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그렇지 않다. 은하 3호는 나로호와 연료의 종류가 다르다. 나로호는 극저온 상태로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반면 은하 3호는 상온에서 액체연료를 주입할 수 있어 무기로 전용하기 유리하다. 은하 3호가 사용한 추진제(연료와 산화제)는 우주용보다는 공격용 로켓에 주로 쓰이는 것이다. 이 추진제는 나로호가 사용하는 연료보다 값이 3배가량 비싸지만 로켓에 주입한 뒤 일정 기간 보관할 수 있다. 로켓에 추진제를 채운 채 발사 준비를 해놓을 수 있으므로 무기용 로켓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다. 물론 고체연료 로켓보다는 무기로서의 효용이 떨어진다.
Q : 북한이 액체연료 기술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과 비슷한 능력을 갖춘 로켓을 개발한 것인가.
A : 그렇지는 않다. 로켓 선진국은 액체연료를 3~6개월 동안 로켓엔진에 충전해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연료 저장통을 코팅하는 기술이 그것이다. 북한이 산화제로 사용한 질산은 질이 낮고 독성이 강해 금속을 빠르게 녹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코팅 기술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선진국 수준은 아닐 것이다.
은하 3호의 비행거리가 1만㎞면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등 서부지역이 사정권에 들어간다. 1만3000km면 워싱턴을 포함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
Q : 북한의 ICBM 기술 수준은….
A : 우주발사체에 필요한 1단 로켓 기술과 단 분리 기술 등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대부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북한을 ICBM 보유국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ICBM 기술을 완성하려면 핵탄두를 1t 이하 규모로 소형화해야 한다. 또한 우주에서 대기권으로 탑재물(핵탄두)을 재진입(re-entry) 시키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2011년 6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한 2006년, 2009년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났다. 다른 나라의 경우를 보면 (핵탄두 소형·경량화에) 성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답했다.
Q : 북한이 탑재물을 우주에서 대기로 재진입시키는 기술을 갖고 있을까.
A : 알 수 없다. 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2000∼3000℃의 고열을 견디는 기술은 개발하지 않았을까 싶다. ICBM은 마하 20의 속도로 우주에서 지구로 떨어진다. 6000∼7000℃를 견뎌야 한다. 기술 확보가 쉽지 않은 분야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열을 견디면서 탄두를 보호하는 물질은 ICBM을 보유한 극소수 나라만 확보하고 있다.
북한이 ICBM을 보유하는 것은 ‘고슴도치의 바늘’에 비유된다. 나라는 고슴도치처럼 볼품없지만 독재체제에 위협이 닥치면 바늘로 찌르겠다고 겁박할 수 있는 것이다.
최소 10년 뒤처진 한국
북한은 세계에서 10번째로 스페이스 클럽(Space Club)에 가입했다. 이 클럽은 자국 영토에서, 자국 로켓으로, 자국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쏘아 올린 국가를 가리킨다. 이 클럽에 속한 나라는 러시아(1957년) 미국(1958년) 프랑스(1965년) 중국(1970년) 일본(1970년) 영국(1971년) 인도(1979년) 이스라엘(1988년) 이란(2009년)이다.
한국은 나로호 후속사업인 한국형발사체(KSLV-Ⅱ)를 일러야 2021년(발사 목표 시점)에 쏠 수 있다. 국내 기술로 제작하는 KSLV-Ⅱ의 1단은 은하 3호의 1단과 마찬가지로 액체연료 로켓으로 개발한다. 액체연료 장거리 로켓 기술에서 북한보다 최소 10년가량 뒤처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