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호

어청수 경찰청장

전 정권과 현 정권 합의하에 이뤄진 유일한 인사

  • 강혜승(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입력2008-04-12 13: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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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청수 경찰청장
    어청수 경찰청장은 신·구 정권을 아우르는 실세로 통한다. 지난 정권에서 ‘잘나갔던’ 그가 새로 출범한 정권에서도 파워의 축이 됐다.

    어 청장이 취임하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1월8일 청와대를 통해 내정 소식이 전해진 뒤 10일 경찰위원회 의결과 2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2월11일 14대 경찰청장으로 취임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의 한 간부는 “어 청장이 잡음 없이 경찰 수장이 된 것은 신구 정권 모두에 신임받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그는 ‘준비된 청장’이었다. 한나라당은 물론 통합민주당조차 “새 경찰청장과 등지고 싶지 않다”며 인사 검증에 심드렁할 정도였다.



    청와대가 먼저 어 청장을 추천했다는 설과 인수위 측에서 먼저 점찍은 어 청장을 청와대가 수용했다는 설이 있다. 분명한 사실은 어 청장의 낙점은 지난 정권과 현 정권의 합의하에 이뤄진 유일한 인사라는 점이다.

    어 청장이 지목된 데는 우선 그가 비(非)고시 출신인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하마평에 오른 청장 후보 4명 가운데 경찰간부후보생 28기 출신인 어 청장을 제외한 3명이 모두 고시 출신이었다.

    하지만 최기문-허준영-이택순으로 이어지는 역대 청장이 모두 고시 출신인 탓에 경찰 내 불만은 상당했다. 어 청장을 내세워 경찰 조직을 다독일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주로 정보업무를 맡아온 어 청장이 정권 초기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적역이었다는 분석이다.

    어 청장의 업무능력에 대한 평가도 높은 편이다. 서울 은평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청와대 치안비서관, 경남·부산·경기지방경찰청장, 경찰대학장,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누구보다 경찰조직을 잘 안다는 평이다.

    또 현장에 직접 출동해 지휘하는 ‘실무형 지장(智將)’으로 명성이 높다. 특히 2005년 부산경찰청장 재직 당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경비와 경호를 완벽히 수행해 호평을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다. 어 청장은 강남경찰서 정보과장이던 1992년, 민자당 비례대표 의원이던 이 대통령에게 정치적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종로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한 1996년에는 종로서 정보과장이었고,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에는 어 청장 역시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으로서 연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의원과도 친분이 두텁다. 2000년 은평경찰서장 때 당시 은평을 지역구의 이 의원과 알게 됐다는 것. 그래서인지 어 청장이 낙점된 배후에 이 의원이 있다는 후문이 돌기도 했다.

    실력에 운까지 따른다는 어 청장이지만 땅에 떨어진 경찰의 조직 기강과 국민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느냐 하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魚淸秀

    생년월일 : 1955년 11월25일

    출생지 : 경남 진주

    학력 : 진주고,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동국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

    경력 : 경찰청 공보담당관,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 부산경찰청장, 경기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상훈 : 근정포장, 녹조근정훈장, 대통령표창

    종교 : 천주교

    취미 : 등산

    좌우명 : 솔선수범, 선공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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