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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주성영 의원 술자리 파문 정밀 분석

등장인물 16명 제각각 딴소리… ‘대구판 라쇼몽’,‘음모·거짓말·말 바꾸기 칵테일’에 與·野·檢 동반 망신

  • 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ee@hk.co.kr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 술자리 파문 정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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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나의 사건을 놓고 증언은 제 각각이다. 여야 정치권, 언론, 검찰 등 점잖은 분들이 말이다. 누구 말이 맞는가. 우선 각자의 주장에서 해설은 빼고 ‘팩트’만 추렸다. 그후 각 주장의 공통점은 무엇이고 다른 점은 무엇인지 한 눈에 들어오도록 했다. 먼저 당사자 주성영 의원의 말부터 들어보자.

“대구지검 국감을 마치고 동료 의원들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지검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이후 숙소인 J호텔로 와 1층 칵테일 바에서 1차 술자리를 가졌다. 술을 마시다 주호영 의원(한나라당)이 평소 알고 있던 현모 사장을 만났다며 지하로 내려가자고 했다. 현 사장은 대구 OO대 정치아카데미 과정 동문으로 나도 잘 아는 사이다. 현 사장이 지하에 L바를 개업했다고 했다. 팔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 11시께 동료 의원들, 검찰 간부들과 함께 지하 1층 L바를 찾았다. 그런데 자리가 마련돼 있지 않았다. 한참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호스트’로서 다른 동료 의원들 보기가 미안했다. ‘야, 씨팔 준비가 다 됐다더니…’라고 한마디 했다. 누구를 보고 한 말은 아니다. 현 사장이 홀에 부랴부랴 자리를 마련했고 일행이 앉았다.

이후엔 별문제가 없었다.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다. 밤 12시20분쯤 술값을 계산하려고 카운터 쪽으로 갔는데, 정선태 검사가 카드를 들고 있었다. 이미 계산된 것으로 알고 일단 가게를 나와 주호영 의원과 함께 다른 술자리로 향했다. 그게 전부다.”

여사장, “술자리 내내 폭언했다”



이번엔 ‘폭언 피해자’ 현 사장의 얘기다.

“술을 빌리러 1층으로 올라갔다가 주호영 의원을 만났다. 개업한 이야기를 하고 ‘한번 가게에 들러주세요’라고 했더니 ‘오늘 주성영 의원과 함께 오겠다’고 했다. 몇 시간 뒤 10여 명이 한꺼번에 왔다. 두 분만 오는 줄 알고 있었기에 순간 당황했다.

그런데 주성영 의원이 뜻밖에 욕을 했다. ‘이, 씨팔 이따위로 해놓고 손님을 초대했나?’라고. 놀랐다. 자리를 마련하느라 경황이 없었다. 거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래도 욕을 했다. ‘니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입을 놀리냐, 저리 꺼져!…’ 나에 대한 폭언은 술자리 내내 이어졌다. ‘비켜라 근처에 얼쩡거리지 마라.’

정치아카데미에서 알게 된 주성영 의원은 나를 늘 ‘후배님’ ‘동기님’이라며 존대했다. 그런데 이날은 180도 달랐다. 술집을 한다고 그렇게 욕을 하느냐는 생각에 참을 수 없는 모욕감과 자괴심이 들었다.

술자리가 끝나갈 즈음 술에 취한 대구지검 정선태 검사가 계산을 하겠다며 왔다. ‘너 처녀냐? XXX 트는 데 얼마냐?’라고 말했다. 받아넘기려 웃으며 ‘10억’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깎아주면 안되냐, 1억?’이라고 했다.

그때 의원들이 나갔고 정 검사도 따라나섰다. 정 검사가 다시 말했다. ‘어떤 남자든 1억 안 주는 남자하고 OO하면 구속시켜버린다.’

이들을 보내고 가게로 내려오는 순간 분에 겨워 눈물이 쏟아졌다. 가게에 있던 이모 전무에게 울며 하소연했다.”

‘오마이뉴스’는 다음날인 23일 오후 5시30분께 처음으로 술자리 폭언 사실을 보도했다. 이날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측의 제보를 받은 오마이뉴스 기자는 대구MBC 기자, 매일신문 기자 등과 함께 사단이 벌어진 L바를 찾았고, 현씨를 인터뷰한 뒤 기사를 게재했다.

다음은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첫 기사 요지다.

“주성영 의원은 대구지검 국감이 끝난 뒤 밤 11시30분쯤 일종의 룸바인 대구 모호텔 지하 L칵테일 바에서 동료 의원 A씨를 비롯해 대구지검 간부검사 B씨 등 일행 10여 명과 술을 마셨다. 특히 주 의원이 직접 폭탄주를 만들어 일행에게 권했다고 한다.

주 의원은 이날 ‘대접이 왜 이러냐’며 칵테일 바의 서비스를 시비 삼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칵테일 바 사장 H씨는 ‘주의원이 술을 마시는 도중 계속적으로 여성 성기를 비유한 욕설을 하면서 추태를 부렸다’면서 ‘세상에 태어나 그런 욕설은 처음 들었고 차마 말로 옮기지도 못할 정도로 성적 모욕감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주 의원은 동석한 여성 종업원 2명에게도 ‘XXX 닥쳐라’ ‘XX년’ ‘X 같은 년’ 등 심한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 밖에 더 심한 욕을 계속했으나 차마 내 입으로 전하지 못하겠다’며 더 이상 언급을 피했다.

당시 술자리에는 대구지검 간부검사 B씨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B검사는 사건 다음날인 23일 오전 H씨에게 전화를 걸어 주 의원 행동에 대해 대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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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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