 ‘싸인’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그녀의 연기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3월16일 저녁 서울 강남의 아늑한 공간에서 김아중을 만났다.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그녀는 꽤 바빴다.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외모에 다소곳하고 조리 있는 말투, 상대의 눈을 응시하며 경청하는 매너까지 그녀의 어디에도 고다경의 흔적은 남아 있지 않았다. 오롯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그녀는 그간 숨겨둔 자신의 속내를 스스럼없이 내보였다.
“연기하면서 고통스러운 순간 많았다”
▼ 연기가 만족스러운가.
“처음부터 다시 하고 싶다. 찍고 나서 돌아서면 늘 후회된다. 박신양, 전광렬 선배님 옆에 있으면 숨조차 생각하면서 쉬게 된다. 이번엔 들숨을 쉴까, 날숨을 쉴까 하면서. 그분들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내가 실수해서 망칠까봐 잔뜩 긴장하고 찍었다. 사실 신인이었을 때 가장 자신감이 넘쳤다. 그때는 연기를 만만히 봤는데 하면 할수록 더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굉장히 열악한 곳을 찾아다녔다. 폐공장이나 폐교 같은 곳. 가면 개똥, 소똥 천지다. 거기서 뛰다 넘어지고 뒹굴고…. 그렇게 춥고 지저분한 곳에서 촬영해서 피곤했던 건 아니다. 연쇄살인사건, 미군 총기살인사건 등 다양한 사건을 다루었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과연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그렇다면 나는 무엇에 분노하고 어떤 감정을 분출해야 하나. 그런 감정 설계가 힘들었다.”
▼ 감정이입 탓인가.
“좀 그런 것 같다. 초반에는 고다경이 직접 연루된 사건이 없었는데, 나중에 친동생을 해친 범인을 맞닥뜨렸을 때는 그 자체가 고통이었다.”
▼ 취조실에서 범인을 앞에 두고 말없이 눈물 흘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눈물이 필요한 신은 아니었다. 동생을 해친 범인을 만나 ‘넌 도대체 왜 그랬니?’라고 수백 번 묻고 싶었을 텐데, 과연 처음 만났을 때 어떤 느낌이 들까 하고 고심했다. 불현듯 ‘살인의 추억’의 송강호 선배님이 생각났다. 범인을 만나 고작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물었던. 다경이도 그냥 바라보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연기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바라보는데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 이 작품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대본을 읽어보니 드라마가 보고 싶었다. 국과수를 중심으로 법의학을 다룬다는 자체가 흥미로웠다. 부검을 통해 범인을 잡고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특히 ‘우리 사회의 부패된 면을 들춰내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를 알려주고 싶다’는 작가님과 감독님의 말이 마음을 움직였다.”
▼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극 초반에 윤지훈 편이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진실을 호소하는 윤지훈이 너무 외로워 보여 애드리브를 넣어버렸다. ‘선생님이 늘 옳아요. 다 맞아요. 그래서 선생님이 진실을 밝혀주실 거라고 믿어요.’ 이런 말을 해줄 사람은 다경이밖에 없었다. 그 말을 하면서 나도 울었고 윤지훈을 연기한 박신양 선배도 울었다.”
▼ 법의학자로 살아보니 어떻던가.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인데 사회적으로 저평가돼 안타깝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경상도 지역 검안의(檢案醫)를 만났다. 윤지훈처럼 국과수에서 일하다 나온 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을 접하면서도 누구보다 긍정적이고 인간적이었다.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포기를 모르는 분이었다. 그분이 그러더라. 드라마가 나와서 국과수와 부검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으면 좋겠다고. 그분의 바람이 조금은 이뤄진 것 같아 기분 좋다.”
한때 가수 준비했지만 내 길은 연기자
▼ ‘싸인’은 유력 대선 후보의 부패한 이면을 파헤쳤다. 선거에 참여할 때 뭘 보고 찍나.
“가장 진실해 보이는 사람에게 표를 준다. 많은 비리가 드러났는데도 내뱉는 이야기가 너무 다르면 뽑기 싫다. 적어도 개인의 명예나 이익을 위하는 사람이 국가를 책임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 혹시 불의와 타협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두고두고 창피한 일이면 너무 소심해서 타협하지 못할 것이다. 조금만 잘못해도 다 밝혀진다. 꼭 문제가 되거나 사람들에게 알려진다. 없던 일도 많이 생기고. 평생 나쁜 짓 하면 안 되는 게 내 팔자다.”
김아중은 2003년 영화 ‘어깨동무’로 데뷔했다. 이후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오가며 활동하다 2006년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만나 일약 톱스타로 성장한다. 김아중은 당시 거구의 목소리가수 강한나와 미녀가수 제니를 모두 완벽하게 연기해 2007년 대종상영화제와 춘사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녀가 부른 노래 ‘마리아’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공식 집계된 관객동원 수는 600만명. 케이블TV에서도 계속 방송되고 있으니 국민 대부분이 영화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밖에 대표작으로는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2005), 드라마 ‘해신’(2004) ‘그저 바라보다가’(2009)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뭐냐고 묻자 김아중은 역시나 ‘미녀는 괴로워’를 꼽았다. 연기하기가 가장 편했던 상대 배우로는 이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주진모를 지목했다.
▼ ‘미녀는 괴로워’ 출연 후 가수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나.
“중국, 일본, 싱가포르에서 앨범 내자는 제의가 많이 들어왔다. 내가 진짜 가수인 줄 알더라. 때가 아닌 것 같아 모두 고사했다.”
▼ 한때 가수지망생이었던 것으로 아는데….
“고2 때 처음 가수 제의를 받고 데뷔를 준비했다. 그런데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연기자가 되려고 1년 재수해서 동덕여대 방송연예과에 진학했다. 원래 꿈이 연기자였다. 어릴 때부터 텔레비전에 나와 사람 웃기고 울리는 일을 하고 싶었다.”
▼ 학창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
“초등학교 때는 욕심 많은 ‘공부쟁이’였다. 공부를 좀 잘했다. 전교어린이회장도 하고. 중학교 때는 수련회와 학교 행사에서 응원단장을 도맡았다. 수련회를 거의 돈 안 내고 갔다. 교장선생님이 ‘넌 그냥 와라. 장기자랑만 준비해서 와라’ 그러셨다.”
▼ 성격이 소심하다는 건 거짓말 아닌가.
“학창시절에는 굉장히 활달하고 털털했다. 선머슴처럼 하고 다녔다. 여중, 여고, 여대를 다녀서 여학생들한테 인기가 많았다. 연예계에 들어와서 소심하게 바뀌었다.”
▼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한 탓인가.
“그런 면도 있겠지만 텔레비전에 나오면서부터 나를 객관적으로 보게 됐다. 내가 꽤 잘난 줄 알았는데 더 잘난 사람도 많다는 걸 알게 되고, 그러면서 숙연해지고…(웃음).”
▼ 슬럼프를 겪어봤나.
“순간순간 슬럼프가 온다. 작품 선택할 때는 과연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불안해진다. 이미 저질러놓고 자신감이 위축된다. 작품을 하다가 실의에 빠질 때도 있고.”
▼ 여가를 어떻게 활용하나.
“주로 집에서 영화를 본다. DVD로 코멘터리(실황방송)까지 다 보니까 영화 한 편 보는 데 5시간 정도 걸린다. 하루에 두 편 정도 본다.”
▼ 감명 깊게 본 영화를 꼽는다면….
“‘블랙 스완’과 ‘몬스터’, 칸영화제 수상작인 ‘라 피아니스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동심을 자극하는 판타지 영화도 좋아한다. 유치할 수 있지만 사람의 영혼을 맑게 하는 힘이 있다.”
▼ 수입은 누가 관리하나. 부모에게서 용돈 타서 쓰나.
“직접 관리한다. 재테크라고 할 건 없고 은행의 자산관리사한테 맡긴다. 알아서 잘 해준다.”
석사논문과 ‘감정 커뮤니케이션’
▼ 작품 고를 때 뭘 우선순위에 두나.
“시청률이나 흥행이 우선순위는 아니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작품의 짜임새다. 구성이 탄탄한지를 본다. 그 다음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를 본다.”
▼ 작품 선택 기준이 명료하다.
“너무 명료해서 공백기가 길어지는 것 같다. ‘싸인’ 찍기 전에도 2년간 공백기가 있었다. 일부러 쉰 건 아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었는데 제작이 무산되거나 연이 닿지 않았다.”
▼ 공백기가 길어져 두렵진 않았나.
“왜 안 그랬겠나.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들어오는 역할이 주로 연예인이나 가수였다. 그 다음이 안하무인 재벌2세. 장르도 대개 로맨틱 코미디였다. 그런 작품은 이상하게 안 끌린다.”
2년간의 공백기에 그녀는 학업에 몰두했다. 2007년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에 진학한 그녀는 지난 2월 졸업을 앞두고 석사논문을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감성욕구와 인지욕구가 감정의 강도 및 영화에 대한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표준집단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스릴러 영화관객들의 선택 심리를 분석한 것이다.
▼ 논문 주제를 하필 스릴러 영화에 맞춘 이유가 뭔가.
“때마침 충무로에서 스릴러 영화가 붐이었다. 원래 무서운 것을 잘 못 보는 나로서는 궁금했다. 도대체 왜 사람들이 스릴러에 현혹되는지, 스릴러 영화의 흥행성적은 과연 어느 정도인지. 그런 것들을 조사하다 보니 대학원에서 공부한 감정 커뮤니케이션과 접목하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
▼ 대학원에 진학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인맥과 시야를 넓히고 싶었다. 연기 폭을 넓히려면 다양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야 했다. 가장 좋은 방법이 대학원 가는 거였다.”
▼ 사람을 많이 사귀었나.
“신입생 환영회 등 학교 행사에 빠지지 않았다. 그 덕에 동기들과 친해지고 교수님들과도 잘 지냈다. 지금도 동기들과 연락한다. 가장 친한 동기가 나보다 서너 살 많은 해병대 직업군인이다. 그분 아내와도 친하다.”
▼ 공부를 계속할 생각인가.
“박사과정은 기회만 열어두고 있다. 당분간은 연기활동에 매진하고 싶다.”
김아중은 고려대 언론학부 김광수 전공교수와 함께 ‘감정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책도 냈다. 사람의 기본적인 감정을 6가지(공포, 분노, 역겨움, 슬픔, 사랑, 행복)로 나누어 뇌과학, 생리학, 심리학, 커뮤니케이션학에서 연구한 내용을 감정별로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2010년 1학기 서울대 언론학부 교양교재로 채택됐다.
▼ 책을 쓴 동기는….
“대학원 첫 학기에 김광수 교수님의 ‘감정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수업을 들었다. 강의 때마다 고해성사를 하는 기분이었다.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교수님이 ‘감정을 다루는 연극영화과에서만 참여가 없으니 함께 책을 준비해보자’고 제안해 참여했다.”
▼ 책을 보면 ‘어떤 감정을 느끼느냐에 따라 삶의 질도 영향을 받는다’는 구절이 있다. 살면서 어떤 감정을 주로 느끼나.
“평소 분위기는 편안하다. 일 없을 때는 집에서 시체놀이 하듯 아무것도 안 한다. 게으르고 느긋한 편이다.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감정은 슬픔이다. 화를 낸 적은 거의 없다.”
▼ 왜 슬픈 건가.
“내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화낼 대상이 있고 죄를 물을 만한 이유를 찾으면 분노가 된다. 그런데 내 탓에서 출발하면 슬픔이 된다. 내가 잘못해서 그렇지, 내 팔자려니 하니까 슬픈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
“일하면서 뭔가 해냈다고 느낄 때, 경이로움 같은 것을 느낄 때다. 영화 ‘블랙 스완’을 봤나. 마지막 장면이 압권이다. 심리적 고통과 혼란기를 겪고 나서 완벽하게 흑조를 표현해낸 내털리 포트먼이 ‘나는 퍼펙트했다’고 말한다. 그런 게 경이로움인 것 같다.”
▼ 인간이 가장 컨트롤하기 힘든 감정은 무엇인가.
“슬픔이다. 슬픔은 대상이 없고 처치할 방법이 없다. 슬픔이 계속 쌓이면 우울해지고 우울함을 즐기기 시작하면 병이 되고 만다. 왜 슬픈지 이유를 찾아내 개선하고 생활계획표에 맞춰 사는 것이 슬픔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인 것 같다.”
“섹시한 배우가 되고 싶다”
▼ 이상형은….
“목소리 좋고 말투가 단정한 남자, 말투에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느낌이 나는 남자다. 이를테면 한석규 선배님 같은 사람. 한석규 선배님은 저만치서 와도 목소리가 딩딩딩 울린다.”
▼ 사랑을 해봤나.
“남들에게 ‘난 사랑을 해봤어’라고 얘기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누군가를 만나 아낌없이 주고 싶고, 뒤돌아서면 모자란 것 같고, 너무 가슴 아프고, 이런 적은 있다.”
▼ 현재 진행 중인 사랑은 아닌가보다.
“좀 오래됐다. 연애 안 한 지 5년 됐다.”
▼ 사랑 경험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되나.
“너무너무 도움이 된다. 사랑도 사랑이지만 그냥 연애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그동안 (연애를) 오래 안 해서 이젠 해야 할 것 같다. 연기에서 연애 오래 안 한 티가 난다(웃음).”
▼ 주변에서 인연을 찾아보는 건 어떤가.
“주변에 워낙 없다. 결혼했거나 이미 짝이 있다.”
▼ 목소리를 지나치게 따져서 그런 것은 아닌가.
“외모 중에 유난히 목소리를 얘기하지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무엇이든 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하는 모습만 봐도 반할 때가 있다. 근심걱정을 덜어주는 유머러스한 사람도 좋아한다.”
▼ 사랑관이나 결혼관이 있나.
“독신주의는 아닌데 결혼해서 잘 살 자신이 아직은 없다. 누군가와 가정을 꾸리고 평생 우리는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사는 게 어떤 건지 감이 안 온다. 해보고 싶은 사랑은 있다. 친구처럼 편안하고, 서로 말하지 않고 침묵을 지켜도 눈빛만으로 통하는 사랑을 하고 싶다.”
▼ 그런 사랑이 가능하겠나.
“내가 표현에 익숙지 않다. 애교가 있을 때도 있지만 표현을 과감하게 하지 못한다. 표현하면 도망갈 것 같고, 싫증낼 것 같고…. 연애할 때는 줄다리기를 잘해야 한다는데 그건 너무 어렵다.”
▼ 차기작을 정했나.
“아직 정하지 못했다. 대본과 시나리오가 상당히 많이 들어왔다. 며칠 조용한 곳에 처박혀 차기작 고르는 데만 열중하려고 한다.”
▼ 욕심나는 배역은.
“뤽 베송 감독의 영화 ‘니키타’에 나오는 여전사 니키타다.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와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라라는 멋있는 반면 니키타는 안쓰럽다. 강한 외형의 껍질을 벗겨내면 나약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이 나와서 사람 냄새가 난다.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들어놓기도 하고 애정이 생기게 만든다.”
▼ 라라 역의 안젤리나 졸리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데뷔 초창기에 그런 말을 좀 들었다. 그런 배우가 되면 좋겠다. 소신 있고 줏대 있게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는 배우이지 않나.”
▼ 섹시함은 닮고 싶지 않나.
“섹시하다는 말은 몸매의 S라인에서 풍기는 섹시함만이 아닌 굉장히 매력적이라는 뜻이 담긴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몸과 마음, 모든 면에서 매력적인 그런 섹시한 배우가 되고 싶다.”
▼ 앞으로 활동 계획은….
“드라마든 영화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을 골라 연기활동에 주력할 것이다. 조만간 중국에 갈 일도 있다. 올여름 개봉하는 미중합작영화 ‘어메이징’의 보충 촬영을 해야 한다.”
김아중에게는 남몰래 간직해온 버킷 리스트가 있다. ‘학창시절부터 써온 시를 시집으로 엮기’와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이야기꾼 한데 모으기’다. 톱스타의 ‘인기’보다 ‘연기’를 즐기는 배우 김아중. 그녀의 꿈이 실현될 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