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나이에도 현역 스키어인 이승원 FIS 부회장(전 쌍용그룹 부회장)은 지난 5월 말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FIS 총회의 성과를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로 승화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5월 27일부터 6박7일간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FIS 총회는 아시아권에서는 최초 행사였고, 이 총회에서 아시아 지역에선 두 번째로 부회장에 추대됐다. FIS는 동계 스포츠 단체 중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단체로 동계올림픽 경기의 절반 이상을 관리한다.
“1000여 명의 회원이 하이원리조트에서 선보인 다양한 한국 전통음식과 공연을 보고 크게 만족했습니다. 호텔 측에서 버스 10대를 대절해 용평리조트 등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시설을 보여줬는데 ‘당장 올림픽을 개최해도 되겠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FIS는 회원 중에 각국 스키협회 회장뿐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정치계 거물들이 포진하고 있어 스포츠 외교의 각축장이라고도 불린다. 그런 FIS 회원들이 강원도를 방문해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에 대해 ‘브라보’를 외쳤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부회장은 쌍용정유 사장·회장, 쌍용그룹 부회장을 맡은 기업인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한국 스키 역사에선 산 증인과 같은 존재다. 용평스키장 개장 2년 후인 1977년부터 스키를 타기 시작해 쌍용정유 회장 시절인 1986년 대한스키협회 회장(현재 명예회장)을 지냈으며 1992년부터는 아시아스키연맹 회장(현직), 2000년부터 올 6월 부회장이 되기 까지 FIS 집행위원(이사)을 7차례 연임하고 있다. 1991년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첫 국제대회를 시작으로 1994년엔 FIS 주관 대륙간컵 알파인 국제대회, 1998년엔 세계 최정상급 FIS 알파인 월드컵 경기를 유치했다. 1999년 동계아시아경기대회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때도 당시 김진선 강원도지사를 도와 큰 힘을 보탰다.
“이번 FIS 총회를 통해 강원랜드는 컨벤션 비즈니스에서 사업역량을 키웠고 평창올림픽에 대한 홍보를 확실히 했습니다. 앞으로 올림픽에 대비해 스키 종목별 꿈나무를 육성하는 데 제 나름대로 역할을 다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