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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그린 필드 ④

태국 치앙마이 그린밸리 골프클럽

‘북방의 장미’에서 ‘서당 개’들과 동반 라운드

  • 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immr@kaltour.com

태국 치앙마이 그린밸리 골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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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은 병술(丙戌)년으로 12간지 중 개의 해다. 비록 간지를 따지지 않는 외국이지만 푸른 잔디 위에서 개들을 동반자 삼아 새해 벽두 라운드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최적의 날씨와 최상의 조건을 갖춘 태국 제2의 도시 치앙마이에서 색다른 체험에 빠져보자.
태국 치앙마이 그린밸리 골프클럽
태국 수도 방콕에서 북쪽으로 750km 떨어진 곳에 인구 20만의 관광도시 치앙마이가 있다. 미얀마, 라오스와 국경을 접해 태국 북부 지역의 관문인 이 도시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이 활동하기에 쾌적한 기후다.

30℃를 웃도는 무덥고 습한 날씨인 태국의 다른 도시와 달리 치앙마이는 해발 300m 고원지대에 위치해 기온이 한낮은 20~25℃로 약간 덥고 아침과 저녁은 18℃ 전후로 선선하다. 습도도 23%로 쾌적하다.

특히 11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건기여서 비가 전혀 오지 않는 맑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골프를 즐기기엔 더 바랄 나위가 없다. 때문에 치앙마이는 이 기간이 겨울인 북반구 골퍼들에게 명소로 꼽힌다. 한국에서도 이 무렵엔 ‘골프 전세기’가 운항될 만큼 골프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높다.

치앙마이에는 특유의 디자인과 레이아웃으로 조성된 7개의 골프장이 있다. 이 가운데 라운드 내내 개 서너 마리가 따라다니는 것으로 유명한 골프장이 있는데, 바로 그린밸리 골프클럽(Green Valley G.C.)이다.

유명한 골프장 설계가인 데니스 그리피스가 설계해 1990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18홀 정규 코스로, 파72 전장 7177야드로 비교적 긴 편이다. 조니 워커 대회 등 많은 국제 골프대회가 개최될 정도로 국제적인 규격과 시설을 갖췄다. 필드는 전체적으로 평탄하되 부드러운 기복을 가미했고, 결정적인 샷을 할 곳에는 워터 해저드를 설치해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만들었다. 쉬워 보이지만 정복하기에는 그리 만만치 않다.

전반 9홀은 해저드가 적은데다 페어웨이가 넓고 평탄해 여성적인 반면, 후반 9홀은 코스 길이가 길고 연못과 깊은 벙커, 기복이 심한 그린으로 남성적인 코스가 이어진다. 전후반 코스에서 이처럼 상반된 경험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골프장의 특징이다.

남국의 골프코스답게 페어웨이 양쪽에는 키 큰 야자수, 진홍색 부겐빌리아, 주홍색의 아프리칸 튤립, 흰색의 플루메리아, 담청색의 향수나무 등이 잘 가꿔져 있어 정원예술의 진수를 느끼게 할 뿐 아니라 홀마다 새로 라운드를 시작하는 듯한 착각에 빠뜨린다.

라운드를 시작하자 어디선가 검은 개 3마리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일행 주위를 빙빙 돌며 경계하는 듯하다가 이내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앞발을 들고 뛰면서 친근감을 표시했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자 납작 엎드리거나 손을 혀로 핥으며 마치 주인에게 하는 것처럼 깊은 신뢰를 내보였다.

개가 골프 룰과 예의를 안다?

태국 치앙마이 그린밸리 골프클럽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그린밸리 골프장 전경

캐디에게 물어보니 골프장 주변에서 서식하는 야생 개들이라고 했다. 골퍼들을 따라다니는 것은 골퍼나 캐디들이 가끔 음식을 던져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첫 홀 티샷을 하고 페어웨이 쪽으로 걸어나가자 개들도 우리 일행을 졸졸 따라나섰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신기하게도 이 개들은 골프의 룰과 예의를 제대로 아는 것 같았다.

두 번째 샷을 위해 아이언을 꺼내들고 연습 스윙을 하자 옆에 조용히 앉아 공을 칠 때까지 기다렸다. 한번은 티샷한 공이 슬라이스가 나 야자수와 숲이 무성한 러프에 떨어져 한참 찾고 있는데, 개가 먼저 발견하고 끙끙대며 꼬리를 흔들어 위치를 알려주는 게 아닌가.

또 골퍼들이 온 그린된 공을 퍼트하려고 자세를 잡으면 개들은 그 자리에 가만히 앉거나 움직이지 않고 서서 조용히 지켜봤다. 마치 볼이 홀컵에 빨려들어가기를 바라는 것처럼. 특별한 교육을 받았을 리 없는 이 개들의 행동은 오랫동안 골퍼들을 따라다니며 자연스레 체득한 것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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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한진관광 상무, 골프 칼럼니스트 kimmr@kal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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