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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분석

“모스크바는 한국이 주도하는 남북통일 희망”

러시아의 한반도 정책이 바뀌고 있다!

  • 윤성학 CIS컨설팅 대표 yoonskh@chol.com

“모스크바는 한국이 주도하는 남북통일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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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 개발 파트너로 한국이 가장 적합”
  • 김정일 체제보단 ‘통일한국’이 더 낫다?
  • 연해주-북한 간 에너지 연결이 최대 관심사
  • 북한도 친러 행보 본격화…“北, ‘중국 의존’에서 벗어날 기회”
  • 북한 핵실험 후 연해주에서 사재기 현상
“모스크바는 한국이 주도하는 남북통일 희망”
북한 핵실험 이후 러시아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2006년 10월10일 북한 핵실험이 보도된 직후 러시아는 배후 조종 의혹 속에 중국을 대체할 강력한 후견인으로 떠올랐다. 북한은 핵실험 20분 전 중국에 구두로 통고한 반면, 러시아에는 두 시간 전에 외교문서로 핵실험 사실을 고지했다. 북한의 지하 핵실험에 러시아 기술이 사용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물론 러시아는 이를 강력하게 부인했으며, 북한 핵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공감했다.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은 10월14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으며 추가 핵실험을 우려한다”는 뜻을 전했다. 북한과 국경을 마주한 러시아 극동지역 주민들은 핵실험 발표 이후 방사능 측정기를 사재기했으며 연해주 대학생들은 방사능 누출 가능성을 우려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러시아는 북한 핵실험이 일본 등 다른 동북아 국가 사이의 군비경쟁을 촉발하거나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 세계 2위 핵 보유국인 러시아는 핵 비확산체제가 러시아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본다. 북한, 이란 등이 핵 보유국으로 등장하면 러시아에 대한 핵 폐기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1월11일 독일과 노르웨이의 외무장관들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핵 비확산체제가 와해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하며 “미국과 러시아 등 핵무기 보유국들은 전략핵무기 폐기를 위한 추가협상을 선언해야 한다”고 러시아와 미국을 압박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러시아는 북한에 대한 무력제재에 동북아 어느 국가보다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푸틴 대통령은 10월25일 러시아 전역에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대북 압박정책이 북한을 자극해 오히려 사태 해결에 장애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을 용납할 수는 없지만 협상자들은 상황이 막다른 길로 치닫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과 ‘피해의식’ 공유

핵실험 직후 북한의 가장 강력한 우방이던 중국조차 등을 돌린 상황에서 러시아는 대북 지원을 중단하지 않았다. 10월13일 러시아는 남포항에서 대북 식량 전달식을 개최했으며 철도 연결사업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10월10일 이바노프 부총리 겸 국방장관은 북한이 사실상 아홉 번째 핵 보유국이 됐다고 인정했다.

러시아가 이처럼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적대적인 배경에는 북한과 유사한 피해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1950년대 소련은 미국의 핵 압박으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 모스크바가 땅 밑을 100m나 파서 지하철을 만든 것은 미국의 핵 공격에 대한 공포심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케 한다. 북한은 과거 조·소 방위조약에 따른 소련의 핵우산 아래에서 정치적 안정을 유지했다.

러시아는 ‘1990년 이후 미국의 단일 패권 지배가 시작되자 북한은 극도의 불안감을 갖게 됐고 이것이 핵 개발로 이어졌다’고 이해한다. 부시 미 행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켰고 결국 북한이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를 이탈해 핵실험에 이르도록 몰아 갔다는 분석이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동방학연구소의 보론초프 한국학 과장은 “오랫동안 곪아 있던 북핵 문제를 새롭고 효과적인 약이 아니라 강도만 높인 오래된 약으로 치료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이 같은 태도에는 그간 중국에 비해 위축됐던 대(對)한반도 영향력을 되찾기 위한 목적도 숨어 있다.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은 북한을 대신해 6자회담 재개 의지를 중국과 한국에 전달했다. 또한 이바노프 부총리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데 동의하면 안보리 제재 결의안은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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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학 CIS컨설팅 대표 yoonsk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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