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터뷰

‘돼지고기 전도사’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양돈은 양손에 돈 거머쥐는 사업, 한국 농촌 견인차 될 것”

  •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돼지고기 전도사’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2/5
-자녀들이 가업을 물려받지 않으려 하겠군요.

“그렇진 않아요. 우리의 조사에 따르면 농업분야 중 자식에게 가장 물려주고 싶어하는 것이 양돈업이에요. 저도 아들이 둘인데 모두 축산을 전공했습니다. 지금은 군복무 중인데, 제대하고 본인들이 원하면 대물림할 생각입니다.”

부산 동아대에서 축산을 전공한 최 회장은 졸업 후 양돈시설 제조회사에 취직한 것을 계기로 돼지와 인연을 맺었다. 1986년 경남 거창에서 양돈업을 시작해 지금은 2000여 두를 사육한다.

-소비자는 ‘양돈업’ 하면 통상 지저분한 축사나 단순노동을 떠올리게 마련이죠.

“그럼에도 양돈업은 6차산업입니다. 사실 ‘6차산업’이란 건 없죠? 그런데 왜 6차산업일까요? 우선 돼지 기르는 일은 1차산업입니다. 기른 돼지를 도축한 뒤 가공하는 일은 2차산업이죠. 가공된 고기를 유통·판매하는 건 3차산업입니다. 이 셋을 더하면 6차산업이 돼요. 과거처럼 음식찌꺼기나 농업 부산물을 먹여 잔치 때 한두 마리 잡아 먹기 위해 집에서 돼지를 키우는 건 1차산업이죠. 지금은 사정이 달라요. 돼지농사 지어 휴대전화도 사고 인터넷도 해야 하잖아요. 양돈업은 ‘사료 에너지’를 돼지에게 투입해 ‘고기 에너지’로 바꿔내는 에너지관리산업, 다시 말해 하이테크 산업입니다.



왜냐하면 양돈업엔 물 관리, 온도 관리, 환경 관리, 인력 관리 등 모든 게 포함돼 있어요. 축사라는 일정 공간에서 양돈업자라는 일정한 관리자가 모돈(母豚·어미돼지)이란 일종의 기계를 이용해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것이 바로 양돈업입니다. 우리 축산업이 경쟁력이 약한 데는 아직도 양돈업을 원시적 방식의 ‘돼지치기’로 보는 잘못된 인식 탓도 큽니다.”

-현대의 양돈업에선 어떤 첨단기술이 활용됩니까.

“예를 하나 들죠. 젖을 갓 뗀 새끼돼지에게 곧바로 마른 사료를 먹이면 새끼돼지가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일교차가 심하잖아요. 어미 뱃속에서 갓 나온 새끼 1마리의 원가가 3만원, 젖 떼면 5만원인데, 잘못 관리하면 그 돈이 허공으로 날아가요. 이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돼지의 생장에 최적 조건을 맞춰주는 인큐베이터 자돈사(仔豚舍)가 개발됐어요. 자돈(仔豚·새끼돼지) 피해가 적지 않아 국내에서 이런 기술을 자체 개발한 겁니다. 이 시설은 일명 ‘베이비 하우스’라고도 하는데, 생산성이 높아 필리핀 등지에서 수입해 갑니다.”

종돈 1마리가 새끼 2만마리 퍼뜨려

-요즘은 육류나 양식어류 사육과정에 항생제를 남용한다고 해서 이를 먹지 않으려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요.

“인간이든 짐승이든 산 생명체엔 반드시 질병이 따릅니다. 오늘 아침뉴스를 보니 국내 축산농가들이 항생제를 과다하게 사용한다고 보도하던데, 이게 대체 검증된 자료를 보고 말하는 건지 의구심이 들어요. 질병에는 약으로 치료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게 있습니다. 감기가 약으로 치료됩니까? 일정 시일이 흘러야 하고 환자 스스로 극복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돼지한테도 바이러스성 질병이 많아요. 한동안 떠들썩했던 구제역, 돼지 콜레라 같은 것은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이에요.

항생제는 사람도 먹고 돼지도 먹습니다. 가축이 먹는 항생제나 사람이 먹는 항생제는 거의 비슷해요. 그런데도 사람이 그 가축의 고기를 먹으면 약 성분이 인체에 잔류해 항생제 내성이 생긴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기우입니다. 지금 국내 모든 도축장엔 도축 검사관이 있어요. 돼지 사육은 자돈-육성돈-비육돈 단계로 나뉘는데, 우리나라의 항생제 관리수준은 미국·일본에 손색없을 만큼 엄격해요.

국산 돈육의 대일(對日) 수출이 1998∼99년에 많이 이뤄졌는데 일본인의 위생관념에 맞추려 당시부터 철저히 관리해왔어요. 물론 일부 양돈농가가 항생제를 사서 직접 사료에 섞을 수는 있겠죠. 하지만 도축단계의 항생제 잔류검사에서 적발되면 돼지 출하 자체가 금지돼요.

양돈농가에선 돼지가 아프면 생산성을 높이려 주사도 놓고 항생제 처방도 합니다. 우리가 돼지의 행복을 추구하려 기릅니까? 깨끗한 고기를 생산해 수입을 얻으려 기르는 것 아닙니까. 진정으로 국민 건강이 걱정되면 국가가 예산을 좀더 들이더라도 소비 직전단계인 도축 때 더욱 철저히 검사하면 됩니다. 그 단계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양돈농가는 완전히 퇴출시키면 돼요. 그렇게 하지도 않으면서 항생제 남용 운운하면 국민에게 불안감만 안겨줍니다.”

-현재 국내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종(種)은 어떤 것들입니까.

“랜드레이스, 대요크셔, 햄프셔, 듀록, 버크셔 등 5∼6종입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마찬가지죠. 국산이냐 아니냐는 그 돼지가 우리 땅에서 자라냐 아니냐의 차이죠. 물론 합천 토종돼지, 지례 흑돼지 등 우리 고유의 토종이 있긴 하지만 많이 사라졌죠.”

2/5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목록 닫기

‘돼지고기 전도사’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댓글 창 닫기

2021/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