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준비된 경력과 뛰어난 정치적 감각

  • 김현수(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입력2008-04-12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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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2월7일 열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이 모두 쌍수를 들어 유 내정자를 환영했다.

    여야 의원들은 앞 다퉈 “이명박 내각 중 가장 잘된 인사(통합민주당 정의용 의원)” “장관 축하연 자리 같다(한나라당 고흥길 의원)” 등으로 유 내정자를 치켜세웠다. “예전부터 장관이 될 거라 예상했다”는 말도 여러 번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유 장관은 2005~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제1, 2차관을 역임했다. 통합민주당이 그의 과거 행적을 비판할 수 없는 이유다. 한나라당도 새 정부의 초대 외교장관을 대놓고 파헤칠 처지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이한 외교정책을 표방하는 두 정부에서 모두 요직을 맡게 된 유 장관을 두고 외교가에선 ‘준비된 경력’과 ‘뛰어난 정치적 감각’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유 장관은 외교부의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외무고시 7회로 1973년 외교부에 입부한 후 35년 동안 주미대사관 참사관, 미주국 심의관, 북미국장, 주미대사관 공사 등을 두루 거쳤다.



    최근 자원외교와 대(對)테러 문제로 중시되고 있는 중동지역에 대해서도 해박한 편이다. 대테러 및 아프간 문제 담당대사와 주(駐)이스라엘 대사를 거쳤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비서관을 맡는 등 청와대 경험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외교부 고위인사는 “프로필만 봐도 준비된 외교부 장관”이라고 말했다.

    대체로 평소 소신과 주장이 뚜렷하면서도 타고난 융화력으로 조직을 통솔한다는 평이다. 친화력이 있어 핵심 요직만 거쳤지만 적이 많지 않다고 한다.

    반면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 권력의 눈치를 다소 본다는 지적도 있다.

    유 장관이 외교부 제1차관 시절, 미국이 요청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자 2006년 10월 국회에서 “PSI에 부분적으로 케이스 바이 케이스(사안별)로 하려 한다”고 ‘소신발언’을 했다가 여당 의원들로부터 호된 추궁을 당했다.

    그러나 한 달 후 11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 PSI를 이행하면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있어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번 장관 인사청문회에선 다시 “PSI에 더 적극적인 참여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정치 감각이 뛰어나고 양지만 지향한다’는 일부 평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저와 생활을 같이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평가가 다르다”고 말했다.

    柳明桓

    생년월일 : 1946년 4월8일(음력)

    출생지 : 서울

    학력 : 서울고, 서울대 행정학과

    경력 : 외시 7회, 북미국장, 주이스라엘 대사, 외교부 1·2차관, 주일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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