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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내 인생과 꼭 닮은 드라마, 나를 세 번 울려요”

  •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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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인터뷰 중인 최진실.

-지금 이 순간, 인생은 살 만한가요.

“뭐라고 말해야 하나. 30대 인생은 너무 힘들었어요. 결혼했고, 이혼했고, 다시 연기자로 복귀했죠. 개인적으로 이렇게 굴곡이 심한 적은 없었죠.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거 같았어요. 그렇지만 절망 뒤에 바로 희망이 있어요.

하나님께 원망의 기도를 한 적이 있어요. 하나님, 제가 무슨 큰 죄를 지었습니까. 제가 어떻게 하기를 원하십니까. 자꾸 원망의 기도를 하다 보니 나중엔 감사의 기도로 바뀌더라고요. 이 고통을 남편을 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들을 통해 주셨다면 저는 정말 죽었을 겁니다. 그래서 절망으로 시작한 기도가 나중엔 ‘하나님, 다시 손잡아주시고 최진실에게 희망을 주실 거죠’라는 내용으로 바뀌었어요.

시청률이 40%가 넘는다길래 먼저 하나님한테 감사기도를 드렸어요. 하나님이 정말 옆에서 제 손을 잡아주는 것 같아요. 눈물이 나도록 감사해요.”

그녀는 집 근처 교회에 다닌다. 성경의 잠언과 시편을 즐겨 읽는다. 찬송가 405장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 애송곡이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워/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이 찬송가를 애들 자장가로 매일 밤 불러주는 바람에 세 살짜리 둘째가 4절까지 다 외워요. 그 애는 이게 자장가인 줄 알죠.”

그 사람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장밋빛 인생’에서 반성문이 아내를 배신하고 다른 여자에게 갔지만 결국 그 여자에게도 배신당하죠.

“네, 어제 배신당해서 맹순이한테 돌아왔는데 이미 맹순이는 없죠.”

-애 낳고 살다가 남자가 바람나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가 현실에서 그렇게 많을까요.

“그런 일이 생각보다 많아요. 결혼한 여성들은 맹순이가 가진 짐들 중에서 하나는 짊어지고 사는 것 같아요. 맹순이는 ‘불행의 종합상자’죠. 사기당하고, 남편한테 이혼당하고, 암 걸리고. 또 아들 못 낳아 시어머니한테 구박덩어리죠. 맹순이하고 똑같은 경우로 이혼 요구를 당한 경험이 있어 분통을 터뜨리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공감대가 형성되는 거 아닐까요.

맹순이는 ‘장밋빛 인생’ 1부부터 이혼 요구를 당해 결국 12부에서 이혼을 해주죠. 그 안에 서로한테 상처 주고, 이단옆차기 날리고, 빌어도 보죠. 그러니까 그게 맹순이 얘기만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울면서 촬영하듯 보시는 분들도 울면서 보시는 것 같아요.”

-이혼했다가 재결합하는 부부들도 있지요.

“요즘은 그런 일도 있는가 봐요. 저는 구세대인지 아직 그런 대목을 이해하지 못해요.”

-‘동아일보’ 김갑식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그 사람은 야구 잘할 때 살아 있고, 저도 드라마를 할 때 아름다운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에게는 아이라는 공통분모가 남아 있습니다”라고 말했더군요. 떠나간 조성민 선수를 용서하는 건가요.

“용서는요. 그건 용서라기보다는 애들 아빠니까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죠. 어쨌든 그 사람이 없었다면 두 아이가 어디서 태어났겠어요. 그래도 그 사람이 저한테 보물 같은 자식을 준 게 고마운 일이죠. 저는 살아가면서 애들에게 아빠의 존재에 대해 부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친권은 포기했지만 조 선수 쪽에서 자식을 만나볼 권리는 있는 거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제 마음이 이런데 매일이라도 못 만나겠어요? 여자들은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에게 말이 안 통하는 상황에서 맹순이처럼 그 사람이 진짜 해줄 수 없는 것들을 요구할 때가 있어요. 좋아 너, 이혼해줄 테니까 뭐 갖고 와. 그 사람이 해줄 수 없는 것들을 요구해요. 강한 부정이죠.

여자들이 이혼하면서 나중에 자식들 다 큰 다음에 그대로 다 얘기해주겠다고 하지요. 자식들이 복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을 거고. 제가 무슨 도를 닦은 건 아니죠. 저도 한낱 인간인데 왜 그런 감정의 기복이 없었겠어요. 미움이나 슬픔이 왜 없었겠어요. 이런 거 저런 거 다 생각하다 최종적으로 얻은 결론은 그 사람과 나의 관계는 여기까지가 끝이고, 애들을 생각하면 둘 다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거였죠. 제가 뭐라고 그 사람을 용서하고, 그 사람이 뭐라고 저를 용서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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