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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군사전문기자의 심층 리포트

美, 대북 군사전략 바꿨다

작전계획, 전면전 대비에서 내부 붕괴유도로 무게중심 이동

  • 글: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oon@donga.com

美, 대북 군사전략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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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을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성’이다. 통합군사령부는 다른 사령부의 작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제한된 자원과 병력을 동원해 이길 수 있는 계획을 작성해야 한다. 따라서 한 사령부에서 만든 계획은 다른 사령부에서 작성한 계획과 대비해 현실성이 있는지 검토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각의 계획을 잘 분류해놓는 것이 중요한데, 미군은 에서처럼 각 사령부 별로 분류번호를 할당해놓았다.

한반도에 적용되는 작전계획은 모두 5로 시작하므로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작전계획은 태평양사령부에서 작성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유명한 작전계획인 5027은 태평양사령부가 아닌 한미연합사에서 만든다. 한미연합사와 태평양사는 어떤 관계이기에 5027을 한미연합사에서 만드는 것인가. 해답은 주한미군의 변천사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미 8군은 한국 육군의 1·2·3군과 같은 육군의 작전사령부이다. 미 8군은 1950년 6·25전쟁을 계기로 한국에 왔는데 곧 모든 미군을 대표하는 주한미군 사령부, 유엔군 사령부, 그리고 한국군까지도 작전통제하는 ‘최고 사령부’가 되었다. 한·미 양국의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모든 작전 부대를 통제하는 일종의 통합군사령부가 된 것이다.

1974년 탄생한 작전계획 5027



그러나 전체 미군 차원에서 보면 8군은 태평양사령부 예하에 있는 육군의 작전부대일 뿐이다. 1974년 이러한 지위를 갖고 있는 8군은 태평양사령부의 명령을 받아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작전계획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5027이었다. 작전계획은 영어로 Operation Plan이라 ‘OPLAN’으로 약칭된다. 이 작전계획은 1974년에 만들어졌기에 ‘작전계획 5027-74’, 혹은 ‘OPLAN 5027-74’로 알려지게 되었다.

1970년대 후반 유엔에서는 한국에 있는 유엔사 해체 문제가 심도 있게 거론되었다. 그러자 불안을 느낀 한국은 미국과 논의해 1978년 11월7일 한국군과 미국군을 통합 지휘할 수 있는 최고 사령부(통합군사령부)로 한미연합사를 만들었다. 그후 8군은 ‘최고 사령부’ 기능을 연합사에 넘겨주고 육군 사령부로 되돌아갔다. 이때 8군이 만든 작전계획은 그대로 연합사에 넘겨졌기에 5027은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이 되었다.

작전계획은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보여주지 않는다. 미국과 영국은 ‘둘도 없는’ 혈맹이지만 작전계획은 각자가 작성한다. 그러나 한국군과 미군은 한미연합사라고 하는 ‘단일 사령부’를 만들었으니 함께 작전계획을 만들고 함께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1994년 한미연합사는 변화된 실정에 맞춰 작전계획을 개정하게 되었는데, 이때 만들어진 것이 작전계획 5027-94이다. 이후 연합사는 미국의 관례에 따라 2년마다 작전계획을 개정했는데 한국군 장교들은 그때마다 참여해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전면전은 국가 총동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 모든 분야를 점검하고 기획하는 방대한 사업이 된다. 이러한 일을 하려면 먼저 기획 분야를 발전시켜야 한다. 이에 따라 한국군에서는 신설된 기획관리참모부가 ‘전통의 서열 1위’인 인사참모부를 누르고 최선임 부서가 되었다. 전투발전단이라는 부서도 생겨났다.

작전계획 5027은 미군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할까. 종종 언론은 ‘미국은 한반도와 중동에서 동시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 양쪽 전쟁에서 모두 이길 수 있는 전력을 보유키로 했다’며 ‘이를 “윈-윈 전략”이라고 한다’라고 보도한다.

유사시 정해놓은 목표에 따라 전쟁을 치르는 구역을 ‘전구(戰區, Theater)’라고 하는데, 미군은 한반도와 중동을 가장 큰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요 전구(Main Theater)’로 지정해놓고 있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전면전이 주요전구전쟁(MTW: Main Theater War)인데, 한반도의 전면전은 ‘동쪽의 주요전구전쟁(MTW-east)’, 중동의 전면전은 ‘서쪽의 주요전구전쟁(MTW-west)’으로 표현한다.

그러니까 MTW-east(동쪽의 주요전구전쟁)에 대비해 만들어둔 것이 바로 작전계획 5027인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작전계획 5027은 중동 전쟁 덕분에 발전해왔다는 점이다.

중동지역을 담당하는 미군의 통합군 사령부는 중부사(CENTCOM)인데 중부사가 수립한 작전계획은 1002와 1003 두 가지가 있다. 먼저 탄생한 것이 OPLAN 1002인데 그 탄생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팔레비왕이 이끌던 1970년대의 이란은 미국으로부터 F-15 전투기를 공급받을 정도로 유력한 친미국가였다. 그런데 1979년 팔레비왕이 실각해 망명하고, 엄격한 회교율법을 따른 ‘강경파’ 호메이니가 새 지도자가 되면서 하루아침에 반미국가로 돌아섰다. 공교롭게도 바로 그해 소련이 전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이로써 소련이 중동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미 카터 미 대통령은 유사시 중동으로 파견할 ‘신속배치 합동부대’를 창설했다. 이 부대가 발전해 1983년 1월1일 중부사가 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중동에 부대를 설치할 곳이 없었기에 플로리다주 탐파의 맥딜 공군기지 안에 중부군사령부를 두었다. 따라서 중부사가 중동에서 작전하려면 중부사를 포함한 모든 전투부대가 중동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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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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