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평화비를 세우려던 정대협의 계획은 이들 부부의 제안으로 소녀상으로 바뀌었다. 사과는커녕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는 일본의 행태에 화가 나 눈을 부릅뜨고 있지만 감정 표출은 억제하는, 그래서 슬픔과 분노가 더 진하게 느껴지는 소녀상은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인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거제시 소녀상은 모습을 조금 바꿨어요. 일본은 소녀상 철거운동을 집요하게 벌이는 등 갈수록 노골적인 극우 노선을 걷고 있어요. 더구나 교학사의 역사교과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일본 극우 교과서보다도 더 상처를 줬죠. 이런 흐름에 강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서 있는 자세로 바꿨어요. 그리고 진실 규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상징으로 파랑새를 손에 꼭 쥔 모습으로 만들었죠.”
그동안 국내외 여러 곳에서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제안이 들어왔다. 대부분 일본의 교묘하고도 강력한 방해로 무산됐지만 올해 한두 곳에는 세워질 것 같다고 희망을 피력했다. “소녀상이 더 많이 세워졌으면 좋겠어요. 더는 이런 반인륜적인 범죄가 일어나지 않고, 일본이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고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