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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클리닉

로봇 인공관절 수술 도입한 강동가톨릭병원

수술 오차범위 0.5mm 이내, 성공률 99.5%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로봇 인공관절 수술 도입한 강동가톨릭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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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인공관절 수술 전에 환자의 관절상태를 사진으로 찍어 짐작하고 머릿속으로 가상수술을 해본다. 하지만 수술을 위해 막상 절개한 수술부위를 들여다보면 당초 생각과는 2∼3mm 오차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의사마다 숙련도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공관절을 끼워 넣기 위해 관절이나 연골을 절개하는 과정에서 아무리 전문의라도 인간인 이상 실수가 없을 수 없다. 결국 수술 후 환자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1994년 미국과 독일 등지에서 세계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이 도입된 까닭도 바로 그러한 기존 인공관절 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로봇은 컴퓨터와 멀티 CT(컴퓨터 단층촬영)를 통해 환자에게 최적인 관절 절제 범위와 깊이, 각도를 정확히 계산해낸다.

기존 수술법에서는 2차원의 평면적인 X-ray 촬영사진으로 수술 대상 관절의 정·측면 상태만 파악할 수 있지만, 3차원의 멀티 CT는 정면과 측면은 물론 뒷면과 단면, 밀도까지 의사가 직접 육안으로 들여다보는 것 이상으로 세밀히 알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주로 무릎과 고관절 부위에 시행한다.

현재 국내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 중인 의료기관은 척추전문병원인 서울 강동가톨릭병원, 경기도 수원의 이춘택병원, 전남 화순의 전남대병원 3곳.

이 가운데 강동가톨릭병원 관절센터는 2003년 10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이 병원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202명(남자 43명, 여자 1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경미한 염증이 발생한 1명을 제외하곤 전원 부작용이 없어 수술 성공률이 99.5%에 달했다는 결과를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환자 대다수가 60대 이상의 고령자지만, 40대와 50대는 물론 젊은이도 적지 않다.



강동가톨릭병원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 1호 환자는 문모(52)씨. 술을 즐기다 5년 전부터 고관절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 그는 2003년 10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종(과다한 음주, 고관절 부위의 외상 등 여러 원인으로 인해 고관절을 이루는 대퇴골 골두에 혈액 공급이 중단돼 진행성으로 뼈가 썩는 상태) 진단을 받고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뒤 절던 다리가 정상으로 회복됐다. 올해 21세인 임모씨도 네 살 때 결핵성 고관절염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으나 인공관절 수명(20∼25년)이 다해 다리를 절뚝거리다 지난 4월14일 교정을 위한 재수술을 받은 끝에 건강을 되찾았다.

2005년 3월 현재 강동가톨릭병원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 누적 건수는 303건. 이 병원이 연간 소비하는 인공관절은 1000여 개에 이르는데, 이중 3분의 2가 로봇 수술에 쓰인다. 로봇 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1시간30분 정도로 기존 수술 보다 조금 더 걸리는 편.

수술 전 시뮬레이션 실시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안전하고 정밀한 수술을 위해 컴퓨터가 계산한 데이터가 정확한지 한 번 더 확인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한다는 것. 이렇게 확인 작업을 거친 뒤 최종으로 나온 데이터가 로봇에 입력된다. 그러면 컴퓨터로 제어되는 로봇 수술기기(미국에서 개발됐으며, ‘로보닥(ROBODOC)’이라고 부른다)는 입력된 데이터대로 정확히 수술을 한다.

로봇은 미세한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0.5mm 이내의 오차범위에서 인공관절이 뼈에 정확히 들어맞게 되어 합병증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수술 후 회복기의 통증 또한 덜하다.

하지만 이렇게 정밀한 수술인데도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또 다른 한계가 로봇 수술에 있다. 로봇 수술을 하려면 기존 인공관절 수술보다 수술과정을 한 단계 더 거쳐야 한다는 점. 수술을 두 차례 받아야 하니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로봇 수술을 하기 하루나 이틀 전에 먼저 시행되는 수술에선 ‘핀(pin·금속 나사못)’을 수술할 뼈 군데군데에 박는데, 이는 로봇 수술 과정에만 있는 3D 입체영상 촬영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강동가톨릭병원은 2003년 10월 로봇 인공관절 수술 도입 당시부터 이런 한계를 극복한 수술 방식(pinless type)을 적용했다. 이는 글자 그대로 핀을 박기 위한 수술과정을 생략해 단 한 번의 로봇 수술만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시술법이다.

이 수술법은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고 골격이 다르듯, 뼈의 구조나 위치도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음에 착안해 이렇게 각기 다른 뼈 상태나 환자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한 뒤 그에 맞게 수술설계를 하는 이른바 맞춤형 수술이다.

최소 침습 방식 첫 도입

강동가톨릭병원 장종호(張宗鎬·61·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이 밝히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은 대략 6가지. 우선 의사가 직접 손으로 시술하는 기존 수술법에 비해 한층 정확하고 완성도 높은 시술이 가능하다는 것. 이는 앞서 언급했듯, 로봇 수술의 경우 수술할 관절 부위의 정·측면은 물론 단면까지 1mm 간격으로 200여 장의 CT 촬영을 할 수 있게 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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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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