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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 서초동 사투리 동의 안 해” 이낙연 “극단 세력 변방으로 밀어내야”

[매거진동아 LIVE] 이낙연-이준석 한국 정치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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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4-01-22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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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공존으로 가는 정치혁명’ 이준석 ‘오늘보다 나은 내일’

    • 이낙연 “젊은 정치지도자 이준석 도전 굉장히 응원”

    • 이준석 “진정성에서 나오는 이낙연 묵직함, 젊은 사람에 큰 힘”

    • 이낙연 “퇴장 요구받는 86세대, 명예회복 노력해야”

    • 이준석 “여의도 사투리 배격하지만 서초동 사투리 우려”

    • 이낙연 “범죄도 착한 일 되는 무도덕주의에서 벗어나자”

    • 이준석 “결국 도도한 시대 변화 이끄는 건 시민”

    [신동아 대담] 이낙연-이준석 한국 정치를 말하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월 9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신동아’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박해윤 기자]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월 9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신동아’ 특별 대담을 진행했다. [박해윤 기자]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민주당 탈당 후 독자 세력화에 나선 이낙연 전 국무총리(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가 한목소리로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국회의원 총선거 이전 공조에 방점을 찍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낙연 따로 이준석 따로 정치개혁을 추구하는 것보다 이낙연, 이준석 두 사람이 힘을 합해 세력화하면 국민이 더 주목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당연히 고려 사항 가운데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런 점을 포함해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지금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협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국민께서 고양이 손이라도 맞잡고 서로 힘을 합쳐 거대한 잘못에 맞서야 한다고 하신다면 그 물길에 합류할 것”이라며 연대에 힘을 실었다.

    1월 9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한 이낙연-이준석 대담은 △1부: 대한민국 생존 전략 △2부: 거부할 수 없는 미래 △3부: 2024년 한국 정치의 과제를 주제로 이뤄졌다. 1부: 대한민국 생존 전략은 이낙연 전 총리 책 제목에서 따왔다. 2부 거부할 수 없는 미래는 이준석 대표의 저서 제목이다.



    이 전 총리는 “양당 독점 구조를 깨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미래가 없다”며 “젊은 정치 지도자 이준석의 도전을 굉장히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범접할 수 없는 무게감과 이력을 가진 이낙연 전 대표의 진정성에서 나오는 묵직함은 젊은 사람 입장에서 큰 힘이 된다”며 “똑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만큼 한국 정치 변화를 추구할 호기”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전체 대담 영상은 유튜브 채널 ‘매거진동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대담을 3부, 2부, 1부 순서로 재구성한 것이다.

    2024년 한국 정치의 과제

    2024년은 선택의 해다. 시대적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낙연_
    정치혁명이다. ‘정치 이대로 좋다’는 세력과 ‘이대로는 안 된다’는 세력의 한판 승부가 벌어질 거다. ‘정치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는 데 동의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그분들의 뜻을 선거와 선거 이후 대한민국 정치에 어떻게 반영되도록 할 것인지가 큰 숙제다. 이 과정 전체가 혁명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 혁명의 과정에 기꺼이 이 한 몸 던지겠다고 말씀드린다.

    정치혁명이 시대적 과제라는 얘기에 이준석 대표도 동의하나.

    이준석_ 정치가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한다. 그렇기에 이 길에 나선 거다. 지난 대선의 판단 기준이 ‘대장동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였다는 것은 굉장히 부끄러운 일이다. 형사적 사안으로 누군가 처벌받으면 될 일을 두고 찬반으로 나뉘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렀다. 윤석열과 이재명 두 후보 경제 공약이 무엇이었는지, 교육과 안보 공약이 무엇인지 기억나는 게 없지 않나. 그만큼 우리 정치가 무의미한 것을 가지고 다퉜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총선을 또다시 선악 구도로 만들어 ‘윤석열 대통령이 나쁘냐’ ‘이재명 대표가 더 나쁘냐’로 몰아가려는 세력이 있다면 멱살잡이를 해서라도 저출산이라든지, 안보 상황 같은 국민 삶과 관계있는 공론의 장으로 끌고 와야 한다. 총선이라는 정치 일정이 있더라도 필요한 얘기는 용감하게 해야 한다.

    여당에서는 여소야대 상황으로 대선 공약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니 여대야소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낙연_ 그동안 잘못했던 것이 온통 의석 부족 때문이었다는 것은 과장이다. 대통령이나 정부가 제대로 일한다면 의석의 많고 적은 것은 그다지 큰 문제가 안 된다. 지금 상태로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한다든지 혹은 제1당이 된다든지 하는 것은 어려운 꿈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른바 86세대가 퇴장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준석_ 뷔페 식당 갈 때 전날부터 장을 비우는 것은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기 위해서다. 그런데 비우는 과정은 잘 됐는데 만약 들어오는 음식이 기준치에 미달한다면 좋은 경험이 아닐 수 있다.

    2020년 21대 총선 때 보수정당에서는 비우는 과정은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 공천 과정에 더 신선한 인물이 들어왔느냐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래서 의석도 많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한국 사회에 86세대에 대한 적개심 같은 것이 상당히 조직화돼 가고 있다. 86세대 분이 민주당에 많은데, 그분들이 결집한 힘으로 패거리 정치를 한다고 비판한다. ‘여의도 사투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런데 반대 지점이 ‘서초동 사투리’가 되면 그것도 좋은 경험이 아닐 수 있다.

    86세대가 문제 되는 것은 결집한 힘을 바탕으로 패거리 정치를 한다는 것인데, 지금 국민들은 그에 못지않게 검사동일체 원칙 같은 서초동 사투리를 경험하면서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86세대를 비워내자는 얘기에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겠으나 서초동 문법으로 채우자는 것에 동의하는 국민은 절대다수가 아니다.

    그렇기에 제3세력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좋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는 지금까지 소외된 과학기술인의 목소리를 얘기하고 있고, 나는 세대적 관점에서 젊은 세대가 참여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소수자 입장에서 할 말을 한 용기 있는 사람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씀한다.

    86 패거리 정치를 검찰 정치가 대체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봤을 때 더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여겨질 좋은 사람을 우리가 어떻게 내놓느냐에 따라 문화가 바뀔 것이다.

    86세대 스스로 퇴장 요구받는 이유 성찰해야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박해윤 기자]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박해윤 기자]

    이낙연_ 86세대가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기여한 것은 평가해야 한다. 정치에 상당히 신선한 변화를 유발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그 세대 전체가 그랬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가 도덕적 문제를 야기했다든지 또는 탐욕스러워졌다든지 하는 등의 문제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퇴장을 요구받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86세대 스스로 자성하고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86세대 퇴장론에 깔린 어떤 문제 때문에 86세대 이전 민주화 세대의 명예까지 상처를 입는 현실은 굉장히 안타깝다. 지금까지도 순수함을 유지하면서 나라 걱정을 하는 민주화 세대 선배가 많이 계시다. 86세대와 민주당은 민주화 세력 전체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서초동 사투리라는 표현을 썼다. 국민의힘에 검사 출신이 대거 들어올 것 같은데, 그런 식으로는 정치가 나아지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국회에 들어와 다양한 목소리를 쏟아내고 그것이 용광로처럼 용해돼야지, 특정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대거 들어오겠다는 것은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다른 관심사는 2030세대가 정치권 전면에 얼마나 등장하느냐다.

    이준석_ MZ세대는 이번 총선에 정치지도자로서의 역할보다 유권자로서의 역할이 부각될 걸로 본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기성 정당 핵심 가치였다면 3·9 대통령선거 이후로 그 가치들의 시효가 만료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산업화나 민주화 영웅과의 친분 같은 것이 존재했다.

    평생 공무원으로 살아온 윤석열 대통령은 산업화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고, 이재명 대표도 변호사로 활동했지만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지금은 양당이 (시대적 가치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3지대도 MZ세대에게 새로운 매력적 가치를 제시해 대안으로 인정받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구체적이고 전문성 있는 대안을 원한다. 기존 정치권의 두루뭉술한 화법으로는 그들에게 표를 얻을 수 없다. 아주 세밀한 정책 경쟁 속에서 MZ세대의 마음을 얻을 정당의 윤곽이 그려질 것이다.

    이낙연_ MZ세대의 정치권 진입은 자연적인 현상이다. (이번 총선에 MZ세대가) 많이 들어와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MZ세대 진입으로 우리 정치가 환골탈태해야 한다. 민주화냐 산업화냐 아니면 그 무엇이냐 하는 거대 담론으로 정치가 좌지우지되는 시대가 아니다. 직면한 여러 거대 위기에 잘 대처하지 않으면 국가를 지탱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MZ세대가 세분화된 국가적 문제에 아이디어를 내고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제3지대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사표 방지 심리’가 작동할 가능성도 있다. 그 점은 어떻게 극복해 나갈 생각인가.

    이낙연_ 3·9 대선 이후로 국민이 느끼는 절망의 본질은 고를 만한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누구누구 둘 중 하나를 고르도록 돼 있는 선택지가 잘못됐다고 국민이 느끼고 계신 거다. 그래서 ‘이 답은 어떠신가요’라고 새로운 선택지를 국민께 제시할 예정이다. ‘둘 중에는 답이 없다’고 절망했던 국민들께서 ‘마음에 드는 답이 나타났다’ ‘대한민국 정치를 살려야겠다’며 투표장에 많이 오실 것으로 믿는다.

    이준석_ 진짜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이라면 어떤 제도하에서든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기대로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데 주력하겠다. 우리 국민은 정치인들의 노력을 다면적으로 평가한다. 어려운 상황에서 신당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올곧은 마음을 유지한다면 응원하기 위해 ‘한 표 보태주자’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동할 것이다.

    공존 그리고 내일이 있는 삶

    이낙연-이준석 두 분이 함께 세력화하면 더 많은 국민이 주목하지 않겠나.

    이낙연_ 당연히 고려 사항 중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 걸 포함해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정책 공조나 선거 연합을 넘어 협력할 가능성이 있나.

    이준석_ 민주화 지도자들을 보면, 이견이 있을 때 따로 떨어져 정치를 한 적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민주화라는 시대적 과제를 앞두고 중요한 시점에 힘을 합쳤다. 대한민국 국민께서 두 세력의 가치를 모두 인정해 민주화 영웅들이 순차적으로 대통령이 되기도 했다. 지금은 저희가 (신당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결국 도도한 시대의 변화를 이끄는 것은 시민이다. 국민들께서 지금은 고양이 손이라도 맞잡고 서로 힘을 합쳐 거대한 잘못에 맞서야 한다고 하시면 그 물길에 합류하는 것이 당연하다. 따로 또 같이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협력해 나가라고 하시면 그렇게 따를 것이다. 시민과 국민의 반응을 살피면서 움직여나갈 것이다.

    22대 총선에 이낙연 이름 석 자가 적힌 투표용지를 보게 되는 건가.

    이낙연_ 출마하지 않는다. 양당의 기득권이라는 벽에 막혀 기회를 갖지 못했던 청년, 전문직에 종사하는 분,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에게 기회를 열어드리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이준석 이름 석 자는.

    이준석_ 가장 어려운 전장을 맡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던 6·25전쟁 다부동 전투에서 백선엽 장군이 전투를 지휘하기 위해 달려나가면서 했던 말이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였다. 지도자 구실을 할 사람들이 앞서나가는 게 아니라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 사기를 꺾는 경우가 있다. 나는 당연히 앞장서 총선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국민이 원하는 시대정신은.

    이낙연_ ‘공존’이다. 지금처럼 진영으로 나뉘어 자기 진영에서 벌어지는 일은 범죄도 착한 일이 되고 상대 진영에서 하는 일은 좋은 일도 나쁜 일이 되는 무도덕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로 인정하고 공존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이준석_ 손학규 전 대표가 말씀한 ‘저녁이 있는 삶’을 지금 상황에 맞게 재탄생시킨다면 ‘내일이 있는 삶’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공정의 가치가 훼손된 것은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다는 신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게 하는 정치를 해보고 싶다.

    거부할 수 없는 미래

    이낙연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재명 대표를 응시하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마친 뒤 이재명 대표를 응시하고 있다. [뉴스1]

    양극단 정치가 일상화한 근본 원인이 뭘까.

    이낙연_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1년 동안 유학한 미국도 정치 양극화 문제로 굉장히 앓고 있다. 우선 경제 위축이 원인일 수 있다. 경제가 팽창의 시대를 끝내고 수축하면서 자기 것을 지키려 상대 것을 뺏으려는 제로섬 사회가 되고 있다.

    정치가 사회적 좌절이 증오심으로 폭발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하는데 오히려 분노를 유발하고 증오를 자극한다. 지지자 표만 모으려 하면서 양극화하고 있다.

    정치 양극화가 과거 양김 시대처럼 ‘나는 이런 점에서 DJ가 좋다’ ‘무슨 소리냐, YS가 멋있다. 투쟁도 더 많이 했다’ 식의 사랑의 경쟁이면 좋은데, 지금은 ‘그쪽과는 도저히 할 수 없다’ ‘나는 그쪽이 훨씬 싫다’는 증오의 경쟁이다.

    세계적으로 정치 양극화가 나타나는 데는 미디어 환경 변화도 한몫하고 있다. 과거에는 몇몇 미디어를 통해 비교적 균형 잡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지금은 미디어가 너무 많아져 입맛에 맞는 것을 고르는 과정에 정보 편식 현상이 나타난다.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 심리적 내전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이른바 김건희 특검에 대한 의견은.

    이낙연_ 정부 여당은 야당이 의석수를 내세워 방탄한다고 비난해 왔는데, 이번에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내세워 부인과 관련된 특검을 방탄하고 있지 않나. 힘과 방탄의 수렁에서 대한민국이 2년째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이준석_ 사정 정국을 누가 열었느냐를 먼저 살펴봐야 된다. 사정 정국을 여는 키는 검찰을 사실상 통제하는 대통령이 갖고 있다. 1년 반 동안 야당 당수에 대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가 있었다. 그 결과 야당 당수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특정 특검에 대해 화합을 위해 하지 말자고 얘기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 많은 사람은 이재명 대표든, 김건희 여사든 잘못이 있으면 합당한 수사를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검찰 공무원 출신이 이례적으로 대통령에 오른 것은 ‘성역 없는 수사’라는 강렬한 이미지 덕택이었다. 이제 와서 ‘이재명 대표는 꼭 수사해야 하지만 김건희 여사는 국정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며 편파적인 수사다’라고 한다면 상징 자본을 갉아먹게 된다. 비상 대권인 거부권이 남발되면서 대통령은 견제 받지 않는 권력, 뭐든 막을 수 있는 사람이 돼버렸다. 대통령께서 특별감찰관과 감사원장 임명권을 국회와 야당에 주겠다는 시스템적 전환을 제안하면 어떨까 싶다. 국민은 나라가 잘되길 바라고 대통령이 국정을 잘하길 바라지, 김건희 여사나 대통령이 잘못되길 바라지 않는다. 대통령이 우리 국민을 믿고 가야 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언론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언론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이낙연_ 한동훈 위원장이 좋은 선택의 기회를 놓친 것 같다. 윤석열 대통령과 특별한 신뢰관계가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위상은 물론 국민의힘 선거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 윤 대통령의 실정 가운데 몇 가지, 예컨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문제를 백지화하겠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없애겠다 같은 것으로 출발했더라면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주면서 본인의 위상도 올라가고 선거에 더 도움이 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다. 차별화를 선택한 게 아니라 아바타 노선을 선택했다. 윤석열 정부의 잘못을 전부 짊어지고 가는 길을 골랐다. 지금 행보는 일시적 인기를 끌고 주목받을 수 있을지라도 한계가 올 수밖에 없다.

    이준석_ 한동훈 위원장이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한 시점이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위치를 어디에 놓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지방 순방 행보도 그렇고 화법도 ‘자신이 준비된 대권주자’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거대 정당 당대표는 밖에 드러나는 활동이 10∼20%라면, 안에서 당무를 원활히 조정하고 정책을 만드는 역할이 70∼80%다. 그런데 그 점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고 실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점수를 준다면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겠나.

    이준석_ 학점으로 얘기한다면 B학점. 지금까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보면, 관심도 못 받고 개혁도 못 한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한동훈 위원장은 적어도 관심은 받았다. 그래서 B학점 정도 받을 수 있겠다. 잊으면 안 되는 게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언론의 관심은 엄청나게 받았지만 용두사미가 된 이유가 결국 성역을 상정했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본다.

    이낙연_ 순발력과 경쾌한 몸짓은 정치권에서 드문 것이어서 주목받는 것 같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는 어렵다.

    한동훈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출마하지 않고 오로지 총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준석_ 화법이 묘했다. 정치 입문과 동시에 자기희생을 선언한 사람은 세계적으로 처음일 거다. 책임 정치도 하나의 중요한 가치다. 같이 달려들어 내가 당선될 만큼의 선거판을 만들겠다고 하는 게 더 중요했다. 여당이 좋은 성적을 내면 누군가의 후원으로 총리를 맡거나, 당대표에 도전한다든지, 얼마간 보장된 희생이 아닌가 생각할 수밖에 없는 지점이 있다.

    한동훈 위원장은 정치 입문 첫 일성으로 86운동권을 특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개딸 전체주의를 비판했다.

    이낙연_ 국가 전체의 고민, 국민의 아픔을 먼저 얘기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 자리에 오르자마자 상대에 대한 공격부터 시작하는 모습이 굉장히 낯설다. 검사 본능이 춤추는 것 아닌가. 안 그래도 검찰 과잉의 시대에 질려 있는데 모처럼 나온 젊은 집권당 지도자마저 검찰 공화국 완성 드라마를 보여주려는 것 같은 느낌을 줘 썩 좋지 않다.

    극단 세력 변방화

    1월 9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한 이낙연-이준석 대담. [박해윤 기자]

    1월 9일 서울 광화문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진행한 이낙연-이준석 대담. [박해윤 기자]

    이준석 대표는 탈당 외 다른 방법은 없었나.

    이준석_ 1년 반 전부터 대통령이 바뀌어야 한다, 국정 기조를 바꿔야 국민의 지지를 다시 받는다고 계속 얘기해 왔다. 그런데 그것을 내부 총질로 규정한다. 언로가 막힌 것이다. 2016년 새누리당 안에서 언로가 차단된 것이 얼마나 큰 재앙으로 다가오는지 체감했다. 지금은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민국 양 날개 중 오른쪽이라고 할 보수 진영이 소멸 위기에 처했다. 지금 시점에는 결국 ‘노아의 방주’를 차릴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

    이낙연 전 총리도 민주당에 남아 변화와 혁신을 꾀했어야 한다고 말씀하는 이들이 있다.

     이낙연_ 선의의 말씀이라는 건 알지만 (당의 상황을) 충분히 알지 못해 그런 말씀을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할 일이 거의 없는 상태로 꽤 많은 세월을 지내왔다. 주류 세력과 다른 얘기를 하면 그날로 ‘수박’이 돼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는다. 그런 상태가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다른 목소리가 억압돼 질식되는 상태다. 미국과 독일에서 1년 넘게 유학하면서 지금의 한국 정치 구도로는 대한민국이 침몰해 가는 것을 막을 길이 없겠다는 절박한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이 침몰할 수밖에 없다?

    이낙연_ 지금처럼 양당이 각자의 생존을 위해 극한 투쟁만 하고,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할 일이 뒷전으로 밀리는 상태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장하기 어렵다. 지금의 정치 구도에 바람구멍을 내 새로운 숨통을 열어야만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한 국가로 회복할 수 있겠다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있다. 한국 정치를 양분하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력이 있어야 한다.

    이준석 대표는 신당을 창당한다.

    이낙연_ 이준석 전 대표는 제가 주목하는 젊은 정치지도자 중 한 분이다. 남다른 문제의식으로 이 길이 한국 정치를 위해 더 낫겠다고 판단하고 도전하신 걸로 안다. 성공했으면 좋겠고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낙연 전 총리의 도전에 어떤 입장인가.

    이준석_ 이낙연 전 총리는 총리로 중앙정부도 이끌고, 전남지사로 지방정부도 이끈 경험이 있다. 집권당 대표도 경험했다. 사실상 대통령 빼고 거의 모든 경험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국가를 위해 사심 없이 봉사하실 기회를 찾아 도전하시는 걸로 이해한다. 마중물도 아니고 그 마중물을 퍼 올리기 위한 허드렛물 역할까지 하겠다는 겸손한 말씀을 주셨다. 이 전 총리 같은 원로의 그 같은 발언에 많은 사람이 진정성을 느낄 것이다. 나도 이 전 총리가 지향하는 지점에 굉장한 흥분을 느낀다. 진정성이 가져다주는 묵직함이라는 게 있다. 범접할 수 없는 무게감과 이력을 가진 이 전 총리는 젊은 사람 입장에서 큰 힘이 된다. 똑같은 문제의식으로 다소 세대가 차이 나는 이들이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협력하면서 대한민국의 변화를 추구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말씀을 들으니 두 사람 사이 교집합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이낙연_ 지금의 양당 독점 구도를 깨뜨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보장될 수 없다. 짧은 기간이지만 미국과 독일에 머물면서 깨달은 게 정치구조가 그 나라의 모든 것에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미국도 대안 없는 양당제 폐해를 지적하며 국민 60%가 다당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 다당제 전통을 가진 독일은 극우 정당 같은 극단 세력이 중앙정치에서 위세를 떨치지 못하도록 극단 세력을 변방화하고 소수화해 연정의 전통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 같은 지혜를 우리가 배울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립정부는 DJP(김대중-김종필) 이외에 별로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이번 총선에서 다당제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비슷한 것이라도 만들어놓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의미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 이준석 전 대표와 다른 동지들의 앞선 도전을 굉장히 응원하고 있다.

    개혁신당에 합류할 현역 국회의원이 있나.

    이준석_ 현 상황에도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히는 분이 있다. 나중에는 비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질 분이 있다고 본다. 지금은 양당 공히 결격 사유가 있어 공천에서 탈락한다기보다는 당 주류에 편입되지 못한 사람들, 주류가 하는 잘못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떨어져 나오고 있다. 쭉정이가 아니라 알곡이 능동적으로 떨려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도 그렇고 국민의힘에서도 비자발적으로 이탈하는 의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민이 보기에 정치를 계속하는 게 좋겠다는 분들의 서사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참여할 결심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플랫폼을 유지한다면 현역의원 입당 문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왼쪽).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박해윤 조영철 기자]

    이낙연 새로운미래 인재위원장(왼쪽).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박해윤 조영철 기자]

    대한민국 생존 전략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낙연_ 안보를 강조하면 반드시 상대의 안보 강화를 불러온다. 그래서 안보 강화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평화 대화’가 병행돼야 한다. 평화 대화 없이 안보 강화만 하다 보니 남북이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고 급기야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는 상황까지 왔다.

    북한이 연거푸 도발한다

    이낙연_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는 있지만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화를 사실상 포기하고 북한을 압박하는 정책을 폈는데 그것이 북한을 더욱 자극해 한반도에 한미일 대 북·중·러 대치 구도가 만들어졌다. 북한 처지에서는 중국과 러시아라는 튼튼한 뒷배가 생긴 셈이다.

    이준석_ 한미일 협력 강화라는 대전제에 동의한다. 3국 안보협력 강화로 미국과 일본에서 어떤 전향적 변화가 있었는지 국민이 체감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미국의 안보 이익에 한국이 동참했을 때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거나 미국이 한국 측 편의를 봐주는 문화가 있었다. 많은 국민이 그 같은 방향을 지지했다.

    현시점에서는 의전만 극진하게 받았을 뿐 실리에 해당하는 전기차 배터리나 반도체 문제에서 양보를 얻어낸 것이 보이지 않아 안보 전략이 경제 전략으로 이어졌느냐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안보 협력 강화에 따른 반대급부가 무엇인지 지금보다 더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낙연_ 한미일 3국 연대를 통한 대북 압박 정책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클린턴 행정부 때 페리 보고서에 상호 위협 감축이라는 키워드가 나온다. 지금이야말로 상호 위협 감축 입장에서 북핵 문제에 대처하는 대화를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을 갖기 전 대북정책과 핵을 가진 후의 대북정책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이미 핵을 가졌다고 본다면 이제는 그것을 인정하면서 상호 위협 감축을 위한 전략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통일 대상이 아니라 적대국가라고 천명하고 나섰다.

    이준석_ 북한이 한국을 통일 대상으로 삼았다고 하더라도 적화통일 대상일 것이기에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본다. 북한의 도발에 대등한 수준의 반응을 보이는 것 못지않게 실질적으로 북핵과 미사일 위협을 어떻게 억제할지가 중요하다. 한미일 협력을 넘어 다자간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낙연_ 북한이 핵실험을 시작한 게 2006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게 2017년이다. 이후에도 우리는 남북 정상회담을 했다. 지금이라고 못 할 것은 없다. 북한이 우리를 적대국가라고 했다고 놀라는데, 우리 또한 그 이전에 북한을 주적이라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나. 안보 강화도 좋지만 평화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 대화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북한이 받아들일 만한 제안을 해 대화의 장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준석_ 보수 진영은 상호주의적 관점을 유지하기에 북한의 태도 변화가 (대화의) 전제라고 얘기한다. 그렇기에 최근의 도발 국면에서 대화는 어려울 수 있다. 당면한 위협 해결뿐 아니라 미사일 기술 완성을 어떻게 통제할 것이냐 하는 문제의식에서 다자간 대화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미일 공조에서 미국과 일본에 할 말을 해 얻어낼 것을 얻어내야 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완성되면 북한이 남해안으로 잠수함을 이동시켜 미사일을 쏠 수도 있다. 현재의 미사일 방어 체계로는 막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원자력잠수함이다. 미국으로부터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양해를 얻어내야 한다. 북한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도 상호주의를 적용해 한미일 3각 협력 체계에 우리가 동참하면서 어떤 안보적 강화가 이뤄졌는지 국민께 보여줘야 한다.

    이낙연_ 윤석열 정부 초기 독자적 핵무장론이 나왔다가 미국 압력에 의해 쏙 들어갔다. 그런 말을 즉흥적으로 꺼냈다가 주워 담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면 지금 단계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가. 이준석 전 대표가 언급한 대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있어야 한다. 핵추진 잠수함,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에 대해 한국과 미국, 일본은 이해관계뿐 아니라 규정도 다르다. 한국이 할 수 있는 것과 일본에 허용되는 것에 차이가 있다. 지금 단계에서 미국이 핵무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 최소한 일본 수준 정도로 원자력협정을 개정하는 문제는 추진할 때가 됐다.

    신동아 2월호 표지.

    신동아 2월호 표지.



    2024 총선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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