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단독 인터뷰

‘민주세력 통합’ 깃발 든 전 의원 추미애

“전국정당 염원 짓밟은 노 대통령이 통합 반대할 자격 있나”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민주세력 통합’ 깃발 든 전 의원 추미애

2/7
미국이 북핵 문제를 잠재적인 도전자인 중국을 견제하는 하위전략의 수단으로만 간주한 것이 사태의 근본 원인입니다. 그간 미국의 태도를 보면 (북한이) 미사일 쏠 때 미국 안보에 위협을 주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서지 않았어요. 북한 핵실험 이후 미국 내에서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그동안 한 게 뭐냐’고 비판론이 일고 북미 양자회담에 나서라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죠. 아무런 전략도 없이 시간만 보내다 결국 북한의 핵실험 사태를 초래했다는 거죠. 하지만 여전히 핵시설 동결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걸 보면 근본적인 방침이 달라진 것 같지는 않아요.”

▼ 북한 핵실험 이후 햇볕정책의 유용성 논란이 일고 정책 담당자들이나 지지자들이 곤경에 빠졌는데요. 햇볕정책을 재평가한다면.

“미국에 있을 때 참 답답했던 것이, 미국의 논리를 무비판적으로 전하기에 급급한 행태였어요. 우리의 국익과 충돌하는지를 따져보지도 않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국의 급소를 보지 못한 채 우리의 의견을 전하는 데만 급급했고요. 햇볕정책은 우리만 잘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미국과 공통분모를 찾고 이해 폭을 넓혔어야 합니다. 양쪽 다 일방통행이었어요. 북핵사태 초기엔 우리 국민이 햇볕정책을 폈음에도 핵개발을 막지 못한 데 대해 대단히 실망하고 정책 자체에 대한 회의를 표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초기의 분노와 회의에서 벗어나 균형 잡힌 판단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햇볕정책은 평화공존정책이고 포용정책입니다. 그걸 안 한다면 봉쇄정책밖에 없잖아요.”

▼ 북핵실험 이후 그런 목소리가 높아졌죠. 봉쇄와 압박만이 해결책이라는.

“미국이 한국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로 북핵 문제가 해결되면 좋겠지만 북한의 미사일 구상무역 등을 막을 국제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봉쇄엔 한계가 있어요. 또 해상충돌 등으로 남북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자칫 전쟁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화가 나는 일이긴 하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야죠.”



이라크 파병과 북핵 연계는 실책

예상한 바지만, 그는 햇볕정책의 기조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에 어떤 차이가 있냐고 묻자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외교역량의 차이라고 봅니다. 첫째, 우리의 국익을 관철하는 해법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어요. 둘째,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냈어야 하는데 그 점에서도 미흡했습니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에 따른 상호 신뢰 확보인데, 정권 초기부터 대북송금 특검 등으로 불신을 자초했어요. 셋째, 대북지원을 일방적인 퍼주기라고 과장하는 보수세력의 공세에 원칙 없이 대응했다는 점입니다. 중심을 잡고 확고히 대응하는 게 중요한데 고비마다 흔들린 게 아쉽죠.”

▼ 노무현 정부가 이라크 파병이나 용산기지 이전,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을 북핵과 연계한 것이 큰 실책이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2004년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이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라크 파병은 부시 행정부가 선(先) 안전보장, 후(後) 핵폐기 방식인 우크라이나 모델을 약속해 이뤄진 것인데, 나중에 미국이 선 핵폐기 방식인 리비아 모델을 들고 나옴으로써 한국 정부를 속였다’는 취지로 말했어요. 문정인씨가 며칠 뒤 (인터뷰 내용을) 부인하긴 했지만, 정황으로 보건대 이라크 파병과 북핵 문제를 연계한 것은 사실인 듯싶습니다.

제 생각엔 연계 시도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라 미국의 급소를 잘못 본 게 문제예요. 미국은 1차 6자회담 때부터 CVID(완전한 핵 폐기)를 주장했거든요. 부시도 APEC 회담에서 노 대통령에게 같은 얘기를 했어요. 완전한 핵 폐기가 이뤄지려면 모호성이 없어야죠. 그런데 북한은, 구소련의 핵무기를 물려받아 그 실태가 공개된 우크라이나와는 사정이 달라요. 농축우라늄이 있네 없네 하면서 계속 모호성 전략을 구사하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우크라이나 방식을 적용하기는 어려운데, 우리가 섣불리 그걸 기대했다면 잘못 짚은 거죠. 용산기지 이전이나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북핵과 연계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개연성은 있다고 봐요. 외교전략의 하나로. 다만 엉뚱한 판단으로 연계하니 미국으로부터 (북핵 문제를)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원칙 차원의 추상적 답변을 받은 것말고는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거죠.”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북핵 해법은 무엇일까.

“미국에 있을 때 CSIS(국제전략문제연구소)와 헤리티지재단 토론회에서 제가 생각한 해법을 발표한 적이 있어요. 두 가지 원칙입니다. 첫째, 핵무기 폐기는 안전보장으로 풀어야 한다. 둘째, 핵 이용권 포기는 에너지 보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겁니다. 핵의 용도는 두 가지예요. 핵무기와 평화적 이용이죠. 핵의 평화적 이용은 NPT(핵확산금지조약)에서도 인정하는 주권국의 권리입니다. 즉 에너지 보상은 핵무기 포기가 아닌, 평화적 핵 이용권 포기에 대한 대가라는 거죠.

2/7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목록 닫기

‘민주세력 통합’ 깃발 든 전 의원 추미애

댓글 창 닫기

2020/0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