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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 한승헌

“공판중심주의가 ‘법관지상주의’라면 수사중심주의는 ‘검사지상주의’겠네요?”

  • 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장 한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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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판례를 바꾸어 피고인이 법정에서 부인할 경우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이 없어졌지 않습니까.

“대법원 판결로 이미 결론 났죠. 사개추위 개정안은 그것을 법 조문화하는 데 불과합니다. 세계의 흐름이 그 방향으로 나가고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선 검찰도 잘 알고 있죠. 다만 검찰의 입증 방법을 보완하기 위해 조사자 증언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원래 사개추위(기획추진단) 안은 검사만 법정에 나와 증언할 수 있는 것이었으나 검사 부담이 과중하다고 해 범위를 넓혀 수사관과 사법경찰관까지 법정증언을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공판중심주의는 법관이 수사와 재판을 모두 맡는 제도’라는 비난이 검찰 쪽에서 나옵니다. 영미법계(영국과 미국의 법체계)와 대륙법계(프랑스·독일·일본의 법체계)에서 법원에 유리한 것만 뽑아내 합친 제도로, 공판중심주의가 아니라 ‘법관지상주의’라는 것이죠.

“공판중심주의가 수사상 자백 중심에서 공판 중심, 법관 중심으로 이행하는 제도임엔 틀림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법관지상주의라고 말한다면 수사는 검사지상주의라고 해야겠지요. 공판중심주의는 검사실에서 이뤄진 수사 결과보다 공판정 안에서 또는 공판 절차에서 이뤄지는 심리를 존중하는 제도입니다. 법원이 검찰 못지않게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것이죠.”

-공판중심주의에 대해 고비용 저효율 제도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검찰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어려움이 생겨 앞으로 뇌물죄라든가 조직폭력 범죄를 수사하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공판중심주의 도입에 따른 수사기관의 부담과 어려움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재판의 본래 목적인 이른바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든가, 정의 실현, 올바른 형벌권 행사를 위해 어느 제도가 더 바람직한가를 따져봐야죠. 검사의 입증 편의라는 관점에선 자백만 가지고 처벌하면 저비용 고효율이 되겠지만, 비용론자도 거기에 동의하진 않을 겁니다. 다소 비용이 들고 복잡한 절차를 거치더라도 올바른 사실 인정과 형벌권을 행사하는 데 목표를 둬야지요. 편하고 쉽게 재판을 끝내려다 보면 인권보호와 진실 규명이 어렵게 되겠지요.”

-외국의 사례는 어떻습니까.

“공판중심주의를 쉽게 설명하면 공판절차 외의 수사과정에서 이루어진 자백이나 조서, 그 밖의 증거는 공판절차에서 반드시 심리와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 의미의 공판중심주의는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다만 증거 법규를 어느 정도까지 엄격하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냐 하는 문제는 더 논의할 여지가 있죠. 검사들도 공판중심주의 도입 자체를 막아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나치게 엄격한 증거법이 가져올 결과를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사개추위에서 형사소송 절차에 관련된 여러 당사자의 균형 있는 시각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개추위에 실무경험이 부족한 소장 학자가 많다는 거죠. 그리고 시한에 쫓기듯 여론수렴과정을 제대로 밟지 않고 밀어붙인다는 불만이 검찰 쪽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 때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각계 인사가 참여해 얼마나 많은 논의를 했는지 알고서 그런 말을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2003년 대법원 산하 사개위가 발족한 이후 1년2개월 동안 정부, 판·검사, 변호사, 학계, 언론계, 노동계, 시민단체 대표들이 수도 없이 회의를 하고 전문가 의견을 듣고 공청회를 하고 모의재판을 했습니다. 전체회의가 총 27회, 분과위원회는 25회, 두 차례 공청회, 한 차례 모의재판과 수차례의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그때마다 검찰도 참여했고, 언론이 기사와 사설을 썼습니다. 그만큼이면 국민 의사를 충분히 수렴한 거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올해 1월 사개추위가 발족한 이후에도 내부 토론은 물론이고 공청회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청취했습니다. 실무위원회와 본 위원회에서도 거듭 논의했습니다. 교수, 판사, 검사, 변호사로 구성된 사개추위의 기획연구팀에서 26차례의 내부회의, 4차례의 외부전문가 토론회(검사 포함), 공청회, 대토론회(검사 참여)를 열었습니다. 바로 그 논의에 법원, 검찰, 변호사 대표가 참여한 것은 물론입니다. 공판중심주의 강화방안도 검찰측이 참여한 연구팀 논의, 보고서, 건의서, 전문가 토론회, 기획추진단 전체회의, 대토론회, 본위원회 등의 논의과정을 거쳤습니다.”

-사법부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사개추위가 검토의 기반으로 삼는 자료는 대법원 산하 사개위의 건의입니다. 그러기에 법원의 입장도 상당 부분 반영됐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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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 사진: 김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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