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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왜 항상 시끄러운가

‘선명성’에 짓눌린 勞, ‘시장’에 발목잡힌 使

  • 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현대차는 왜 항상 시끄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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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왜 항상 시끄러운가

임단협 타결후 파업을 마치고 일터로 돌아온 현대차 근로자들

‘세계에서 가장 많이 놀고, 한국에서 가장 많이 버는 노동자’.

임단협 후 현대차 노조는 따가운 눈총을 피할 수 없었다. 현대차가 기득권에 손대지 않고 주 5일 근무를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근로자들의 휴일·휴가일수가 연 170일로 늘어나 미국(121∼163일), 일본(129∼139일), 독일(137∼140일), 프랑스(145일)보다 훨씬 많고, 연봉이 6000만원(15년차 생산직 근로자 평균)에 이르게 됐다는 보도가 잇달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70일의 휴식과 6000만원의 연봉은 결코 함께 손에 쥘 수 있는 떡이 아니다. 1년 휴일·휴가일수가 170일이라는 것은 104일의 토·일요일과 17일의 법정 공휴일, 평균 21일의 연월차 휴가, 여름·설·추석휴가, 경조휴가 등을 모두 쉴 경우의 얘기다. 만일 법정 근로시간인 하루 8시간씩 일하면서 휴일과 휴가를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 쉬었다면 연봉은 3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이번 임단협으로 임금이 오르기 전까지 연봉 4000만원을 받던 13년 근속 근로자의 본봉 기준 연봉 평균은 2688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1312만원은 잔업·특근수당이었다. 잔업·특근수당이 연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이다( 참조).



더구나 회사측이 주장하는 연봉액수에는 자녀 학자금, 교통비, 휴가비, 성과금, 퇴직금 전환비용 등도 포함돼 있다.

실제로 현대차 울산공장 근로자들은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을 연장근무한다. 이들은 지난해의 경우 한 달 평균 48시간의 평일 연장근무를 했고, 83시간의 휴일근무와 33시간의 심야근무를 했다. 연 평균 근로시간은 2770시간.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 2400시간은 물론 일본 토요타의 1900시간, 독일 자동차회사 평균 1600시간보다 훨씬 많다. 조립라인의 단순 반복노동이라 성취감이 낮은 데다, 하루 2시간 이상의 초과근무와 매주 주야 맞교대 근무가 일상화해 이들의 노동강도는 대단히 높다.

“한약 먹어가며 버틴다”

현대차 노조의 한 조합원은 “지난해 1년 동안 18명이 과로성 질환으로 사망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만도 8명이 죽었다. 한약을 먹어가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우리더러 ‘귀족 노동자’라고 하니 기가 막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다만 국내 제조업 분야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는 데다, 울산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고, 일에 쫓겨 돈을 쓸 시간이 없기에 크게 쪼들리지 않고 살아갈 따름”이라고 했다.

조성재 연구위원은 “연봉이 웬만한 수준까지 올라온 만큼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총액임금은 동결하고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삶의 질을 올리는 방향전환을 모색했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즉 총액임금은 묶어두고 시간당 임금을 인상하되 사측에는 생산성 향상 조건을 내걸어 타협점을 찾는 게 바람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총액임금은 총액임금대로 올리면서 근무시간은 주 40시간으로 줄이는 바람에, 잔업과 특근을 안 하면 회사도 생산목표를 못 맞추고 근로자도 만족스런 임금을 못 받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1998년의 기억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이 이번 임단협 결과를 놓고 현대차 노사를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엄밀히 말해 월권이다. 중앙대 이병훈 교수(사회학)는 “공공부문도 아닌 민간기업 노사가 임단협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은 전적으로 그 회사 사정”이라고 말한다.

“기업의 단체협상 결과는 그 시점에 노와 사 중 어느 쪽의 교섭력이 더 우위에 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은 현대차가 잘 팔려 돈을 많이 벌고 있기 때문에 노조의 교섭력이 회사를 앞선다. 반면 1998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노조가 불리한 상황이라 사측에 많은 것을 양보했다. 게다가 노조의 경영참여, 근로시간 단축, 주5일 근무제 등은 우리 사회가 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현대차 노사갈등은 그 과도기에서 두 ‘대표선수’가 겪는 진통으로 이해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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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형삼 동아일보 신동아 차장 h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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