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雜學 백과|흥미진진 중국의 음식문화(하)

수절 여인 사연 깃든 마파두부, 紹興酒와 궁합 맞는 상하이 게

  • 글: 고광석 중국문화연구가 keyesko@hanmail.net

수절 여인 사연 깃든 마파두부, 紹興酒와 궁합 맞는 상하이 게

4/6
그런데 일반적으로 이 음식은 상해 대갑해(上海大閘蟹, 상하이다셰)로 불리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게의 본고장인 소주는 일찍부터 게 요리가 발달했다.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증청해(蒸靑蟹, 정칭셰), 해분두부(蟹粉豆腐, 셰펀더우푸), 해분초단(蟹粉炒蛋, 셰펀차오단) 등이 있다. 그런데 소주는 미인이 많기로도 유명한 곳이다. 이 미인들이 어려서부터 게를 먹고 자라면서 게 요리법을 익혔는데, 이들이 새로 발달하는 신흥 상업도시인 상해로 시집을 가면서 소주요리인 게가 상해의 본바닥 요리처럼 굳어졌다. 상해게(上海蟹)라는 이름도 이같은 배경에서 생긴 것이지 양징호와 별도로 상해에서 잡히는 게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상해게 요리는 소흥주(紹興酒, 사오싱주)를 함께 먹으면 제격이다. 또 다 먹은 후 껍데기를 재조립하면 다시 원래의 모양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게 먹어야 이 음식을 제대로 먹는 것이다. 이 게를 먹을 때 격식을 갖출 경우 젓가락, 방망이, 받침대, 집게, 작은 숟가락, 가위, 대나무칼 등 일곱 개의 도구가 필요하다. 성미 급한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차라리 안 먹고 말겠지만 그들이 누구인가. 바로 만만디의 중국인들이다. 좋은 음식에는 나름의 격식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니, 상해게 요리를 앞에 놓고 마치 꽃게찜 먹듯 우적우적 씹어 먹으면 아무래도 모양이 좋지 않다.

하지만 필자는 이토록 유명한 상해 게보다 우리나라 게가 더 맛이 있으니 입맛의 차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상해게는 달걀 냄새가 진하게 나 우리나라 게보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떨어진다. 또 씹히는 맛 역시 우리 게가 더 쫄깃하다.

●부귀계(富貴鷄, 푸구이지)



가장 호강하는 닭요리가 이것이 아닐까 싶다. 연잎에 싸서 진흙을 발라 구워낸 것이 여간 고급스럽지 않다. 하지만 그 내용을 알고 보면 출신은 그다지 자랑스럽지 않다.

청나라 초 한 거지가 배가 고파 어느 마을에서 닭 한 마리를 훔쳐 강가로 도망쳤다. 변변한 조리도구나 양념이 없어 그냥 내장이나 들어내고 구워먹으려는 순간 멀리서 높은 분의 행차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당황한 거지는 황급히 강가의 진흙을 닭에 발라 불 속에 던져버렸다. 행차가 지나간 후 불기운에 딱딱하게 굳은 진흙 덩어리를 부수고 닭을 꺼내 먹어보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 근처에 사는 장(張)씨의 하인이 우연히 이 광경을 지켜보다가 냄새가 그럴싸해 거지를 다그쳐서 요리법을 알아냈다. 주인에게 보고하자 흥미를 느낀 장씨는 요리사를 불러 좋은 재료를 넣고 한번 만들어보도록 지시했다. 요리사가 닭에 여러 가지 재료를 더하고 연잎(蓮葉)에 싼 후 진흙을 발라 오랜 시간 동안 구워 주인에게 바쳤는데, 그 맛이 훌륭했다.

처음에는 ‘거지의 닭’을 뜻하는 규화자계(叫化子鷄, 영어로는 Beggar’s Chicken)라고 부르다가 오늘날에는 부귀계(富貴鷄, 푸구이지)로 바꿔 부르고 있으니 신분이 급상승한 셈이다.

[북경요리]

●북경오리구이(北京烤塡鴨, 베이징카오톈야)


수절 여인 사연 깃든 마파두부, 紹興酒와 궁합 맞는 상하이 게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중국요리를 대표하는 음식이 바로 북경오리구이(北京烤塡鴨, 베이징카오톈야, 간단히 줄여 카오야(烤鴨)라고도 한다)다. 이 요리는 6세기경인 남북조시대의 기록에도 보이지만, 지금과 같은 형태로 발전한 것은 명나라가 남경(南京)을 첫 수도로 정했을 때 남경에서 인기 있던 오리요리를 구이로 개발하면서부터다. 명나라가 수도를 북경으로 옮긴 후부터는 북경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오리구이 전문점이 등장했고, 19세기말 청나라 때에는 이 음식이 전세계로 알려졌다.

역사상 가장 이름난 미식가인 건륭제(乾隆帝, 高宗)가 1761년 3월5일부터 17일까지 13일 동안 오리구이를 8번이나 먹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을 보면 그 맛이 뛰어났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오리의 이름을 한자로 압(鴨)이라 하는 데서도 오리 요리의 위상을 알 수 있다. 새(鳥) 중의 으뜸(甲)이라는 뜻이니 말이다.

그러면 북경오리구이가 남다른 맛을 내는 데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우선 재료부터 살펴보면 북경오리구이는 특별한 방식으로 살을 찌운 북경오리만을 쓰고 있다. 북경오리는 털이 하얗고 눈은 검으며 부리와 발은 오렌지색이다. 부화하고 2개월이 지나면 무게가 2kg이 될 정도로 성장이 빠르다. 1년에 140여 개의 알을 낳는다. 보통 부화 후 50일쯤 되면 운동을 시키지 않고 하루 2∼4회씩 환약처럼 만든 사료를 목구멍에 가득 차도록 먹여 강제로 살을 찌운다. 전압(塡鴨)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얻게 된 것. 그래서 살집이 많고 고기가 부드럽다.

4/6
글: 고광석 중국문화연구가 keyesko@hanmail.net
목록 닫기

수절 여인 사연 깃든 마파두부, 紹興酒와 궁합 맞는 상하이 게

댓글 창 닫기

2022/08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