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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대한민국 1%’ 실력파, 외교통상부 인턴들

“무슨 일을 하든 우리의 ‘무대’는 세계입니다”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대한민국 1%’ 실력파, 외교통상부 인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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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지난해 5월 유급 인턴 50명을 공개 채용했다. 부족한 외교 인력을 보충하고 고학력자의 실업을 해소하기 위해서였다. 국가기관이 유급 인턴을 공개 모집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50명 선발에 무려 650명이나 몰렸다. 지원자의 면면도 화려했다. 영어실력은 기본. 상당수가 외국 유수 대학 출신이거나 동시통역사 자격증 보유자 또는 조기 유학파거나 못해도 한두 해씩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 등으로 외국을 체험한 젊은이들이었다. 제2외국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것은 물론 3개 이상의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도 있었다.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의 경우 세계적인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한 지원자도 많았다.

8년 노력 끝에 도달한 ‘중국통’

9월에 2차로 25명을 채용할 때도 상황은 비슷했다. 결원이 생기면 홈페이지에 모집 공고를 띄워 수시 선발을 했는데, 오히려 이때 더 훌륭한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원서가 밀려들었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채용된 인턴들의 뛰어난 면면에 외교부 관계자들도 ‘대한민국 1%’ 실력파라며 놀라워했을 정도다. 재미있는 사실은 75명의 인턴 중 90% 이상이 여성이라는 것. 외무인사기획담당관실 이장근 인사운영계장은 “지원자들 중에도 여성이 많았지만, 외국어 실력이나 업무 능력 면에서 여성들이 확연히 뛰어났다”고 설명했다.

아시아태평양국 동북아2과 사람들은 중화권 국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면 인턴 엄수민(26)씨를 찾아간다. 그의 업무 중 하나가 중국, 홍콩, 대만, 마카오, 몽골 등의 신문을 검색해 중요 정보를 정리하는 일이기 때문. 하지만 그는 단지 최신 정보뿐 아니라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과거의 중요한 사건들까지 두루 꿰고 있다.

“대학(숙명여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후 KBS 국제방송국 중국어 방송 파트에서 작가로 일했어요. 번역도 하고 편지도 관리하며 원고도 썼죠. 그렇게 하려면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국가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알고 있어야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중국 사회나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죠.”



지금은 ‘중국통’이라고 하지만 8년 전 대학에 입학할 때에는 중국어를 발음할 줄도 몰랐다고 한다. 하지만 중어중문학과에는 외국어고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학생에서 중국으로 조기유학을 다녀온 학생까지 쟁쟁한 실력자들이 포진해 있었다.

“아예 과를 두 반으로 나눴어요. 발음부터 시작하는 반과 실력자반. 처음엔 암담하더라고요. 그런데 교수님이 ‘딱 2년만 있으면 두 반 사이의 실력차는 없어진다’며 기초부터 차근차근 가르쳐주셨죠. 교수님 조언대로 교재를 정말 100번씩 소리 내어 읽었고 EBS 라디오도 열심히 들었어요. 그렇게 2년이 지나니 정말 실력차가 사라지더군요.”

3학년 2학기 때는 1년간 교환학생으로 대만에 갔다. 국내에서 제법 공부한다고 했는데, 막상 현지에 가니 현지인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엄씨가 택한 방법은 무조건 TV를 열심히 보는 것이었다. 다행히 중국어 방송은 화면 밑에 자막이 나온다. 지역마다 발음이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대만 방송은 중간 중간에 3분씩 쉬는 시간이 있어요. 방송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노트에 적어놓았다가 그 3분 안에 사전을 찾아 외웠죠. 또 기숙사에서 4명이 한방을 썼는데, 저만 외국인이었어요. 그래서 매일 일기를 쓰고 룸메이트들에게 보여줬죠. 그것도 꼭 앞에서 소리내어 읽었어요. 성조(聲調)가 제대로 맞는지도 봐달라고 하면서. 또 대학의 영화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요. 그때 실력이 훌쩍 는 것 같아요.”

현재 동북아2과에서 엄씨가 주로 맡은 일은 ‘21세기 한중미래지향교류사업’이다. 중국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들을 초청해 한국을 알려주는 ‘친한화’ 사업이다. 방한단의 통역 및 가이드 역을 맡아 한 달에 한 번, 총 10회 이상 수행했다. 중국의 상류층인 그들은 친절하고 인품도 훌륭하다. 특히 조선족 출신으로 장관급에 오른 이덕수 국가민족사무위 주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중국 인사들이 은연중 한국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할 때마다 발끈했죠. 하지만 ‘작은 나라가 감수해야 하는 게 있구나’ 하는 것도 어렴풋이 알았죠. 그러던 중 소수민족으로서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이덕수 선생님을 뵈니 존경스럽고 새삼 애국심도 생기더라고요.”

앞으로 그는 통·번역대학원에 들어가 전문 통역관이 되거나 외국계 기업에 입사하고 싶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중국 관련 업무를 하고 싶다는 그는 “노력하면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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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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