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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비평

새 정권 ‘언론 자유’ 확실히 보장해야

  • 하주용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hajy85@gmail.com

새 정권 ‘언론 자유’ 확실히 보장해야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부쩍 달라진 인터넷 민심이 관심을 끌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후만 해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2012년 대선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였다. 인터넷이 2002년 노풍(盧風)을 만들었듯이 말이다. 그러나 이 예측은 빗나갔다. 4·11 총선은 여당의 승리로 끝났다. 총선 당시 SNS는 김용민의 막말 논란을 확산시켜 야권에 타격을 안긴 주역 중 하나였다.

언어의 의미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학계의 오랜 논쟁거리였다. 같은 단어가 서로 다른 의미를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민주정부’라는 단어를 한번 보자. 모든 정권이 민주정부를 지향한다고 했지만 그 양상은 달랐다. 독재 정권도 스스로를 민주정부라고 지칭했다. ‘언론 정책’이라는 단어도 그 의미가 제각각이다. 종종 언론 장악을 위한 정책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그래서 혹자는 미디어 정책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언론 정책과 미디어 정책은 비슷한 말이지만 그 의미는 사뭇 다르다. 언론과 미디어는 지향점이 다르다. 언론 정책은 한 사회의 소통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 미디어 정책은 언론 산업을 어떻게 활성화할 것인지를 중심에 둔다. 언론 정책은 정보나 의견의 자유로운 흐름이 가져올 공익적 가치에 중점을 두며, 미디어 정책은 종종 매체들의 산업적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

언론 간 이해관계 갈등

이명박 정부는 임기 동안 언론통제 의혹이나 리더십 부재 논란에 휩싸여왔다. 이명박 정부는 언론 정책과 미디어 정책을 조화롭게 수행했다고 하기 힘들다. 지난 5년 동안 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했고 미디어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 끝에 종합편성채널이 탄생했다. IPTV가 상용화됐으며 스마트폰이 확산됐다. 한류 콘텐츠의 해외 진출로 콘텐츠 산업 생태계에 긍정적 변화도 나타났다. 그러나 공영방송 사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 지상파방송 수신료 문제, 유료방송의 디지털 전환 문제 등 갖가지 현안이 사회 갈등의 불씨로 남았다.

이러한 갈등은 모두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업적 차원의 미디어 정책도 필요하지만 소통과 조화를 위한 언론 정책도 필요하다. 그럼에도 이번 대선 기간 각 후보 진영이 내놓은 공약은 온통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대표되는 미디어 산업 정책에 집중돼 있었다. 네트워크 인프라의 확대, 콘텐츠 산업 육성 등 방송통신업계가 반길 만한 공약도 많았다. 반면 언론의 공익성에 대한 공약은 상대적으로 미약했다. 언론 독립과 표현의 자유의 강화, 대립되는 견해의 다양성 보장 등에 대한 시대적 요청 또한 중요하다.

언론 공약 규범적 수준 그쳐

우리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은 정보와 오락의 전달도구를 넘어서 공동체적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언론계는 보수와 진보가 갈등하고, 공익론자와 산업론자가 갈등하며, 지상파방송사업자와 유료방송사업자, 통신사업자가 갈등하는 공간이다. 여기에 미디어 경영자와 노조, 시민단체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추가된다. 이러한 상이한 이해관계의 절묘한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그런데 이념적 대립구도가 심화된 최근 상황을 돌아보면 우리나라의 신문, 방송 매체는 사회적 통합을 유도했다기보다는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듣는다. 차기 정부 언론 정책의 우선 과제는 이러한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것이라고 본다.

또한 차기 정부의 언론 정책은 규제할 것과 규제하지 말 것을 구분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는 산업으로서의 미디어와 소통기구로서의 언론을 구분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선 소통기구로서의 언론을 최대한 자유롭게 해주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언론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은 중요한 언론 정책이다.

특히 정부 출범 시마다 논란이 된 공영방송 사장 선임 제도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공영방송이 정치적 이해에 휘둘리게 둬선 안 된다. 대선 때마다 언급되는 언론 공약들은 매우 규범적이다. 모든 후보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미디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문제는 실천이다.

신동아 2013년 1월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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