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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 동명목재 몰수 27년, 강정남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의 격정 토로

“우리가 ‘악덕기업인’이라니…‘동명인’은 진실을 알고 싶다”

  • 윤희각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신군부 동명목재 몰수 27년, 강정남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의 격정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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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목재상사 재산몰수 일지

1945 : 강석진 회장, 동명목재 설립

1968~1970 : 동명목재, 3년 연속 전국 수출 1위 달성

1979. 12.12 : 신군부 쿠데타

1980. 3.7~5.1 :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위기 맞은 동명목재, 은행권에 자구 노력



1980. 5.16 : 강 회장, 200억원가량의 자산 매각 추진

1980. 5.31 :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설치

1980. 6.18~19 : 강 회장과 강정남 사장 등 임원진 28명 보안대에 불법 구인, 강정남 사장은 이후 보안대서 2개월 독방 생활

1980. 6.26 : 동명목재 최종 부도

1980. 6.27 : 동명목재 재산 국가 환수조치 발표

1980. 7.9~10 : 강 회장 부자, 동명 재산처리 위임 각서 날인

1980. 11.13 : 전두환 대통령, 동명목재 처리 최종 결재

1984. 10.29 : 강 회장 사망

1988. 3.16 : 강 사장, 재산권 강탈 무효 청원서 제출(한 달 뒤 반려)

1997. 4.23 : 서울지법에 국가 상대 재산권 반환 청구 소송

1998. 11.18 : 1심 승소

2000. 5.18 : 서울고법 패소

2002. 8.27 : 대법원 패소

2007. 4 : 과거사위, 동명목재 재산몰수사건 진상조사 착수


부산 남구 용당동에 있던 동명목재상사는 당시 세계 최대 규모(210만㎡)의 합판 제조업체로 1960년대 우리나라 10대 기업에 포함되는 등 한국 수출을 대표하던 기업이었다. 그러나 1980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가 강 회장을 부산지역 악덕기업주로 지목하면서 곧 국보위 소속 동명목재상사처리위원회에 의해 해산됐다. 이 과정에서 강 회장과 강정남 동명산업 사장은 보안사 부산지부 지하실에 감금돼 ‘동명목재와 관련한 재산처리를 동명목재상사처리위원회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강제로 써야 했다.

당시 동명목재상사와 계열사는 부산 일대 부동산 414만㎡, 공장 건물 24만5000㎡, 은행권 주식 등을 모두 빼앗겼다. 몰수된 부동산의 가치를 1999년 공시지가로 환산하면 6000억원이 넘는다. 나머지 건물, 주식 등을 포함할 경우 빼앗긴 전체 재산은 현재 가치로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강 사장은 1997년 정부를 상대로 동명목재를 몰수한 신군부의 행위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고, 1심 재판부는 강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과 대법원에서 잇따라 패소했다. 이후 2006년 10월 강 사장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에 ‘전두환 정권에 의한 동명목재 강제해산과 사주 재산 강탈을 둘러싼 진상규명’을 요청했으며,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진실만 밝혀달라”

강정남 이사장은 요즘 부친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 ‘동명목재’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법원에 동명의 재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하는 바람에 잠시 주춤했습니다. 하지만 2006년 10월 과거사위에 동명목재 몰수 사건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청한 뒤 지난해 4월부터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요. 여기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50대 이상 성인이라면 동명목재를 기억하실 텐테….”

그의 말대로 동명목재의 위상은 대단했다. 부산에서는 동명목재상사를 ‘동명왕국’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부산 남구 용당동, 남천동, 학장동, 대저동, 범천동, 경남 창원시 내동 등 곳곳에 동명의 계열사가 있었다. 동명목재에 근무하던 임직원만 6000여 명.

“과거사위의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수용해야죠. 다만 동명목재를 둘러싼 진실이 무엇인지만 확실하게 밝혀줬으면 좋겠어요.”

과거사위는 최근 강 이사장 등 동명목재 재산 몰수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쳤다. 남은 것은 가해자 측인 보안사 관계자와 금융권, 당시의 자료 조사다. 9월까지 가해자 조사를 마쳐 이 사건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짓는다는 게 과거사위의 계획이다. 만약 강 이사장의 주장대로 동명목재 재산몰수 사건이 신군부의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면 과거사위는 국가에 ‘어떤 형태로든 사과를 하고 화해 조치를 취하라’고 권고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위의 권고가 강제력은 없으나 국가는 권고에 걸맞은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강 이사장과 당시 동명목재 임직원들은 과거사위의 결정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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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각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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