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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의 ‘창의 서울’ 실험 1년

1만6000개 ‘행복 과제’에 도전하는 스타 공무원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서울시청의 ‘창의 서울’ 실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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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청의 ‘창의 서울’ 실험 1년

아이디어 발표를 듣고 있는 서울시청 시장단.

지난 1년 동안 이런 식으로 접수된 아이디어는 3만4000건, 매월 30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쏟아진 셈이다. 공무원들이 이렇듯 기를 쓰고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이유는 이렇게 해야 인사고과를 좋게 받기 때문이다. 아울러 부상도 주어진다.

예전엔 공무원의 실적을 평가할 때, 근무성적이나 경력을 보는 것이 전부였다. 근무성적은 상사에 따라 평가가 좌지우지되고, 경력은 그야말로 얼마나 오래 근무하느냐에 따라 점수를 받게 돼 있다. 그동안 시청 공무원은 조직에 얼마나 잘 순응하는지만 평가받았던 것이다. 사실상 개인이 ‘스타’가 될 수 있는 길은 막혀 있었다.

이 같은 문제점을 들여다본 오 시장은 전혀 다른 실적 평가 기준을 끼워 넣었다.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고,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시스템을 개발한 것.

등급별 인센티브는 이렇다. 자신이 낸 아이디어가 5등급 판정을 받을 경우 10점의 복지 포인트를 받는다. 4등급은 30점, 3등급은 100점, 2등급은 200점. 10점을 받을 때마다 1만원의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다. 200점이면 20만원 상당이다. 그렇다면 1등급은 몇 점을 받을까.

1등급은 복지 포인트를 받지 않는다. 대신 승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창의상’에 노미네이트된다. 1등급 아이디어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단의 심사를 거쳐 ‘창의상’ 후보로 올라간다.



승진의 기회이자, 현금도 받는 것이라면 한번 도전해볼 만하겠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남의 것을 베껴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우길 수도 있다는 것. 세상에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가 있는가. 꽉 막힌 승진 길이 뚫린다는 데 무슨 수를 써서라도 좋은 아이디어를 내야 하지 않겠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창의시정 추진본부’는 안전장치를 걸어두었다. 과거 특허 심사에 올랐거나 실용신안으로 등록된 것인지 철저하게 확인하고 걸러낸다. 동료들의 이의신청도 받아 베낀 아이디어인지 검증하도록 했다. 또 창의상 후보작으로 올라 발표할 때 사용하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만일 외부에 용역을 줘서 만들었다면 내용과 상관없이 심사에서 탈락한다.

당신의 성공은 나의 성공

또 하나 우려되는 것은 이렇듯 개인이 부각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기존의 상사들이 반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디어라는 것이 젊을 때 잘 나오는 것이지, 관리자로 오랫동안 근무하면 머리가 굳어져서 아이디어 내기가 벅차다. 만일 자신의 후배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승진한다면 그건 곧 나의 후퇴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선배들은 후배들이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수도 있다. 창의시정 전략회의와 운영본부를 총괄하는 장석명 정책기획관이 이런 우려에 대해 답변했다.

“3급 이상 실, 국, 본부장급은 부서원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낼수록 좋은 평가와 인센티브를 받는다. 이들은 주요업무추진(50%), 창의실행(30%), 창의활동(20%) 등에서 평가받는다. 기관별 창의성과를 등급화해 포상금, 글로벌 체험 연수 그리고 선진문화체험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에 우려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창의서울본부는 3가지 부문으로 나눠 일을 추진한다. 시 공무원의 창의성을 격려하는 창의시정이 있고, 서울시청이 투자하거나 출연한 기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창의성을 격려하는 창의경영이 있다. 그리고 자치구 공무원의 창의성을 격려하는 창의구정이 있다. 부문별 매월 한 차례씩 아이디어를 발표한다. 아까 태평홀에서 발표한 7명은 아이디어의 참신성 측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선정된 것이다. 이 중 최고 점수를 받는 사람에겐 최고 2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여기에 ‘천만상상 오아시스’라고 해서 시민으로부터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받는 경로가 추가된다. 관광객 1200만 유치, 맑은 서울, 하이서울 페스티벌 등 특정 테마와 관련된 아이디어나 자유로운 제안 등을 받아 정기적으로 시상식을 열고 이들을 격려하는 것이다. 천만상상 오아시스에서 좋은 아이디어로 채택된 것 중 심사를 거쳐 최종 ‘창의상’에 선정되면 최고 3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자, 여기는 다시 서울시청 본관 태평홀. 1번 선수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내비게이션 음성안내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고승효 교통운영팀장. 자신 있게 발표석으로 걸어 나오는 모습으로 봐서는 뭔가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는 것 같다.

동영상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설명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지루하지도 않다. 사진이나 동영상 편집 기술은 어디서 배웠는지 깔끔하다. 내비게이션을 단 차량이 어린이 보호구역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입니다. 안전운전 하십시오”라는 음성이 흘러나온다. 운전자는 즉시 속도를 낮추고 주위를 살피면서 운전한다. 과연, 도입하면 아이들 둔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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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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