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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아파트 시장 10년 입체분석

‘동네 아파트’에 KO패… 타워팰리스만 독야청청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주상복합아파트 시장 10년 입체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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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아크로빌의 파격

주상복합아파트 시장 10년 입체분석

화려한 마감재, 입주민 전용 헬스클럽, 자연 친화 조경 등은 이제 필수조건이다.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만 주상복합 브랜드의 ‘내일’이 보장된다.

고층이면서 프리미엄급인 주상복합 시대를 연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직전 평당 무려 1400만원대에 분양한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로 보는 게 정설이다. 1999년에 분양한 타워팰리스(평당 1100만~1300만원대)보다 비싼 것은 물론, 분양가 자율화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웬만한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보다 비싸니 얼마나 강력한 초고가 정책을 썼는지 짐작할 수 있다.

주상복합 초기에는 건물에 상업시설이 30% 이상 의무적으로 설계돼야 했으나, 대림아크로빌을 기점으로 10% 미만으로 축소됐다. 이 10%마저도 사무실 대신 오피스텔로 채우면 됐기에 일반 아파트와의 차별성은 거의 없어졌다.

이 조치는 또 당시 화려한 마감재와 자유자재 대형 평형 구성으로 인기를 끌던 고급빌라 수요층을 주상복합으로 끌어오는 기능을 톡톡히 수행했다. 이후 현재까지 10여 년새 250여 곳의 주상복합 단지가 서울에 입주했거나 건축허가를 얻은 상태다. 이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에 있다.

당시 대림산업은 대림아크로빌을 최고급으로 짓기 위해 대량의 외국산 자재를 사용했고 감리도 외국인 최고 전문가에게 맡겼다. 30도 경사로밖에 열리지 않는 여닫이 창문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고가의 강제환기 시스템은 지금의 타워팰리스 시설보다 낫다는 평을 듣는다.



건물 안에는 국내 최초로 3레인짜리 실내 수영장이 들어섰고, 식기세척기 냉장고 같은 부엌기구도 이례적으로 빌트인 시스템으로 제공됐다. 재난에 대비해 헬기 전용 승강장을 옥상에 마련한 것도 이색적인 시도였다.

무엇이 시세를 결정하나

그렇다면 요즘 시세는 어떨까. 72평형의 호가가 19억원선으로, 타워팰리스 1차 72평형(약 32억원)의 6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두 주상복합 단지의 거리는 50m가 채 되지 않으며 같은 블록에 있다. 한 단지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도곡동에는 타워팰리스말고도 타워팰리스 반경 50m 주위에 신식 주상복합 단지 여러 곳이 포진해 있다. 대림아크로빌, 아카데미스위트, 우성캐릭터빌, 현대비전 21 등등. 타워팰리스와 학군, 쇼핑단지 등 모든 것을 공유하지만, 타워팰리스 외에는 집값 상승률이 그다지 높지 않다. 아니, 높은 것은 고사하고 20, 30년 된 인근 일반 아파트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가 있다.

2005년 입주한 아카데미스위트는 타워팰리스 1차보다 2년이나 입주가 늦은 ‘신식’이지만 53평형 시세는 14억원 선으로, 타워팰리스 같은 평형에 비해 3억원 이상 싸다. 우성 캐릭터빌 또한 50평형이 12억7000만원 수준으로 평당 2500만원선이다. 특히 최근에 입주해 내부 마감시설 및 헬스클럽 등의 편의시설 수준이 높은 아카데미스위트 시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의아할 정도다.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25.7평을 보면 대림아크로빌과 아카데미스위트(각 34평형)는 7억3000만원선, 타워팰리스(35평형)는 13억원대, 일반 아파트인 도곡렉슬은 14억4500만원대다. 이렇듯 타워팰리스를 제외한 일부 주상복합은 이 지역 일반 아파트 시세의 반값에 머물기도 한다.

주상복합의 시세는 특히 각종 부동산 규제가 가해진 최근 1, 2년간 일반 아파트에 비해 횡보를 거듭했는데, 그 이유로는 주상복합 예찬론 못지않게 ‘안티’ 계층이 양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세금 탓에 1주택만 보유한다고 할 때 주상복합을 일반 아파트보다 먼저 매물로 내놓는 경우가 많았다는 말도 있다.

‘안티’ 층에서 주상복합의 문제점으로 가장 많이 거론하는 것은 통풍이다. 40층 이상은 안전 문제를 고려해 여닫이 창문이 30도 이상으로는 열리지 않게 돼 있다. 창문을 활짝 열 수가 없기 때문에 된장찌개 한 번만 끓여도 몇십분씩 ‘강제 환기’ 장치를 돌려야 하는데 이게 고역이라는 얘기다.

2009년 2월 입주예정인 서울 마포구 공덕동 롯데캐슬 프레지던트는 그래서 지상 40층짜리지만 주상복합 중에는 처음으로 미닫이문을 도입한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고층 주상복합의 한계인 ‘30도 창문’을 뛰어넘어 일반 아파트처럼 발코니를 미닫이식으로 여닫을 수 있게 한 것. 이에 따른 안전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했다는 게 롯데건설 측 주장이다. 통풍과 환기에 대한 수요자의 누적된 반감을 누그러뜨리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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