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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시론

승자에게는 파티를, 패자에게는 쉼터를!

‘성장통’앓는 한국 경제,‘제3의 길’은 있다

  • 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 전 산업자원부 장관

승자에게는 파티를, 패자에게는 쉼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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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깃발을 매단 세계적인 초우량 기업이 탄생하고 국민소득도 높아지고 있다지만, 아직도 세 식구가 라면 한 개로 끼니를 때우는 이웃이 있다. 빛이 환하면 그늘도 짙은 법일까. 낙관주의자들은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가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사회혼란과 갈등, 그리고 분열 양상은 그렇게만 보기엔 너무나 심각하다.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일까.
승자에게는  파티를,  패자에게는  쉼터를!

경쟁에서 이긴 자는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사진은 한국표준협회의 품질대상을 받은 도레이새한.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가. 2006년은 정치의 계절로 접어드는 첫해다. 6월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007년 대통령선거, 2008년 총선 등 매년 한 차례씩 큰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2005년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의 5년 사이에 유일하게 선거가 없는 해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촉발된 보혁(保革)논쟁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분열과 충돌을 몰고 왔고, 이 때문에 우리가 치러야 했던 유·무형의 비용은 너무나 컸다.

新 3각 지배구조

새해에는 문제해결 능력을 강화하고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를 포괄하는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정치의 계절마다 되풀이되는 사회갈등에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사회통합을 위해 우리 사회의 건강한 뿌리인 중산층을 복원하려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 경제·사회를 위한 제3의 길로 ‘건강한 시장경제’와 ‘따뜻한 사회안전망’의 균형발전이라는 대안을 제시한다.

이에 대한 논의에 앞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네 가지 변화를 살펴보자.

첫째, 우리는 선진국형 사회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사회자본의 축적 단계에 와 있다. 돌이켜보면 1960, 70년대에는 물적 자본화의 성공으로 가난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어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에 걸쳐 인적 자본화에 성공하면서 중진국, 선발 개도국 단계에 올라섰다. 그러나 1990년대에 접어들어 충분한 준비 없이 추진한 개방체제에 적응하지 못해 사회 자본화의 요건인 투명성과 신뢰 기반을 갖추는 데 실패했다. 그 결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고 외환위기를 맞았다.



1998년 이후 ‘국민의 정부’를 거쳐 2003년 ‘참여정부’로 넘어오면서 우리는 관치금융과 정경유착의 고리를 거의 끊고 정치·경제·사회 전 분야에 걸쳐 고루 투명성이 높아지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변화가 급격한 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일례로 개발경제의 업보라고 할 수 있는 부적절한 과거를 치유하는 방법을 놓고 갈등이 빚어졌고, 때론 충돌했다. 이 때문에 사회자본의 다른 한 축인 신뢰 기반이 단기적으로나마 크게 흔들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두 번째 큰 변화는 권위에 기대기보다 시장과 가까워지려는 ‘다중참여형’ 의사결정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사회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 구심력에 의한 보스 중심체제에서 개체와 분권이 중시되는 원심력 위주로 옮겨가고 있다. 또한 사회 전체의 의사결정 주체가 바뀌고 있다. 박정희 시대 이래 우리 사회를 관리해오던 정치권-관료-재벌 3각 사회지배구조가 무너지고, 시장과 정부를 축으로 하되 이들의 불완전성을 보완하는 시민사회가 또 하나의 축을 형성하는 ‘신(新) 3각 지배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시장과 정부의 수평적 지배구조로 나아가야 할 시대적 요구에 따라 시민사회의 등장과 개입으로 신 삼각형의 전환기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준거집단일 뿐 구체적인 책임의 주체가 될 수는 없다. 책임을 져야 할 정부도 최근 권위의 실종 현상으로 사회 갈등 조정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과도기적 현상이다.

자신감 상실, 당신만의 문제는 아니다

세 번째 변화는 한국인 특유의 역동성이 퇴조하고 각 부문에 걸쳐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 경제주체는 위험을 회피하려는 태도를 보이게 마련이다. 우리의 경우 과거 압축 성장을 추구하던 개발연대에는 경제주체의 위험회피(risk hedge) 비용을 정부나 사회가 부담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가 개방형 시장경제 체제로 이행하면서 이 비용은 전적으로 각 경제주체가 질 수밖에 없게 됐다. 각 경제주체가 이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사회 전반이 자신감을 상실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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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구 열린우리당 의원, 전 산업자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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