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MBC스포츠플러스에서 ‘베이스볼 투나잇(베투)’을 진행하는 김선신 아나운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중 11년 연속 시청률 1위를 고수하는 ‘베투’의 안방마님 김선신(28) 아나운서는 2011년 수백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스포츠방송사에 입사했다.
초등학교 교사이던 그가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아나운서를 선택한 것은 도전정신 때문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 생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왕이면 오래전부터 꿈꾸던 아나운서 활동을 통해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고, 그런 갈망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지속되는 걸 느끼며 과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방송의 꽃’으로 머무는 것을 거부하고 야구 전문 방송인으로 거듭난 김선신 아나운서를 6월 7일 만났다.
초등교사에서 아나운서 변신
▼ 아나운서 5년차다. 지금 모습에 만족하는 편인가.
“50대 50이다. 내게 주어진 일을 계속할 수 있고, 선배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며 동료 아나운서, 다른 방송국 아나운서들의 칭찬을 받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그래서 50을 남겨뒀다. 방송 진행도 진행이지만, 인터뷰를 잘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내가 한 인터뷰가 여러 사람에게 회자되고 화제를 모은다면 굉장히 뜻깊은 일이 될 것이다. 방송 일 중 인터뷰가 가장 어렵기도 하다.
어제(6월 6일) 넥센의 김하성 선수가 두산 전에서 끝내기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인터뷰를 했는데, 지나고 생각하니 아쉬운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왜 그 질문을 안 했지?’ ‘아, 그땐 이런 내용으로 물어봤어야 하는데…’ 하는 자책과 반성이 겹치면서 퇴근 후 집에 오는 내내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을 인터뷰하는 건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다. 그런 중요한 인터뷰를 만족스러운 결과물로 이끌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절망스럽기까지 했다.”
▼ 초등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방송의 길을 선택했을 때 부모님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
“아빠가 대전대 전자공학과 교수이시다. 할머니도 선생님이시고. 친가 쪽 대부분이 교육자로 일하는 터라 내가 교사를 계속하길 바라셨다. 가족들은 방송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아나운서는 수명이 짧고 상황에 따른 변화의 폭도 크지 않나. 엄마는 내가 아나운서 하겠다고 말했을 때 ‘너보다 예쁘고 키 큰 아나운서가 얼마나 많은데, 네가 가당키나 하겠냐’며 걱정을 많이 하셨다. 일단 말은 꺼냈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다 싶어 혼자 학원을 알아봤다. 엄마한테 돈을 받아 쓰는 게 부담스러워 장학금을 주는 방송 아카데미를 찾았고, 오디션을 거쳐 3위 안에 들면 장학금을 준다는 학원을 찾아내 합격했다.”
▼ 별다른 준비도 없이 오디션을 치른 건가.
“면접관이 ‘왜 당신을 뽑아야 하는지 어필해보라’고 했다. 순간 당황했지만, 평소 내가 아나운서를 얼마나 하고 싶어 하는지를 설명했다.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휴대전화로 방송 리포트하는 상황을 연습하곤 했는데, 그 모습을 재연했다. 오디션에 참가한 후보생 중에서 학원도 안 다니고 ‘생짜’로 온 사람은 나 혼자밖에 없더라. 그런데 그게 좋은 이미지로 어필이 된 듯하다. 3위 안에 들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