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기존 환투자와 달리 이번 위안화 절상 압력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투자기회를 줄 것으로 보여 2005년에는 여유자금의 일부를 위안화 자산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왕기 감사는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이 좋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위안화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어느 정도 편입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재테크에 관한 의사결정은 주관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똑같은 불황에서도 돈을 버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돈을 잃는 사람이 있는 것은 주관적 의사결정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이러한 의사결정을 관통하는 트렌드는 있는 법. 2005년을 관통하는 중요한 재테크 트렌드에 따라 어떤 투자처를 물색해야 하는지 살펴보자.
먼저 주식에 대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2005년 증시에 대해 비관론을 갖고 있든 낙관론을 갖고 있든 지금과 같은 저금리와 부동산 침체기에는 일정 수준의 주식 편입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리스크가 큰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활용하는 게 좋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적립식 펀드’다. 적립식 펀드란 말 그대로 적금식으로 매월 일정액을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위험은 줄이고 수익은 높일 수 있는 투자 대상이다. 적립식 투자의 장점은 금액의 크기에 상관없이 아무나 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유자금이 넉넉한 투자자라면 ‘배당주 펀드’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주식들의 시가 기준 배당수익률이 은행 금리를 넘어서고 있다. 기업들의 배당성향과 배당률이 늘고 있는 점도 배당주 펀드 투자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흔히 ‘배당주는 연말에 사라’는 말이 있지만 과거의 경험을 보면 꼭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배당금을 지급한 후 주가가 떨어지는 배당락 시점(연초)에 투자해 연말까지 보유해 높은 수익률을 보인 적이 많았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2005년 배당락 이후에 배당주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절대 원금 보전’ 성향의 투자자라면 지수 관련 투자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 2003년과 2004년에 큰 인기를 모은 주가지수연동예금이 대표적인 지수 관련 투자상품이다. 이 상품은 원금을 보전하면서 지수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크게 주가 상승에 투자하는 상승형, 하락형, 그리고 이 둘을 섞은 혼합형이 있다. 서춘수 팀장은 “세 가지 유형 중 상승형에 투자하는 것이 2005년도에는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조언한다.
주식 투자 경험이 적고 리스크를 회피하는 투자자라면 주식관련 사채(社債) 투자도 생각할 수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선택권이 생기는 전환사채(CB)나 신주를 인수할 권리가 생기는 신주인수권부 사채(BW)는 주가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는 대표적인 투자처다. 이들 채권은 주식 전환가나 인수가가 시세보다 높으면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채권 형태로 보유해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어 발행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원금이 보전되는 주식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채권 만기 이전에도 일반 주식처럼 시장에 내다 팔 수 있어 유동성도 나쁘지 않다.
현재 시장에서 많이 거래되는 주식관련 사채로는 삼성카드·현대카드·데이콤 전환사채 등이 있다.
부동산 투자에는 불황기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불황기에는 급매물과 경매물건 등 부동산이 바겐세일되게 마련이다. 부동산 불황은 이사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겐 갈아탈 기회를, 종잣돈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겐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경매 직전 물건 확보하라
내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급매물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 급매물이란 시세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20% 가량 싸게 나오는 물건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급하게 파는 물건은 그만큼 싼 법이다. 급매물을 잡는 요령은 간단하다. 먼저 관심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아 급매물을 잡아주는 대가로 부동산 중개 수수료를 법정 수수료보다 더 많이 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다.
더욱이 경매에 넘어가기 전 단계의 집을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소개해준다면 더 싸게 살 수도 있다. 부동산 투자 경험이 있다면 경매로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성 부동산을 공략할 필요도 있다. 상가나 오피스텔에 투자할 때는 임대수요가 있고 자신의 임대 목표수익률 달성이 가능한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불황기에는 특히 이들 수익성 부동산이 헐값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 소액투자만으로도 은행 금리보다 높은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
끝으로 2005년 재테크 전략을 세울 때에는 ‘현금 유동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005년은 그 어느 해보다 투자환경이 좋지 않고 변수도 많은 해가 될 것이다. 1999~2000년의 주식, 2000~2003년의 부동산처럼 재테크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가 형성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일정한 양의 현금을 들고 있으면서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IMF 환란 이후 시점, 9·11테러 직후, 그리고 카드채와 SK그룹 사태 등이 일어난 시점에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놓고 있던 사람들은 모두 돈을 벌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이런 변수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유동성을 준비하고 있었다면 상황에 적극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다. ‘불확실할 때는 현금이 최고’라는 금융가의 오랜 속설을 2005년에는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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