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호

피부과 의사 정혜신의 남성 피부관리 특강

“담배·폭탄주는 금물, 섹스 자주 하고 반신욕 피하세요”

  • 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 사진·노경섭

    입력2005-12-28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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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부는 ‘나이의 시계’이자 건강의 리트머스 종이
    • 피부의 적(敵)은 스트레스, 자외선, 흡연, 음주 順
    • 하루 생수 8잔 마셔라
    • 밤늦게 마시는 술이 피부에 더 안 좋아
    • 각질 제거엔 녹차와 우유 마사지가 최고
    • 검버섯, 잡티 무서우면 4계절 자외선 차단제 발라야
    피부과 의사 정혜신의 남성 피부관리 특강

    ●1968년 서울 출생<BR>●연세대 의대 졸업, 동 대학원 석·박사, 미국 샌프란시스코 UCSF대 피부과 연수<BR>●연세대 의대 세브란스 병원 전문의·강사, 청담이지함피부과의원 원장<BR>●現 퓨어피부과 원장

    남자 나이 오십에 남겨진 두 장의 히든카드가 뭘까? 베스트셀러 ‘남자 나이 50’이란 책은 이 질문에 대해 하나는 과거 경험, 다른 하나는 창창한 미래라고 답했다. 저자 홀거 라이너스씨는 “50세는 인생의 정점이고 진짜 인생은 오십부터 시작된다”면서 “중년의 몸치장은 무죄”라고 했다. 과연 오십이란 나이가 창창한 미래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나이일까.

    피부과 전문의인 퓨어피부과 정혜신(鄭惠臣·38) 원장은 “피부는 신체와 정신 건강의 거울”이라면서 “50대가 창창한 미래와 에너지를 보여주려면 밝고 건강한 피부부터 보여줘야 신뢰받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피부가 나이의 시계이자 건강의 리트머스 종이란 얘기다. 제아무리 비싼 옷을 입고 세련되게 치장해도 건강이나 영양상태가 드러나는 얼굴 혈색은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일 잘하게 보이려면 젊게 보여야 하고, 젊게 보이려면 피부가 좋아야 해요. 그 사람의 건강상태를 피부로 판단할 수 있거든요. 피부는 스트레스를 조금만 받아도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영양상태엔 더 민감하고요. 잘 먹고 잘 자야 혈색이 좋고 피부가 매끈해져요. 피부가 건강한 남성이 건강한 남성입니다”

    정 원장은 SBS TV ‘호기심천국’ ‘솔로몬의 지혜’ ‘잘 먹고 잘 사는 법’, KBS TV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등을 통해 잘 알려진 미모의 여의사로 베스트셀러 ‘피부에 말을 거는 여자’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가 운영하는 피부과에는 요즘 남성 환자가 부쩍 늘었다고 한다. 10명 중 4∼5명은 남성 환자. 검버섯이나 잡티를 제거하고, 점을 빼는 등 색소치료를 많이 받는다. 그 다음으로 주름치료, 탈모, 피부건조증, 모공축소 등을 꼽을 수 있다. 젊은 남성들 사이에는 피부과에서 제모수술을 받는 것이 유행이다. ‘남성다움’의 이미지가 강하고 억센 터프가이보다 매끈하고 맑은 아기피부의 꽃미남을 선호하는 추세 때문이란다.



    ‘피부 미남’이 되는 비용은 만만찮다. 자외선에 손상되고 모공이 넓어진 피부를 복합파장의 빛으로 치료하는 모공축소술(IPL)만 하더라도 1회 시술에 50여 만원이다. 고전적인 피부치료기구로 피부를 갈아내는 필링의 경우 20여 만원, 검버섯이나 점을 빼는 데는 1만원에서 5만원, 주름을 제거하는 보톡스는 1회에 50만원 이상이다. 사교육비니 경조사비니 해서 생활고에 쫓기는 40∼50대 남성들이 무슨 생각에서 피부과 병원을 찾는 것일까.

    “50대는 삶의 고단함이 피부 곳곳에 묻어나는 나이입니다. 얼굴 곳곳에 잔주름이 많은 건 당연하고요. 거뭇거뭇한 검버섯과 양쪽 눈 밑에 ‘심술주머니’가 불룩 튀어나오기 시작하죠.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40대부터 각질이 심해져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모세혈관확장증으로 양 볼엔 울긋불긋 홍조가 생겨 지저분해 보입니다.”

    일 잘하는 CEO, 피부관리도 잘해

    중장년층 남성이 피부과를 찾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피부가 고와야 비즈니스도 OK. 칙칙하고 지저분한 피부로는 첫인상부터 점수가 깎여 비즈니스 테이블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모가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요즘, 첫인상에서 중요한 것은 스타일이고, 스타일에 방점(傍點)을 찍는 것이 바로 피부다. 피부관리는 조기 퇴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일부 기업에선 인사책임자들이 피부상태를 자기관리점수에 포함시킨다고 해요. 실제로 일 잘하는 CEO가 자기관리도 잘해요. 잘나가는 CEO들 가운데 피부에 신경 쓰는 분이 많더라고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자들은 피부과에 점 빼러 오는 것도 쑥스러워했거든요. 하지만 요즘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와요. 여성은 상담환자가 많은 반면, 남성은 대부분 치료환자예요. 남자들은 아무리 비싸도 치료받고 갑니다. (피부 관리가) 미용이 아니라 생존법이 된 거죠.”

    깨끗한 피부와 빼어난 미모를 지닌 정 원장은 남성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특유의 싹싹함은 환자를 위로하는 데 제격이다. 그는 “피부가 경쟁력인 시대에 주름은 더 이상 삶의 훈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피부과 의사도 환자들에게 평가를 받아요. 의사가 점투성이라면 환자가 점 빼러 왔다가 ‘신뢰가 안 간다’면서 돌아가게 되지요. 내과 의사야 속 안 좋아도 표가 안 나지만 피부는 눈으로 확인되잖아요. 피부과 의사라서 일반인보다 더 피부에 신경 쓸 수밖에 없어요.”

    정 원장은 “모든 치료에 앞서 스스로 ‘마루타’가 돼본 것이 본격적으로 피부과학을 연구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나이가 비슷해도 피부상태가 천차만별인 것은 왜 그럴까요.

    “개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이죠. 30대부터 서서히 간격이 벌어져요. 좋은 피부를 타고 났다 해도 라이프 스타일 때문에 바뀔 수 있죠.”

    정 원장은 피부를 상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스트레스를 꼽았다.

    “피부는 말을 잘 듣는 조직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하루 만에 (피부색이) 확 바뀔 수 있어요. 기분이 좋으면 얼굴에 금방 화색이 돌잖아요. 기분이 좋으면 호르몬이 증가하고 몸에 엔도르핀이 돌아 세포 하나하나가 싱싱해져요. 노화가 진행되는 것은 몸속에 활성산소가 생기기 때문인데 노화를 이길 수 있는 힘이 항산화 능력입니다. 항산화 능력이 강해지면 노화가 억제돼 피부가 젊고 탱탱하게 유지돼요. 심혈관계 질환이 예방되고 면역력이 강해지고 에너지가 생성됩니다. 반대로 항산화 능력이 약해지면 세포가 파괴되고 콜라겐이 줄어 얼굴이 거무칙칙해지는 거죠. 콜라겐은 우리 몸을 지탱하고 유지시키는 데 필요한 섬유성 단백질입니다.”

    땀 흘리는 운동 꾸준히 해야

    우리 몸은 외부 환경에 민감하다. 스트레스를 안 받고 편안하면 항산화 능력이 강해져 활성산소가 사라진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안 받고 살아갈 수는 없는 법.

    “일찍부터 스트레스 소화력을 길러야 해요. 스트레스를 푸는 자기만의 방식이지요. 술 마시고 노래 부르는 건 도움이 안 돼요. 가끔 골프 치는 것은 취미지 운동이 아니에요. 운동을 위한 운동이 아니면 피부와 건강에 도움이 안 돼요. 땀 흘리면서 꾸준히 운동해야 해요.

    운동을 하면 혈액이 빠르게 순환하죠. 혈액이 혈관의 말단 부위를 통과하면서 주위에 쌓인 찌꺼기를 다 쓸어가요. 땀을 통해 노폐물이 밖으로 배출되고 엔도르핀과 호르몬이 분비돼 기분이 상쾌해지죠. 운동 후에 땀을 흘리고 나서 씻지 않으면 수분은 증발하고 염분만 남아 피부가 더 건조해져요. 운동 후에는 반드시 물로 씻어야 합니다. 운동 후에는 노폐물이 빠져나가고 모공이 열려 있기 때문에 팩을 하기에 좋은 때입니다. 팩을 하면서 기분 좋은 음악을 들으면 몸이 최대한 이완되겠지요.”

    정 원장은 “사우나 땀과 운동 땀이 다르다”면서 “사우나에서 흘린 땀은 그저 수분이 날아가는 것이지 메타볼리즘(Metabolism·신진대사)에 의해 칼로리가 소모돼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중년남성들은 사우나를 너무 좋아해요. 목욕을 하면 맥박수가 빨라지고 피부 표면과 체내 노폐물이 배출되긴 해요. 하지만 장시간 뜨거운 찜질을 하면 수분이 다 빠져나가 혈관이 늘어나고 얼굴이 붉어질 수 있습니다. 노화가 빨리 올 수도 있고요. 목욕은 일주일에 한 번 가볍게 하는 게 좋아요. 한증막에는 물을 서너 잔 마시고 들어가는 게 좋고요.”

    사우나와 술 해독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한다. 특히 ‘땀을 빼면 술이 빨리 깬다’면서 술 마시고 나서 곧바로 사우나에 가는 건 금물. 사우나에서 땀을 많이 흘리면 수분부족 현상이 심해져 건강에 더 해롭다고 한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돼 혈압이 내려가요. 그런데 술을 마시고 바로 사우나에 들어가면 뜨거운 기운 때문에 혈압이 더 내려가 빈혈이 생길 수 있어요. 혈압이 떨어지면 간장으로 보내는 혈액 양이 적어져 오히려 알코올 분해능력이 더 떨어지죠.”

    정 원장은 “배꼽 아랫부분만 뜨거운 물에 담그는 반신욕을 만병통치법으로 신봉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면서 반신욕과 피부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반신욕이 피부엔 좋지 않아요.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다 날아가거든요. 만약 50대 남성이 매일 1시간씩 반신욕을 한다면 피부에 있는 수분을 다 빼앗기게 돼요. 피부가 건조해지고 더 약해질 수 있어요.”

    피부과 의사 정혜신의 남성 피부관리 특강

    깨끗한 피부와 빼어난 미모로 남성환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정혜신 원장.

    -목욕을 하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면 보충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죠. 특히 50∼60대 남성은 활동량과 신진대사가 줄고 혈액순환이 잘 안 되기 때문에 평소에 물을 많이 마셔야 해요. 하루에 생수를 여덟 잔 정도 마시면 좋은데 이게 쉽지 않아요. 흔히 커피나 국물을 물로 여기는데, 이런 건 물이 아닙니다. 실내가 건조해도 물을 많이 마시면 피부를 통과하는 혈액 양이 풍부해져 피로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기죠. 물기를 머금은 피부세포는 공기 중의 산소를 빨아들이는 데 유리해요.”

    -수영을 하면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것도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이군요.

    “그렇죠. 수영을 하면 염소소독 처리가 된 물에 몸을 담그잖아요. 염소 성분은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씻은 후에도 몸에 남아 뾰루지를 유발해요.”

    새벽까지 마시면 피부재생 기회 잃어

    정 원장은 피부노화의 주범을 스트레스, 자외선, 술, 담배 순으로 꼽았다. 특히 술은 노화의 최대 적이라고 했다. 혈관을 팽창시켜 미세한 혈관파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주일에 내리 닷새 동안 술을 마실 경우 얼굴과 몸에 가는 실핏줄이 나타난다는 얘기는 일리가 있는 것이다.

    “맥주와 양주를 섞은 폭탄주는 피부에 정말 안 좋아요. 양주나 맥주만 마시는 것보다 더 빨리 인체에 흡수되기 때문이죠. 세포에서 수분이 제거되면 각화현상이 나타나요.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는 이유입니다. 물이나 음식은 장에 흡수되지만 알코올은 위에 흡수되기 때문에 혈액 속으로 빨리 들어가요. 또 나쁜 활성산소를 많이 만들어내요. 술이 몸 안에서 진짜 ‘폭탄’을 만드는 겁니다. 세포 하나하나를 파괴해버려요. 폭탄주를 마시면서 피부를 보호하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해요. 술 마신 후 간이 해독되려면 수분이 필요한데 알코올이 몸속의 수분을 빼앗아가기 때문이죠.”

    특히 늦은 밤에 술을 마시는 건 피부에 치명적인 해를 끼친다고 한다.

    “밤에는 생체리듬에 관여하는 멜라토닌이 분비돼 자연적인 독소방지제 구실을 하죠. 밤 10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는 피부가 낮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해요. 빛이 없기 때문에 세포가 재생하고 DNA가 회복되고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져요. 그런데 새벽까지 술을 마시면 이러한 재생의 순간을 다 놓치는 거죠. 밤늦도록 많이 마시면 피부가 완전히 망가져요.”

    -몸에 좋은 안주를 많이 먹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소용없어요. 인체가 활동해서 음식물이 소화돼야 세포들에 좋은 영양분이 전달됩니다. 늦은 밤엔 먹자마자 바로 자게 되잖아요. 아무리 좋은 영양분이라도 (몸에) 흡수가 잘 안 되는 거죠.”

    술을 마실 때 물을 많이 마시면 알코올 작용을 반감시키고 과음도 막게 된다고 한다. 과음했어도 물을 많이 마시면 피부가 치러야 할 대가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과음한 피부는 수분을 원한다. 과음한 다음날 아침, 수분크림을 얼굴에 듬뿍 발라주면 푸석푸석함을 한결 줄일 수 있다는 귀띔이다.

    -흡연도 피부에 나쁜 영향을 미치겠죠.

    “그럼요. 니코틴은 피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축소해요. 피부가 검고 칙칙해지는 원인입니다. 담배 피울 때 발생하는 유해산소가 피부 탄력을 유지해주는 콜라겐과 탄력섬유를 파괴해 주름을 형성해요. 담배를 피우면 안 피우는 사람에 비해 주름살이 5배 이상 증가해요.”

    배용준 따라하기

    정 원장을 찾는 젊은 남성 환자들은 하나같이 최고의 피부 미남 배용준 같은 피부를 원한다고 한다. 면도를 하고 술과 흡연을 하는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각질 양이 많아 피부가 칙칙하고 지저분해 보이기 쉽다. 이런 남성들이 꽃미남 피부를 부러워하는 건 당연한 일. 피부과 의사들은 ‘누구나 배용준 피부가 될 수 있지만 아무나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한다. 정 원장은 남자연예인들의 피부관리법을 소개했다.

    “무엇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죠. 타고난 피부를 보존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고 들었어요. 비싸고 좋은 화장품을 쓰거나 마사지를 받기보다는 라이프 스타일에 더 신경을 써요.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술을 마시더라도 시간대를 따지고 안주도 고기보다 생선을 더 먹는다고 하더군요. 방송국 복도에서 만나면 제게 꼬치꼬치 물어와요. 어떤 팩이 좋은지, 어떻게 팩을 해야 하는지…. 결코 ‘조명발’과 ‘화장발’이 아니에요.”

    남성의 피부는 여성보다 30%가량 두껍고 기름지다. 또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부가 재생되는 시간이 1.4배 느리다고 한다. 다시 말해 남성은 여성에 비해 피부가 두껍지만 나이가 들면서 피부 표피층이 얇아지는 속도는 여성보다 더 빨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원장에 따르면 남성 피부는 모공이 커서 피지 분비가 많은 만큼 노폐물도 많아 쉽게 더러워진다. 특히 안드로겐과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이 분비돼 여성 피부보다 기름이 많다고 한다. 이런 남성 호르몬이 피지 생성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반면 피부가 두꺼워서 좋은 점도 없지 않다. 여성에 비해 잔주름이 적게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단 주름이 생기면 깊게 패는 것이 특징이다. 남성은 주름이 생기기 전에 피부를 관리하는 것이 상책이다.

    남성 피부도 가꾸기 나름. 스킨과 로션만 바른다는 건 옛말이다. 눈가의 주름을 개선하는 아이크림은 더는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성용 화장품도 여성용 못지않게 다양화, 진화하고 있다. 요즘 화장품 코너에 가면 피부에 보습과 영양을 주는 마스크팩, 주름개선 크림, 에센스, 세안제, 아이크림, 미용티슈 등 심지어는 색조화장에 이르기까지 남성용 기능성 화장품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

    -비싼 화장품이 효능이 좋은가요?

    “비싼 화장품이 보습효과가 뛰어나긴 해요. 하지만 라이프 스타일이 바뀌지 않으면 좋은 화장품을 써도 피부가 좋아지지 않아요.”

    면도 전엔 반드시 씻어라

    정 원장은 건강한 남성 피부의 첫걸음은 세안이라고 했다. 남성은 살결이 거친 탓에 모공에 더러운 물질이 많이 쌓이므로 세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 특히 면도하기 전에는 반드시 세안을 해야 피부 트러블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세수할 때도 찬물로 하면 모공 속의 피지가 굳어버려 좋지 않다. 반면 뜨거운 물로 세수하면 피지가 너무 많이 제거돼 피부가 땅기거나 거칠어질 수 있다고 한다. 정 원장은 미지근한 물에 비누나 폼 클렌저를 사용해 씻기를 권했다.

    세안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면도다.

    “수염은 하루 평균 2mm 자라요. 면도를 하면 수염만 깎이는 게 아니라 표피의 각질층까지 제거되기 때문에 피부 밸런스가 무너져 상처가 나기 쉬워요. 너무 자주 면도하면 세균에 감염되거나 자극성 피부염에 걸릴 수 있어요. 또 면도하기 전에 피부를 준비시켜야 해요. 칼날 면도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 피부를 부드럽게 만든 후에 해야 하고, 전기 면도는 수염이 딱딱하고 뻣뻣할수록 좋기 때문에 피부를 말리고 기름을 제거하고 난 뒤에 하는 게 좋아요. 아스트린젠트 같은 제품은 수염을 딱딱하게 만드는 데 적격이죠. 전기면도기는 피부에 직각으로 세워 사용해야 합니다. 면도 후에는 피부각질층이 제거되기 때문에 pH(수소이온 농도를 나타내는 기호) 밸런스가 무너져요. 따뜻한 수건으로 셰이빙 크림을 닦아내고 향이 약한 애프터셰이브 로션을 바르면 진정이 됩니다. 또 스킨과 로션 에센스나 수분젤을 충분히 발라줘야 건조를 막는데, (남성용 에센스가) 없으면 여성용 크림을 발라도 돼요.”

    정 원장은 “사계절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야 한다”면서도 “자외선차단제는 기름기가 많은 뻑뻑한 질감 때문에 피부에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남성들은 가능한 SPF15(SPF=Sun Protection Factor·자외선 차단율. SPF1은 15분, SPF15는 225분(15×15) 동안 차단효과가 지속됨을 뜻한다) 정도의 낮은 차단지수 제품을 바르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차단지수가 낮을수록 화학성분 함유량이 적어 피부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40세 이후가 되면 ‘저승꽃’이라 하는 검버섯을 막을 길이 없어요. 색소성 질환인데, 피부가 거칠어지고 검어지면서 피부층이 파괴돼 멜라닌 색소 침착(沈着)이 생긴 결과입니다. 자외선이 가장 큰 원인이지요. 검버섯은 레이저 치료나 박피술로 없앨 수 있어요. 하지만 치료 후에 관리하지 않으면 다시 생깁니다.”

    검버섯은 색깔과 두께, 조직 차이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돼 저마다 치료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박피술은 검버섯 부위에 약을 발라 피부를 벗겨냄으로써 건강한 피부가 되살아나도록 하는 방법이고, 레이저 요법은 레이저를 이용해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나이가 들면 피부 표피층이 얇아져 피부 탄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일주일에 1∼2회 수분공급을 위해 팩을 해주면 각질층이 제거돼 한결 부드러워진다. 중장년층 남성에게 권하는 팩은 오이팩이나 녹차, 티백 팩이다. 얼굴에 기름기가 많아 뾰루지가 잘 나는 남성이라면 알로에를 사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저녁에 세안한 후 꺼내 작은 크기로 잘라 붉게 성이 난 뾰루지 위에 붙여놓으면 좋다고 한다.

    최근에는 눈가에 바르는 아이세럼(eye serum)을 찾는 남성이 늘고 있다. 업무상 컴퓨터 모니터를 장시간 들여다보는 탓에 자주 눈가에 피로감이 몰려오는데 아이세럼을 바르면 한결 눈이 시원해지고 깨끗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피부과 의사 정혜신의 남성 피부관리 특강

    정혜신 원장에 따르면 피부과를 찾는 여성 중엔 상담환자가 많은 반면 남성은 대부분 치료환자라고 한다.

    -겨울철엔 어떻게 피부를 관리해야 하나요.

    “40∼50대 남성의 피부는 찬 바람과 건조한 공기 때문에 수분이 부족해 거칠어지고 각질이 심해져요. 또 연말 연초에는 잦은 술자리와 수면부족으로 볼이 트거나 빨갛게 홍조를 띠기도 하고요. 세안과 면도 후에 보습영양크림을 듬뿍 바르는 게 좋아요. 번들거림이 심한 남성은 유분기가 적은 크림을 사서 발라야 해요. 이건 부인들이 도와줘야 합니다.”

    -콜라겐을 먹거나 바르는 게 피부에 좋은가요.

    “일시적입니다. 진피는 피부의 건강상태를 보여주는 층인데, 진피가 맑고 깨끗해야 좋은 피부죠. 그런데 콜라겐은 피부세포보다 분자가 훨씬 크기 때문에 진피층을 통과하지 못해요. 그런데도 고가에 팔린다는 게 놀라워요. 보습력이 있어 바르면 촉촉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입니다.”

    정기적인 섹스는 ‘피부 보약’

    최근 중장년층 사이에는 피부미용을 위한 태반주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 피부과 클리닉 홈페이지에선 태반주사의 효능을 이렇게 소개한다. ‘자율신경 조절, 기미, 검버섯 제거, 미백, 상처회복 촉진,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 혈액순환 촉진, 간 보호 재생 탁월….’

    국내 의학계에선 아직 태반의 효능을 그다지 인정하지 않고 있다. 감염성 폐기물이라는 부정적인 시각과 치료제로 효능이 탁월하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병존하고 있다. 이는 태반의 유통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태반주사는 1960년대 일본에서 개발된 주사요법으로, 태아가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는 태반 추출물이 주원료다. 태반주사는 태반에서 혈액과 호르몬을 제거한 뒤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것으로 성장촉진 영양소가 들어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성분들이 체내에서 내분비 조절작용에 관여해 호르몬 생성을 도울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강화하고 활성산소를 억제해 갱년기를 완화한다는 것이 밝혀진 효능이다. 현재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태반주사는 한 대에 5만원에서 10만원. 보통 주(週) 2회 맞게 된다. 하지만 오랫동안 맞아야 하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

    -태반주사가 피부건강에 도움을 주고 노화를 억제하나요.

    “효능이 완전히 검증되진 않았어요. 태반은 영양덩어리죠. 태아를 성장시키기 위한 효소 호르몬 영양분이 농축돼 있어요. 저도 몇 번 맞아봤거든요. 하지만 주사 한 대로 좋아지진 않아요. 식약청도 아직은 부정적으로 봅니다. 저는 (맞아보니까) 조금 붓더라고요. 살이 찌는 분도 있어요. 효능이나 효과가 사람마다 달라요.”

    -남자의 정액이 피부를 좋게 한다는 설이 있던데요.

    “과학적 근거가 없어요. 정액 성분은 90%가 수분입니다. 나머지는 정자입니다. 그밖에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로 구성돼 있어요. 정액은 알칼리라서 pH 8∼9쯤 돼요. 일시적으로 세정효과가 느껴질 뿐, 결국 피부가 손상돼요. 알칼리 성분이 오히려 수분을 증발시켜 피부를 땅기게 합니다. 침을 입술에 계속 바르면 결국 트는 것처럼요.”

    정 원장은 “피부 건강에 섹스가 한몫을 한다”면서 정기적인 섹스야말로 곱게 늙는 비결이라고 했다.

    “요즘은 기러기 아빠가 많아요.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않고, 과음하고 수면이 부족한 거죠. 40대이면서도 50대처럼 보이는 남자의 경우 대체로 혼자서 생활하는 분들이더군요. 콜라겐을 챙겨 먹고 과일과 곡류를 얼굴에 바르는 것보다 한 끼 식사를 잘 하는 생활습관이 피부에는 보약입니다. 식욕, 수면욕, 성욕… 이 세 가지 기본욕구가 충족돼야 피부에 좋아요. 섹스를 하면 성호르몬(여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남자는 테스토스테론)이 증가해요. 또 진피의 탄력성분을 높이는 콜라겐이 합성돼 피부탄력이 좋아지고 재생능력이 좋아집니다. 그리고 피부 표면의 온도가 올라가므로 혈관이 이완돼 혈액순환이 힘차고 왕성해져요.”

    정 원장에 따르면 성생활은 또 T-임파구 수를 증가시켜 세균이나 암세포에 대한 면역성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성생활이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는 것은 최근 발표된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연구결과로도 뒷받침된다. 연구팀이 50∼60대 3500명을 조사한 결과, 주 3회 이상 성생활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10년(남자 12년1개월, 여자 9년7개월) 더 피부가 탱탱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

    -웰빙바람으로 피부미용을 위해 올리브유를 마시는 사람도 생겨났는데, 효과가 있나요.

    “영양제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피부가) 건조한 사람들에겐 도움이 돼요. 올리브유에는 불포화지방산이 있어요. 불포화지방산이 없는 식단, 예컨대 나물이나 김치에 밥만 먹는 경우엔 불포화지방산이 필요하겠죠. 그런 사람에게는 (올리브유를) 권해요.”

    올리브유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우리나라의 마늘과 같은 정력식품으로 통한다. 올리브유에는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올레산 외에 토코페롤과 폴리페몰, 탄화수소류 등이 다량 함유돼 있다. 특히 탄화수소류는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피부노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가 피부미용에 도움을 준다고 하던데요.

    “맞아요. 녹차에는 비타민A와 C가 많아요. 비타민A는 피부세포나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작용을 합니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피부가 푸석푸석하고 윤기가 없어지죠. 비타민C가 부족하면 멜라닌 색소가 침착돼요. 녹차에는 비타민C가 레몬의 5∼8배 이상 들어 있어 멜라닌 색소 침착을 막고 기미, 검버섯, 주근깨가 생기는 것을 억제하죠. 하루에 여러 잔 마시면 좋습니다.”

    -녹차로 얼굴을 씻어도 좋겠네요.

    “그렇죠. 타닌산이 풍부해서 피부 모공을 죄어주는 수렴 작용을 해요. 수분을 보해주는 흡습작용이 뛰어나고요. 살균력도 입증됐어요. 녹차 특유의 떫은맛을 내는 카테킨 성분이 피부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한다는 보고가 있어요.”

    -소주를 스킨 대용으로 바르면 ‘피부에 윤기가 난다’고 하던데요.

    “소주는 자극성이라 바람직하지 않아요. 남성 피부는 피지량이 많아 소주를 바르면 모공이 수축돼 개운한 느낌이 드는 겁니다. 하지만 알코올이 수분을 증발시키기 때문에 계속 바르면 피부가 몹시 거칠어져요.”

    각질 제거는 자연스럽게

    -우유 마사지를 하면 더 효과적이겠군요.

    “좋아요. 특히 상한 우유가 각질을 제거하는 데 좋아요. 화이트닝 효과도 있고요. 클레오파트라식 피부미용법인데, 클레오파트라는 상한 우유를 물에 섞어 세안했다고 해요. 추운 겨울에 남성이 하면 각질 제거 효과가 뛰어나죠.”

    -각질은 겨울철에 더 잘 생기는데, 제거하는 게 좋은가요.

    “각질은 피부의 마지막 옷입니다. 너무 두꺼우면 피부 호흡에 방해가 되지만 너무 얇으면 벌거벗은 것처럼 예민해져요. 각질 제거는 각질이 쌓였다고 생각될 때 저절로 떨어져 나가게 해야 해요. 목욕탕에 가서 무리하게 때를 밀지 말아야죠. 목욕할 때 무리하게 각질층을 벗겨내면 피부가 민감해져 보호기능이 약해지거든요. 볼이 민감하거나 건성일 경우엔 제거하지 않는 게 좋아요. 지성피부의 때는 비정상 세포가 쌓인 것이므로 제거하는 게 좋아요. 만약 각질을 제거했는데 계속 심해지면 생활습성에 문제가 있는 겁니다. 과로와 운동 및 영양부족으로 바이오리듬이 파괴됐다는 증거니까 신경을 써야죠.”

    정 원장은 겨울철 남성피부 관리의 특효법을 소개했다. 건성피부인 경우 주 1회 달걀노른자와 아몬드가루 섞은 팩을, 지성피부인 경우는 주 1회 녹두가루로 클렌징을 하고 콩가루를 물에 개어 얼굴 구석구석에 문지르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정 원장은 또 남성의 얼굴에서 가장 건조해지기 쉬운 면도 부위에 전용 마스크 팩을 할 것을 권했다. 면도날이 닿는 목 부위와 쉽게 트는 입술도 팩을 해주면 효과가 좋다고 했다. 주 1∼2회 각질제거팩이나 수분팩을 해주면 피부 색깔이 한층 더 밝아진다는 것이다.

    -바쁜 남성들에게 여간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 아닐 텐데, 실제로 팩을 할 사람이 많을까요.

    “예전 같지 않아요. 요즘 남성들은 레이저 제모술 등 각종 피부치료를 받을 만큼 스타일에 신경을 쓰고 있어요. 아내와 화장품을 같이 쓴다는 남자도 많아요.”

    -피부는 오장육부의 건강상태를 비춰주는 거울이죠. 건강이 좋지 않을 경우 피부에 곧바로 표가 나지요?

    “장기(臟器)가 안 좋으면 얼굴은 물론 몸에도 표시가 나요. 예를 들어 간이 안 좋으면 몸에 붉은색 반점이 생겨요. 노출부위가 아닌데도 검버섯이 생겨납니다. 제 친정어머니가 얼마 전에 위암수술을 하셨어요. 우연히 제가 몸에 핀 검버섯을 발견했는데, 검사해보니 아니나다를까 초기 위암이었어요. 임파선에 전이된 것도 아닌데 검버섯이 몸 표면에 나온 거죠. 여성은 자궁이나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기미가 생길 수 있어요.”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

    정 원장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얼굴색과 몸속 건강과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혈색은 순환을 뜻합니다. 가령 신장이 안 좋으면 얼굴색이 검어집니다. 햇볕에 건강하게 그을린 검은빛이 아니라 거무튀튀해지는 거죠. 호흡기 계통이나 폐가 나쁘면 창백해지고, 췌장이나 소화기능계가 나빠지면 누르스름해집니다. 심장이 나쁘면 붉어지고 간장이 나쁘면 푸르스름해집니다.”

    정 원장은 왠지 ‘의사스럽지’ 않다. 다른 의사들은 정 원장을 ‘연예인 의사’라고 부른다. 사실 의사로서 유쾌하지 않은 평이다. 기자가 만나본 정 원장은 누구나 말 붙이기 쉬운 소녀 같은 의사였다. 서른여덟 살치고는 목소리가 가는 편이었다. 애교 섞인 목소리로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다 하는 스타일이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피부과를 개업한 지 5년째. 다른 피부과에 비해 중장년층 환자가 많아 요즘은 노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그가 피부과를 선택한 이유도 흥미롭다.

    “남녀 차별을 당하기 싫었어요. 레지던트이던 1990년대 초반 응급실에서 당직을 섰는데 (환자들이) 주로 남자 의사를 찾더군요. 막연하게 남자의사를 신뢰하는 거죠. 가운을 입고 서 있는데도 저더러 ‘아가씨’라고 불러요. 똑같이 고생하는데 정말 화가 나더라고요. 여의사들은 대체로 소아과나 내과를 선택해요. 그런데 소아과는 엄마들과 씨름하는 곳이잖아요. 그래서 피부과를 선택했어요. 드라마틱한 치료과정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치료효과가 빠르게 확인되는 것이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정 원장은 방송과 CF 출연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는 자신에게 ‘전문직 의사가 왜 저러나? 연예인도 아닌데…’ 하고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그런 활동을 통해 의사와 환자는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피부치료에 ‘메디컬 스킨케어’ 개념이 도입된 것은 의사의 의지가 아니라 사회적 요구에 따른 것이었어요. 그만큼 피부과 치료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진 겁니다. 예전에는 환자가 여드름을 짜고는 벌겋게 부은 상태로 돌아갔어요. 요즘은 피부를 진정시킨 다음에 돌아가요. 메디컬 스킨케어가 도입돼 질이 향상된 덕분이죠.

    -보톡스 등 몇몇 시술은 성형외과를 찾아야 하는지, 피부과를 찾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워요.

    “외과적 수술은 성형외과에서, 시술은 피부과에서 해요. 성형외과는 외과수술을 하는 병원입니다. 피부와 관련된 시술인지, 아니면 미용을 위한 외과적 수술인지 구분해야죠. 수술에는 메스와 바늘, 실이 필요하죠. 피부를 도려내고 꿰매는 일은 성형외과의 일입니다.”

    주름제거를 예로 들자면, 성형외과에서는 처진 눈꺼풀주름, 눈밑 주름, 이마와 미간주름 등을 수술하고, 피부과에서는 크리스털 필링, 다이아몬드 필링, 레이저 박피술, 아이피엘(IPL) 등을 할 수 있다. 보톡스의 경우 성형외과와 피부과에서 모두 가능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피부과 하면 ‘피부비뇨기과’를 떠올렸어요. 1980년대만 해도 피부과 전문의가 비뇨기과 진료를 같이 봤거든요. 당시엔 피부질환쯤은 무시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피부비뇨기과는 비뇨기과를, 피부과는 피부과 병원을 뜻합니다.”

    정 원장은 2002년 연세대 언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전공은 언론 광고. 언론광고학을 공부한 후 의사생활이 더 편해졌다고 한다. 의사라고 해서 찾아오는 환자만 만나라는 법은 없다. ‘피부과학 전도사’로 나선 셈이다.

    그는 “인간은 노화를 피할 수 없다”면서 “성형이다, 스킨케어다 해서 너나 할 것 없이 병원을 찾는데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고 했다.

    “수술이나 시술을 받기 위해선 성형외과 전문의,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의사면허증만 있으면 의료행위를 할 수 있어요. 결국 우리나라 제도에선 소비자가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일반 의사와 전문의를 구분해야 해요. 그렇다고 ‘병원 쇼핑’을 하라는 게 아닙니다. 피부과는 유난히 의사쇼핑족이 많이 찾아요. 피부는 생활습관에 좌우되기 때문에 의사가 바뀐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기미, 주근깨, 검버섯을 치료했더라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고 햇볕에 그대로 노출돼 생활하면 또 생기거든요. 피부는 부지런하고 꾸준히 관리해야 효과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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