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박사님이시죠? 선생님이 3년 전 ‘신동아’에 게이트를 소개한 글을 읽은 사람입니다.”
“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암만 봐도 사기 같은데요. 혹시 이후 그를 검증한 적이 있나 해서요.”
“있습니다만, 어떤 이유에서 그를 사기꾼으로 판단했습니까.”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여제자를 성추행하고 돈을 엄청 밝힌다는 것, 그리고 수련법은 가르치지 않고 말장난만 계속한다는데요.”
“혹시 선생님도 피해를 당하셨나요?”
“아니, 전 그렇지 않습니다만, 과연 스승으로 모셔야 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어서….”
“미련 없이 벗어나십시오. 본질과 영성의 메커니즘을 지식으로 수련한 사람입니다. 아울러 영적인 수련은 해본 적도 없고, ‘신비’를 내세워 돈을 밝히니 빨리 나오셔야 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밖에도 그를 추종하던 많은 사람으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과연 그가 도인이냐, 아니면 도인 흉내를 내는 것이냐고.
필자는 3년 전 ‘신동아’(2005년 4월호)에 붓다필드라는 수련단체의 지도자를 소개한 적이 있다. 기사 제목은 ‘장풍, 축지법, 유체이탈…대(大)도인 아니면 대(大)사기꾼?’이었고 부제는 ‘기인(奇人) 게이트와의 만남’이었다. 수련에 대한 일반인의 목마름을 해소하려는 목적으로 소개했다.
전문직, 지도층 인사 많아
그 글이 나간 뒤 주변의 여러 도반으로부터 게이트가 ‘대사기꾼’에 가깝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몇 달간 정밀하게 추적한 결과 도인의 흉내를 낸 흠많은 지도자였음을 알게 됐다. 당시 필자의 글을 읽고 붓다필드에 가입한 순수한 구도자들에게 엎드려 사죄하고, 아울러 ‘신동아’ 측에도 깊은 사과를 드린다. 나 자신의 구도 욕심으로 순수한 구도자들의 눈을 멀게 한 그 부끄러움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마는….
인간의 소외된 영혼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종교이고 또 하나는 수행이다. 어느 것을 택하더라도 목적은 안심입명(安心立命)이다. 즉 삶에 있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죽음에 있어서 명에 따른다는 것이다. 한국인은 집단 공동체 의식이 유별나게 강한 탓에 종교인이 많고 영성을 추구하는 수행도 집단적인 성격을 띤다. 사이비 종교와 수련단체가 난무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사이비 종교의 문제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므로 논외로 하고, 웰빙과 단(丹), 선(禪), 요가 열풍에 힘입어 급속히 번창하고 있는 각종 수련단체의 사이비적 행태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어느 단체가 사이비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교리, 지도자, 신도라는 3가지 구성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상식을 벗어난 면이 있다면 일단 의심하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