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방송국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르는 순간 쥬얼리 리더 박정아(27)의 눈에선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조명을 받아 빛난 눈물은 이름 그대로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흔해빠진 설정의 눈물도, 단순한 기쁨의 눈물도 아니었다. 동료의 탈퇴, 팀 해체설 등 힘겨운 시간을 견뎌낸 벅찬 감동의 눈물이었다. 강철이 단련을 받으며 더 단단해지듯 보석은 시련을 통해 더욱 아름다운 빛을 품는다.
여성 댄스그룹이 유행처럼 쏟아져 나온 적이 있다. 그들 대다수는 SES나 핑클에 가려 이내 사라졌다. 하지만 쥬얼리는 달랐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악을 선보이며 가요계에 꽤 깊게 뿌리를 내렸다. 특히 리더 박정아는 오락 프로그램 MC, 라디오 DJ, 솔로 활동, 연기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며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169cm의 키에 늘씬한 몸매, 서글서글한 이목구비가 남성들을 사로잡았고, 털털한 이미지와 솔직한 태도는 여성들의 호감을 샀다. 무엇보다 그는 가창력 있는 가수다.
록과 댄스 사이
아스팔트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정도로 따뜻한 봄 날씨였다. 되레 실내가 추운 모양이다. 사진촬영을 위해 겉옷을 벗고 있던 그가 “저, 추위에 되게 약해요”라며 몸을 떨었다.
“원래 추위를 타는데다, 신인시절 추운 데서 뮤직비디오를 찍은 후론 추운 게 너무 싫어요. 1월에 민소매 티셔츠 하나 입고, 쇠로 된 액세서리를 온몸에 치렁치렁 걸치고 노래하는데, 차가운 쇠가 살갗에 닿을 때마다 지릿지릿 저려올 정도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