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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X파일 & 히든카드

최태민 수사기록 / 전두환의 도움 / 재산 변동 / DJ 연대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박근혜 X파일 & 히든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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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은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수괴미수죄로 육군계엄고등군법회의에서 사형판결을 받은 뒤 1980년 5월24일 서울구치소에서 교수형됐다. 재판과정에서 김재규 변호인은 ‘항소이유서’와 ‘항소이유 보충서’를 군법회의 측에 제출했는데, 이 두 서류에 992자(字) 분량으로 최태민 관련 내용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김재규 측은 10·26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거의 하나로 최태민을 거론했다.

김재규 변호인 항소이유서의 최태민 관련 전문은 다음과 같다(원문은 한 문장으로 이어져 있으나 읽기에 편하도록 내용별로 행갈이를 했다).

“피고인(김재규)은 1975년 5월 구국여성봉사단 총재로 있는 최태민이라는 자가 사이비 목사이며 자칭 태자마마라고 하고 사기횡령 등의 비위사실이 있는데다 여자들과의 추문도 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런 일을 아무도 문제 삼는 사람이 없어서 대통령에게 보고하였더니 박 대통령은 ‘정보부에서 그런 것까지 하냐?’ 하면서 반문하길래 피고인으로서는 처음에 대통령의 태도를 보고 놀랐으며,

대통령은 큰딸인 박근혜에게 그 사실을 알렸으나 근혜가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여 대통령이 직접 조사하겠다고 하였는데,



그 조사 후에 최태민이란 자를 총재직에서 물러나게는 했으나 그후 알고보니 근혜가 총재가 되고 그 배후에서 여전히 최태민이 여성봉사단을 조종하면서 이권개입을 하는 등 부당한 짓을 하는데도,

박 대통령은 김 피고인의 ‘큰 영애도 구국여성봉사단에서 손떼는 게 좋습니다. 회계장부도 똑똑히 하게 해야 합니다’란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일도 있어서,

대통령 주변의 비위에 대하여 아무도 문제 삼지 못하고 또 대통령 자신 그에 대한 판단을 그르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박정희가 친국(親鞫)”

이어 김재규 변호인은 ‘항소이유 보충서’에서 다시 다음과 같이 최태민을 언급했다.

“1. 구국여성봉사단과 관련된 큰 영애의 문제

구국여성봉사단이라는 단체는 총재에 최태민, 명예총재에 박근혜양이었는 바, 이 단체가 얼마나 많은 부정을 저질러왔고 따라서 국민, 특히 여성단체들의 원성의 대상이 되어왔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아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영애가 관여하고 있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아무도 문제 삼는 사람이 없었고 심지어 민정수석 박승규 비서관조차 말도 못 꺼내고 중정부장인 본인에게 호소할 정도였습니다.

본인은 백광현 당시 안정국장을 시켜 상세한 조사를 하게 한 뒤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하였던 것이나 박 대통령은 근혜양의 말과 다른 이 보고를 믿지 않고 직접 친국까지 시행하였고, 그 결과 최태민의 부정행위를 정확하게 파악하였으면서도 근혜양을 그 단체에서 손떼게 하기는커녕 오히려 근혜양을 총재로 하고, 최태민을 명예총재로 올려놓아 결과적으로 개악을 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최태민 관련 기록은 여기까지가 전부다. 항소이유서에도 최태민에 대한 인적사항 등 기본 정보가 언급돼 있지 않다. 또한 김재규가 주장하는 최태민의 부정행위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없다. 기타 최태민에 대한 과거 기사나 저서 내용은 수사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박정희 정권 시절 정부 관계자 인터뷰이거나 출처불명의 주장 등이 대부분이어서 신빙성이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신동아’는 중앙정보부가 작성해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최태민 관련 수사보고서인 ‘崔太敏 關聯 資料’(사진)를 최근 모처에서 입수했다. 이 보고서는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최태민의 출생, 성장배경, 경력, 박근혜를 만나게 된 과정, 구국여성봉사단 창설 이후의 부정행위 의혹, 여성 추문 등을 A4지 16장 분량으로 상세히 담고 있었다.

보고서의 ‘1. 신원사항’에 따르면 최태민은 1912년 5월5일생(1979년 당시 67세)이며 원적은 황해도 봉산군 사리원읍 서동34번지, 본적은 경남 양산군 웅상면 삼호리 532번지, 주소는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89-25번지로 돼있다.

보고서가 소개하는 최태민의 특이사항은 그가 7개의 이름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그의 이름은 최도원(崔道源)에서 이후 최상훈, 최봉수, 최퇴운, 공해남, 방민, 최태민으로 변천했으며 호적 이름의 개명도 최소 1번 이상이었다. 다음은 보고서 관련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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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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