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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내 인생과 꼭 닮은 드라마, 나를 세 번 울려요”

  •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전성기 맞은 최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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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이 ‘전쟁’을 벌일 때 조 선수가 자기변명에서인지 진실씨한테 안 좋은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한 게 더러 있더군요. 그 중에는 술, 담배 이야기도 있고….

“글쎄요, 그 사람의 말이 뭐가 참이고 거짓인지 얘기하고 싶지 않고요. 앞으로 살아가면서 긴 시간 동안 저를 봐주신다면 차차 알게 되겠죠. 제가 얼마만큼 열심히 인생을 사느냐, 제 몫을 다하느냐가 중요하죠. 술 마시고 담배 피운 것에 대해 변명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 사람이 저와의 짧은 결혼생활을 통해 그게 불만이었다면 불만이었겠죠. 그걸 모르고 있었던 제가 바보죠. 만약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 부분을 다 고치고 잘했을 텐데, 왜 몰랐을까 하고 후회하죠. 그냥 저는 어쨌든 원망도 없고, 다만 그때는 화가 났지만 지금은 이해하고 싶어요. 진실과 허위를 가리자면 또 하나의 싸움밖에 안 돼요. 그 사람이 이 기사를 읽는다면 자기도 하고 싶은 말이 있겠죠. 이제는 싸움 그만하고 싶어요.”

-진실씨처럼 예쁘고 귀엽고, 모성애가 강하고, 돈 잘 버는 여성이 어디 있겠어요. 조 선수가 굴러들어온 복을 발로 찼어요. 지금쯤 후회하지 않을까요.

“후회 안 할 거예요. 그 사람 성격을 잘 아는데 정말 싫은 건 죽어도 못하는 사람이죠. 그 사람과 저의 인연은 그게 다였던 것 같아요.”

-조 선수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을 언제 알게 됐습니까.

“그 부분은 다시 얘기하고 싶지 않아요. 이제 묻어두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그 사람도 야구선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피해를 주면 안 되잖아요. 그 사람도 많은 사람 앞에 나와서 공을 던져야 하는데, 어떻게 제 입장만 말하겠어요.”

조 선수는 스물일곱에 결혼했다. 그러나 어린 남자도 그녀의 유명해진 CF 카피처럼 ‘여자 하기 나름’은 아니었다.

-남자는 대개 30대에 결혼하면 마누라를 아낄 줄 아는데 어려서 결혼하면 아낄 줄 모른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혹시 진실씨를 사랑하고 아낄 만한 마음의 여유를 가진 사람을 만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까.

“그런 생각이 없어요. 아예 없어요. 정말 저의 남은 인생은 연기와 결혼했다고 생각할 겁니다. 꿋꿋이 두 아이만 키우겠어요. 아이들한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요. 나중에 애들이 커서 ‘정말 거추장스러우니까, 남자 좀 사귀세요’라고 말할 때까지는 애들만 바라보고 편안히 살겠습니다.”

둘째는 손현주씨를 아빠로 알아

-묻지 않아서 못한 말이 있으면 해보세요.

“오히려 너무 많은 말을 한 것 같아 불안해요. 그동안 말하기가 싫었어요. 말로 인해 너무 다쳤죠. 사람들 입이 제일 무서운 거 같아요. 물론 제 입도 무섭지만. 어떤 계산도 없이 제가 겪었던 한 부분을 솔직하게 다 말씀드린 거니까 독자 분들도 더하지도 빼지도 말고 그렇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얘기를 나누다 보니 전 남편에 대한 얘기를 너무 많이 한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조 선수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말만 했어요. 전남편을 욕하라는 건 아니고, ‘이런 부분은 나로서도 어려웠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변명처럼 들릴까봐 싫어요. 어쨌든 열심히 재기하려 하는데 그 사람한테도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 환희는 지금도 아빠를 너무 좋아해요. 아빠가 야구선수인 것도 알고. 둘째는 ‘장밋빛 인생’의 손현주씨를 아빠로 알아요. TV에서 현주씨를 보고 둘째가 ‘아빠 나왔다. 나, 아빠 좋아’라고 말하면 환희가 ‘아빠 아닌데’라고 하죠.”

-환희는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하는군요.

“아니, 아빠를 알죠. 첫째는 아빠에 대한 기억이 있는 거고, 둘째는 제가 임신했을 때 아빠가 떠나서 기억이 없으니까 손현주씨를 아빠로 알아요. 둘째는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어요. 환희는 아빠를 닮았죠. 둘째 수민이도 입 부위가 아빠를 닮았죠. 처음 낳았을 때는 너무 못생겨 깜짝 놀랐어요. 지금은 훨씬 예뻐졌어요. 첫째보다 둘째가 더 예뻐요. 딸이 엄마 마음을 더 잘 알아주고 이해해주지요. 수민이는 더 애틋하게 안기는 것 같고, 환희는 아들이라 거칠어요. 사내라고.”

-촬영 중이라 시간 내기가 힘들 텐데 심야 인터뷰에 응해줘 고맙습니다.

“있는 그대로 잘 써주세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기사를 쓰면 이 인터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연예를 다루는 일간지, 주간지들이 베끼니까요. 그래서 제가 그동안 인터뷰를 피했어요. 지금 저 말고도 이렇게 살아가는 ‘싱글 맘’ 여성이 많으니까 그 분들이 위로받고 힘을 낼 수 있게 써주세요.”

그녀는 수많은 인터뷰를 해봤을 텐데도 문간까지 배웅을 나와 “‘신동아’ 11월호가 언제쯤 나오냐”고 물었다. “연기자들은 대본 보며 말하는 버릇이 붙어 대본 없이 그냥 말하려면 잘 못한다”며 걱정하는 말도 했다. 자정이 지난 시각인데도 모친이 자지 않고 있다가 따라 나왔다. 똑같이 남매를 낳고 남자로부터 아픔을 당한 모녀가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는 모습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마음에 남았다.

신동아 2005년 11월 호

9/9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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