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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검찰 ‘걸면 걸린다’

  • 글: 이상록 동아일보 사회1부 기자 myzodan@donga.com

고삐 풀린 검찰 ‘걸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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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이 변했다. 변해도 많이 변했다. 과거의 검찰이 아니다.
  • 정치인, 기업인, 권력층 가릴 것 없이 검찰이 빼든 칼에 추풍낙엽이 되고 있다. ‘원칙과 정도’의 결과인가, ‘앞뒤 재지 않는 독선’의 부산물인가. 검찰은 왜 달라졌고,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고삐 풀린 검찰 ‘걸면 걸린다’

유력인사들을 줄줄이 소환 또는 구속한 검찰의 ‘중단없는 전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심거리다.

“지금 검찰은 말 그대로 ‘원칙대로’야. 누가 하라마라 할 수도 없지만, 그렇게 하려는 사람도 없어.”지방에 근무하는 중견간부인 A검사는 현재 검찰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한다. 옛날 같으면 ‘윗선’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했을 만한 사건에 대해서도 이젠 아무런 간섭이 없다는 것. 그는 “오히려 여기저기서 (검찰 수사가) 너무 튀어서, 좀 조절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올 정도”라고 했다. 서울에 있는 지청의 한 소장검사는 “이제 ‘정치검찰’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참여정부 출범, 검찰인사와 정치적 중립 확보 방안을 주제로 한 노대통령과 평검사들의 대화, 검찰인사 태풍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검찰이 예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얘기다. 정말 그럴까. 6개월째로 접어든 참여정부 검찰의 ‘독립지수’는 얼마나 될까.

“오늘 오전 11시경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대표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7월1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6층 신상규(申相圭) 3차장 검사실. 서울지검 특수2부가 맡고 있는 쇼핑몰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 사건 수사를 총지휘하고 있던 신차장은 수사 브리핑을 듣기 위해 모인 수십명의 기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당시 정대표는 굿모닝시티 대표 윤창열(尹彰烈·구속)씨에게서 사업상 청탁과 함께 4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었지만, 수차례의 검찰 출두 요구에 불응하고 있던 상태였다. 신차장은 정대표에 대한 사전 영장 청구 사실을 밝히면서 이례적으로 ‘굿모닝시티 수사 관련 검찰 입장’이라는 보도자료까지 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정대표 관련 의혹에 대해서는 정대표 본인의 진술이 없어도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자료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판단돼 사전 영장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또 정대표가 전화 소환과 1, 2, 3차 서면 소환에 모두 불응해 검찰조사를 받을 의사가 없음을 밝힌 이상 일반적인 형사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초대형 상가분양 사기사건으로 분양 피해자만 3000여 명에 이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이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 필요해 더 이상 수사 진행을 늦출 수 없습니다.…이 사건 수사는 어떤 정치적 배경도 없으며, 검찰은 이 사건 수사를 ‘원칙과 정도’에 따라 엄정하게 진행해왔습니다.”

단호해진 검찰의 수사 의지

‘살아있는 권력’으로 불리는 집권여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사전 구속영장 청구는 검찰 안팎에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검찰은 특히 “정대표 조사 없이도 혐의 입증이 충분해 ‘조사를 위한’ 체포영장이 아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강조했다. 범죄혐의가 확실하다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원칙대로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8월5일 정대표가 검찰에 출두했을 때도 검찰은 정대표가 윤창열씨에게서 받은 4억원의 대가성을 집중조사했고, 정대표에게서 “(순수한 정치자금으로) 도와달라며 4억원을 먼저 요구했다”는 진술을 받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검찰은 정대표의 향후 처리와 관련해서도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고 해서 곧바로 불구속 기소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방침도 정해진 게 없다”고 밝히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인 정대표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회기 중에는 국회 동의가 필요하고, 현재 정기국회와 임시국회가 번갈아가며 계속 끊이지 않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흐지부지하게 처리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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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상록 동아일보 사회1부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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