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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단골’ 세브란스병원의 비밀

“‘범털 처리’ 전문? 우리는 환자 중심의 병원일 뿐”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거물 단골’ 세브란스병원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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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장, 안과질환 전문 의료진 막강
  • 진단서, 서울대병원은 까칠? 세브란스는 매끈?
  • “진단서에 없는 병 만들어낼 수는 없다, 하지만…”
  • 박근혜 전 대표 입원은 하나님의 은총?
  • 특실A 하룻밤 175만원…최첨단 회의공간도 갖춰
  • 특실병동은 병원장실에서 직접 관리…프라이버시 보호 철저
‘거물 단골’ 세브란스병원의 비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안상태 전 나라종금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김운용 전 IOC위원, 로비스트 최규선…. 이들의 공통점이 있다. 지난 2년 동안 보석 또는 형집행정지를 받고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던, 또는 현재 입원 중인 거물급 정재계 인사들이다. 같은 기간 다른 종합병원을 찾은 거물급 인사는 권노갑(삼성제일병원), 임동원(서울대병원) 정도다.

12월 중순, 기자가 세브란스병원을 찾던 날도 휠체어를 탄 김우중 전 회장과 마주칠 수 있었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형집행정지 기간이 끝나 교도소에서 통원치료 중이라고 했다. 왜 구속된 거물급 인사들은 아프면 너나없이 세브란스를 찾는 것일까.

세브란스병원 의사와 직원 등 병원 관계자들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왜 ‘범털’들이 세브란스를 찾느냐”고 물었다. 대부분 “우리 병원이 좋아서 찾는 걸 뭐라고 하겠냐”는 반응이었다. 한 직원은 “심지어 ‘범털 처리 전문병원’이라는 말까지 있는데, 억울한 측면이 있다. 그런 분들 외에도 우리 병원을 찾는 사회 저명인사는 많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김대중 전 대통령도 있지 않냐”며 답답해했다.

줄잇는 거물들

“박근혜 전 대표가 테러를 당한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사고를 당한 후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한 것은 우리로선 ‘하나님의 은총’이란 말이 나올 정도의 행운이었다. 사고 장소가 신촌로터리였기에 가까운 우리 병원으로 온 것인데, 덕분에 100억원 이상의 광고효과를 봤다고 추정한다. 뉴스 시간마다 새로 지은 병원이 비춰졌고, 박 전 대표의 치료과정을 전하면서 우리의 뛰어난 의술을 확인시켜준 덕분이다.”



그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사고 이전에는 다른 병원을 다녔지만, 세브란스병원의 얼굴 상처 치료 결과에 만족한 나머지 손 관절 치료까지 이 병원에서 받고 있다는 것. 2006년 지방선거 때 유권자들과 악수를 너무 많이 해서 생긴 부상이다.

연세대 의대 박형우 교수는 거물급 인사들이 세브란스를 찾는 이유를 오랜 역사에서 맺어진 인맥과 이들의 주요 질병인 심장 및 안과질환 등에 우수한 의료진이 포진한 데에서 찾았다.

“세브란스가 명성을 얻게 된 요인의 하나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박정희 정권 당시 납치를 당하는 등 죽음 직전까지 간 경험이 있다. 그러니 국립병원인 서울대병원에 가는 것을 꺼렸을 것이다. 집도 신촌과 가까운 동교동인데다, 장인이 연세대 의대 출신이어서 일찍부터 이곳을 이용했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에 오래 근무한 국내 최고 권위의 당뇨병 전문의 허갑범 박사가 DJ의 주치의였다. 1997년 대선 때 DJ의 건강 문제가 쟁점이 됐는데, 어느 병원에서도 선뜻 건강진단서를 끊어주려 하지 않을 때 진단서를 발부해 그의 건강이상설을 잠재운 사람도 허 박사다.”

박지원 전 실장과 정대철 전 대표도 DJ와의 인연으로 이 병원을 찾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실장은 구속되기 훨씬 전부터 이곳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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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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