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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분석 학자의 ‘평양 大사기극’ 고발

“무늬만 핵무기 ‘더티 밤 (Dirty Bomb)’ 으로 쇼를 하고 있다”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북핵 분석 학자의 ‘평양 大사기극’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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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핵실험 여부를 추정하려면 두 번째로 반감기가 긴(5.25일) 133을 주 수집대상으로 삼고, 이어 세 번째로 긴(2.19일) 133M을 그 다음 수집대상으로 삼는다. 그런데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한 날 한국은 제논 탐지장비와 크립톤 탐지장비를 갖고 있지 않았다.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발표한 후 스웨덴 회사가 제논 탐지장비를 한국에 무상으로 빌려주겠다고 제의했다.

10월13일 황급히 이 장비를 도입해 한반도 상공의 제논 133 농도를 측정하니, 0.9~6.8의 수치가 나왔다. 자연상태에서 제논은 없다고 해도 정밀하게 측정해보면 0.5 정도가 발견된다. 그런데 한국은 과거 이 장비가 없었기에 한반도의 제논 농도가 얼마인지 알지 못했다. 따라서 이때 나온 수치가 과거보다 높은지 낮은지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제논 133의 세계 평균 농도가 0.5라고 하니, 한반도도 0.5일 것이라고 추정해 북한의 핵실험 실시 발표 후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제논 133의 반감기가 훨씬 지난 후에도 계속 측정해보니, 한반도의 제논 농도가 세계 평균치와 비슷한 0.5 정도로 떨어졌다. 그 무렵 미국은 특수 정찰기 WC-135를 북한 근처에 띄워 제논을 포집했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이러한 사실들이 확인되자 비로소 과학기술부는 10월25일 “국내에서 모은 대기 중에 제논이 검출됐다”며 북한이 핵반응이 일어나는 실험을 했다는 것을 간접 인정했다. 그와 함께 과기부는 제논과 크립톤 검출 장비 도입을 서둘러 오는 6월 크립톤 수집 장비를, 8월에 제논 수집 장비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

플루토늄탄은 반드시 실험해야



제논 포집과 함께 핵실험 유무를 확인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지진파 탐지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해 10월9일 함북 길주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로 3.6, 실체파 규모로 3.9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의 기술은 폭발에 의한 인공 지진과 자연적인 지진을 구분하는데, 이날의 지진은 폭발에 의한 인공지진이었다는 것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판단이다.

지난 1월20일 저녁 강원 평창 오대산 지역에서 실체파 규모 4.8의 자연 지진이 발생했다. 서울의 고층 아파트에 살던 사람 가운데 일부는 이 지진으로 인한 진동을 느꼈지만 상당수는 느끼지 못했다. 평창 지역에서는 전등이 떨어진 곳이 있었으나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북한 핵실험에 의한 지진은 이 지진보다 약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측은 북한 핵실험에서 나온 에너지는 오대산 지진 에너지의 30분의 1 정도라고 설명했다.

폭발에 의한 인공지진의 규모는 폭발물의 종류와 지질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어느 정도의 일치성은 보인다. 지질학자들은 TNT 1킬로t을 터뜨릴 때 실체파 규모 4.0~4.5의 지진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3.9 규모의 지진을 일으키려면 800~900t의 TNT를 터뜨려야 한다고 본다.

북한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파의 규모를 토대로 역산해보면 길주 지역에서 터진 폭발물의 규모는 TNT 1킬로t 이하인 것이 된다. 핵실험을 하기 전 북한은 중국측에 4킬로t을 터뜨리겠다고 했는데 그 4분의 1도 안 되는 폭발만 있었던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제논 검출로 봐선 길주 지역에서 핵반응에 의한 폭발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는 듯한데 왜 북한 핵실험의 위력은 이렇게 약했던 것일까.

그날 북한이 터뜨린 것은 플루토늄으로 만든 핵폭탄이었다. 플루토늄과 같은 핵물질은 일정한 질량을 갖춰야 핵반응을 일으킨다. 핵반응을 일으키는 일정한 무게를 ‘임계(臨界)질량’이라고 한다. 임계질량보다 적은 양의 플루토늄은 핵반응을 일으키지 못한다.

플루토늄탄은 폭발을 목적으로 하므로 임계질량 이상의 플루토늄을 모아놓은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임계질량 이상을 모아놓으면 바로 핵반응을 일으키므로, 이 폭탄을 만들던 이들이 죽게 된다. 따라서 만들 때는 핵반응을 일으키지 않고 사용할 때만 일으키게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플루토늄을 여러 개로 쪼개놓았다가 사용할 때 합친다.

원폭에는 우라늄탄과 플루토늄탄이 있다. 우라늄탄을 만들 때 어려운 것은 고농축 우라늄을 얻는 것이다. 고농축 우라늄만 얻으면 우라늄탄은 실험을 해보지 않고도 만들 수 있다. 플루토늄탄의 원료인 플루토늄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통해 얻는데 이 작업은 고농축 우라늄을 얻는 것보다 시간이 적게 걸린다. 그러나 플루토늄탄은 ‘피시식…’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에 실험을 해봐야 한다.

원폭 제조는 국가적인 비밀 사안이기에 핵보유국이 어떻게 핵무기를 만들었는지는 알기 힘들다. 그러나 일부 핵무기에 대한 정보는 공개돼 있다. 플루토늄탄 폭발 가운데 유명한 것이 1945년 7월16일 미국 뉴멕시코주 앨러머고도에서 있었던 인류 최초의 핵실험과 1945년 8월9일 일본 나가사키에 실전용으로 터뜨린 것이다.

두 폭발은 세계적 주목을 받았기에 여기에 사용된 플루토늄탄의 비밀은 어느 정도 공개돼 있다. 여러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플루토늄을 32조각으로 나눠놓았다가 폭발 직전 합치는 방법으로 택했다고 한다. 임계질량 이하 상태를 만들기 위해 32개의 방에 쪼개 넣은 플루토늄 조각을 일시에 나오게 하려면 강력한 압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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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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